정해성 코치, 허정무호 ‘작은 장군’

입력 2010.06.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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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위기를 이어서 아르헨티나도 잡아버리자. 한국, 한국, 한국!"

축구대표팀의 정해성(52) 수석코치는 지난 13일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그리스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2-0으로 이긴 뒤 라커룸에 돌아온 태극전사들에게 2차전 상대인 아르헨티나마저 꺾자며 한국을 세 번 외쳤다.

정해성 수석코치는 허정무 감독을 보좌하는 든든한 조언자이면서 대표팀을 실질적으로 통솔하는 2인자다.

정 코치는 미니게임이나 전술훈련 때 실제 경기에 뛸 베스트 11에게 주전조 조끼를 나눠주는 것은 물론 골이 터지면 그라운드 전체에 쩌렁쩌렁 울리는 큰 소리로 `굿플레이'라며 선수들을 칭찬한다.

허정무 감독이 뒷짐을 지고 조용히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허정무 감독이 `자율'로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반면 정해성 코치는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원칙과 규율'을 강조하는 시어머니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7일 수비 주축인 조용형(제주)이 피부 발진과 통증을 수반하는 대상포진 초기 증세에도 정해성 코치는 훈련을 하지 않더라도 대표팀과 함께 하도록 올림피아코스에서 데리고 나왔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편하게 쉬도록 하라'며 선수단 버스를 타고 나온 조용형을 곧바로 숙소로 돌려보냈다.

사상 첫 16강 진출 목표의 첫 고비였던 그리스와 1차전 승리 때도 허정무 감독과 정해성 코치는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허정무 감독은 "아르헨티나와 경기는 마음껏 즐겨라.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 집중하자"라며 아르헨티나와 경기에 부담을 갖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반면 정해성 코치는 상승세를 이어가자며 1차전 승리로 들뜬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았다.

허 감독이 선수들에게 긍정의 이미지를 전파하고 자율을 존중하는 것과 달리 정해성 코치는 `군기반장' 스타일의 역할 분담으로 조화를 이룬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실업축구 제일은행과 프로팀 럭키금성에서 뛰었던 정 코치는 1989년 은퇴 후 1995년 포항제철 코치를 맡으면서 지도자로 입문했다.

1998년 올림픽 대표팀 코치로 발탁된 정 코치는 허정무 감독을 보좌해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치렀고 2001년 거스 히딩크 사단에 코치로 합류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의 4강 신화 창조에 힘을 보탰다. 똑 부러진 시원시원한 성격에 강한 승부욕, 우렁찬 목소리로 대변되는 카리스마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2003년 전남 드래곤즈 코치를 지낸 뒤 2004년부터 제주 유나이티드(전 부천 SK) 감독으로 활동하다 2007년 12월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되지 제주 지휘봉을 놓고 수석코치로 허정무 감독과 인연을 이어왔다.

한.일 월드컵 때 4강 쾌거의 감동을 재현하려고 허정무호의 2인자를 자처한 정해성 코치가 남아공 월드컵에선 태극전사들의 어떤 성적표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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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성 코치, 허정무호 ‘작은 장군’
    • 입력 2010-06-14 15:22:39
    연합뉴스
"이 분위기를 이어서 아르헨티나도 잡아버리자. 한국, 한국, 한국!" 축구대표팀의 정해성(52) 수석코치는 지난 13일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그리스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2-0으로 이긴 뒤 라커룸에 돌아온 태극전사들에게 2차전 상대인 아르헨티나마저 꺾자며 한국을 세 번 외쳤다. 정해성 수석코치는 허정무 감독을 보좌하는 든든한 조언자이면서 대표팀을 실질적으로 통솔하는 2인자다. 정 코치는 미니게임이나 전술훈련 때 실제 경기에 뛸 베스트 11에게 주전조 조끼를 나눠주는 것은 물론 골이 터지면 그라운드 전체에 쩌렁쩌렁 울리는 큰 소리로 `굿플레이'라며 선수들을 칭찬한다. 허정무 감독이 뒷짐을 지고 조용히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허정무 감독이 `자율'로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반면 정해성 코치는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원칙과 규율'을 강조하는 시어머니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난 7일 수비 주축인 조용형(제주)이 피부 발진과 통증을 수반하는 대상포진 초기 증세에도 정해성 코치는 훈련을 하지 않더라도 대표팀과 함께 하도록 올림피아코스에서 데리고 나왔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편하게 쉬도록 하라'며 선수단 버스를 타고 나온 조용형을 곧바로 숙소로 돌려보냈다. 사상 첫 16강 진출 목표의 첫 고비였던 그리스와 1차전 승리 때도 허정무 감독과 정해성 코치는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허정무 감독은 "아르헨티나와 경기는 마음껏 즐겨라. 나이지리아와 3차전에 집중하자"라며 아르헨티나와 경기에 부담을 갖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 반면 정해성 코치는 상승세를 이어가자며 1차전 승리로 들뜬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았다. 허 감독이 선수들에게 긍정의 이미지를 전파하고 자율을 존중하는 것과 달리 정해성 코치는 `군기반장' 스타일의 역할 분담으로 조화를 이룬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실업축구 제일은행과 프로팀 럭키금성에서 뛰었던 정 코치는 1989년 은퇴 후 1995년 포항제철 코치를 맡으면서 지도자로 입문했다. 1998년 올림픽 대표팀 코치로 발탁된 정 코치는 허정무 감독을 보좌해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치렀고 2001년 거스 히딩크 사단에 코치로 합류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의 4강 신화 창조에 힘을 보탰다. 똑 부러진 시원시원한 성격에 강한 승부욕, 우렁찬 목소리로 대변되는 카리스마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2003년 전남 드래곤즈 코치를 지낸 뒤 2004년부터 제주 유나이티드(전 부천 SK) 감독으로 활동하다 2007년 12월 허정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되지 제주 지휘봉을 놓고 수석코치로 허정무 감독과 인연을 이어왔다. 한.일 월드컵 때 4강 쾌거의 감동을 재현하려고 허정무호의 2인자를 자처한 정해성 코치가 남아공 월드컵에선 태극전사들의 어떤 성적표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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