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막강한 화력’ 어디갔나?

입력 2010.06.19 (09:25) 수정 2010.06.1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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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지리아 대표팀이 너무 수비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지난 18일(한국시간) 오후 남아프리카공화국 리차즈베이의 음흘라투제 스포츠 콤플렉스. 전날 그리스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그리스에 1-2로 역전패를 당했던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라르스 라예르베크(62) 감독은 회복 훈련을 끝나고 조촐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나이지리아 취재진 4명과 한국 취재진 4명만이 참석해 조촐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초반 화기애애했던 기자회견 분위기는 나이지리아 취재진이 라예르베크 감독의 경기 운영 방식에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하면서 잠시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나이지리아의 스포츠 전문지 '컴플리트 스포츠'의 한 기자가 라예르베크 감독에게 "나이지리아가 이번 월드컵에서 너무 수비적으로 대처하는 것 같다. 한국과 최종전에 전술을 바꿀 생각이 있나?"고 도전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라예르베크 감독은 잠시 표정이 굳어지면서 "전술은 항상 바뀔 수 있다. 4-4-2 전술이나 4-3-3 전술은 어떤 선수를 기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스전에서도 대표팀은 수비는 물론 경기 운영도 좋았다"고 받아쳤다.



잠시 과열되는 듯했던 분위기는 대표팀 미디어 담당자가 서둘러 기자회견을 끝내면서 마무리됐지만 나이지리아 취재진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나이지리아는 이번 월드컵 아프리카 2차 및 최종예선 12경기(9승3무)를 치르면서 20골을 넣고 5골만 내주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펼쳤다.



하지만 월드컵을 대비해 영입한 라예르베크 감독이 예전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경기 스타일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나이지리아 취재진의 생각이다.



지난 2월 끝난 2010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대표팀이 3위에 그치자 나이지리아 축구협회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샤이부 아모두 감독을 경질하고 스웨덴 대표팀 사령탑 출신의 라예르베크 감독을 영입했다.



하지만 라예르베크 감독은 대부분이 해외파인 대표팀 선수들과 훈련해볼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고, 예비명단을 발표할 때도 선수들의 경기 비디오를 토대로 뽑으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월드컵 본선에서 나이지리아는 2연패를 당하면서 16강 진출의 희망이 점점 흐릿해지자 나이지리아 취재진도 라예르베크 감독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나이지리아 취재진은 기자회견에 앞서 15분 동안만 공개된 훈련에서도 라예르베크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라예르베크 감독에게 도전적인 질문을 던졌던 컴플리트 스포츠 기자는 "나이지리아의 색깔은 공격적고 호전적인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며 훈련장을 떠났다.



한편 이날 회복훈련을 치른 나이지리아 대표팀은 19일에는 휴식을 취하고 나서 20일부터 한국과 경기에 대비한 본격적인 훈련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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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지리아, ‘막강한 화력’ 어디갔나?
    • 입력 2010-06-19 09:25:23
    • 수정2010-06-19 16:31:08
    연합뉴스
 "나이지리아 대표팀이 너무 수비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지난 18일(한국시간) 오후 남아프리카공화국 리차즈베이의 음흘라투제 스포츠 콤플렉스. 전날 그리스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그리스에 1-2로 역전패를 당했던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라르스 라예르베크(62) 감독은 회복 훈련을 끝나고 조촐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나이지리아 취재진 4명과 한국 취재진 4명만이 참석해 조촐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초반 화기애애했던 기자회견 분위기는 나이지리아 취재진이 라예르베크 감독의 경기 운영 방식에 문제점을 강하게 지적하면서 잠시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나이지리아의 스포츠 전문지 '컴플리트 스포츠'의 한 기자가 라예르베크 감독에게 "나이지리아가 이번 월드컵에서 너무 수비적으로 대처하는 것 같다. 한국과 최종전에 전술을 바꿀 생각이 있나?"고 도전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라예르베크 감독은 잠시 표정이 굳어지면서 "전술은 항상 바뀔 수 있다. 4-4-2 전술이나 4-3-3 전술은 어떤 선수를 기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스전에서도 대표팀은 수비는 물론 경기 운영도 좋았다"고 받아쳤다.

잠시 과열되는 듯했던 분위기는 대표팀 미디어 담당자가 서둘러 기자회견을 끝내면서 마무리됐지만 나이지리아 취재진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남았다.

나이지리아는 이번 월드컵 아프리카 2차 및 최종예선 12경기(9승3무)를 치르면서 20골을 넣고 5골만 내주는 화끈한 공격 축구를 펼쳤다.

하지만 월드컵을 대비해 영입한 라예르베크 감독이 예전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경기 스타일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게 나이지리아 취재진의 생각이다.

지난 2월 끝난 2010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대표팀이 3위에 그치자 나이지리아 축구협회는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샤이부 아모두 감독을 경질하고 스웨덴 대표팀 사령탑 출신의 라예르베크 감독을 영입했다.

하지만 라예르베크 감독은 대부분이 해외파인 대표팀 선수들과 훈련해볼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했고, 예비명단을 발표할 때도 선수들의 경기 비디오를 토대로 뽑으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월드컵 본선에서 나이지리아는 2연패를 당하면서 16강 진출의 희망이 점점 흐릿해지자 나이지리아 취재진도 라예르베크 감독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나이지리아 취재진은 기자회견에 앞서 15분 동안만 공개된 훈련에서도 라예르베크 감독의 용병술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라예르베크 감독에게 도전적인 질문을 던졌던 컴플리트 스포츠 기자는 "나이지리아의 색깔은 공격적고 호전적인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며 훈련장을 떠났다.

한편 이날 회복훈련을 치른 나이지리아 대표팀은 19일에는 휴식을 취하고 나서 20일부터 한국과 경기에 대비한 본격적인 훈련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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