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휴전 반대 이승만 실각 거론”

입력 2010.06.18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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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 전쟁이 끝나가던 57년 전 오늘, 이승만 대통령이 휴전에 반대하며 반공 포로를 석방하자, 미국은 쿠데타로 제거하려 했던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KBS가 단독으로 입수한 미 CIA 극비문서를 워싱턴 정인석 특파원이 공개합니다.

<리포트>

휴전협상 타결을 눈앞에 둔 57년전 오늘.

이승만 당시 대통령은 휴전에 반대하며 2만 5천명의 반공포로를 일방 석방하는 초강수를 둡니다.

CIA의 극비 비망록은 다음날 백악관이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아이젠하워 당시 미 대통령은 "친구가 아닌 적을 얻었다"고 분통을 터뜨리면서, "계속 이런 식이면 한국과는 영원히 끝이다, 미국은 발을 빼야 한다"는 극언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독자 군사행동까지 한다면 미군이 위험에 빠질 것이라며, 이 경우, 위험을 제거할 유일한 길은 쿠데타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쿠데타는 미국이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실행 세력을 즉각 승인하면 될 일이라며 방법론까지 거론했습니다.

<녹취>이흥환(미국 비밀문서 전문가) : "참모가 아닌 대통령이 직접 쿠데타 가능성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당시 이승만 대통령 제거를 얼마나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려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문섭니다."

그러나 회의는 현실론을 내세운 참모들의 설득으로 강력한 경고 수준에서 마무리됐습니다.

결과적으로 한미간의 이같은 갈등은 미국이 한국의 휴전 동의를 얻는 대가로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약속하는 동기가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정인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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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휴전 반대 이승만 실각 거론”
    • 입력 2010-06-18 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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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국 전쟁이 끝나가던 57년 전 오늘, 이승만 대통령이 휴전에 반대하며 반공 포로를 석방하자, 미국은 쿠데타로 제거하려 했던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KBS가 단독으로 입수한 미 CIA 극비문서를 워싱턴 정인석 특파원이 공개합니다. <리포트> 휴전협상 타결을 눈앞에 둔 57년전 오늘. 이승만 당시 대통령은 휴전에 반대하며 2만 5천명의 반공포로를 일방 석방하는 초강수를 둡니다. CIA의 극비 비망록은 다음날 백악관이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아이젠하워 당시 미 대통령은 "친구가 아닌 적을 얻었다"고 분통을 터뜨리면서, "계속 이런 식이면 한국과는 영원히 끝이다, 미국은 발을 빼야 한다"는 극언을 쏟아냈습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독자 군사행동까지 한다면 미군이 위험에 빠질 것이라며, 이 경우, 위험을 제거할 유일한 길은 쿠데타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쿠데타는 미국이 직접 하는 게 아니라, 실행 세력을 즉각 승인하면 될 일이라며 방법론까지 거론했습니다. <녹취>이흥환(미국 비밀문서 전문가) : "참모가 아닌 대통령이 직접 쿠데타 가능성을 거론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당시 이승만 대통령 제거를 얼마나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려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문섭니다." 그러나 회의는 현실론을 내세운 참모들의 설득으로 강력한 경고 수준에서 마무리됐습니다. 결과적으로 한미간의 이같은 갈등은 미국이 한국의 휴전 동의를 얻는 대가로 한미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약속하는 동기가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정인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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