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칸나바로 ‘이탈리아도 위기’

입력 2010.06.21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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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군림해온 '카테나치오(빗장수비)의 지휘자' 파비오 칸나바로(36.유벤투스)도 세월을 잡을 수는 없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F조 경기가 펼쳐진 20일(한국시간) 남아공 넬스프뢰이트 음봄벨라 경기장.



조 최강팀 이탈리아(FIFA랭킹 5위)와 최약체 뉴질랜드(FIFA랭킹 78위)가 맞붙어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될 것 같았던 경기는 초반 뉴질랜드가 의외의 득점에 성공하면서 흐름이 바뀌어 결국 1-1 무승부로 끝났다.



전반 7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뉴질랜드 사이먼 엘리엇이 길게 찬 프리킥을 셰인 스멜츠(골드코스트 유나이티드)가 가볍게 차넣어 선제골을 기록한 장면이 컸다.



약체 뉴질랜드로서는 세트피스에 승부를 거는 것이 당연했지만, 주장 칸나바로의 수비가 빌미를 줬다.



칸나바로는 공이 오는 위치를 잘 잡아 놓고도 이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칸나바로를 지나간 공은 스멜츠가 차기 좋은 위치로 굴러갔다.



경기를 하다 보면 실수는 언제든 나올 수 있으나 그 장본인이 칸나바로였다는 점은 이탈리아에게 큰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칸나바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다.



파올로 말디니와 알레산드로 네스타 등의 뒤를 이어 빗장 수비를 기본 전술로 삼는 이탈리아의 대표 수비수로 10년 넘게 활약해 왔다.



수비전술을 완벽히 이해하며 수비 진영 전체를 조율하는 것은 물론, 상대 공격 루트를 예측하면서 넘치는 스피드와 체력으로 작은 키를 극복하며 '철벽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2006년 이탈리아의 사상 네 번째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고, 수비수로는 10년 만에 유럽축구 '올해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새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칸나바로는 이번 월드컵에서 확실히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칸나바로는 이날 경기 후반에는 골문 오른쪽에서 뉴질랜드 공격수 크리스 우드(웨스트 브롬위치)와 몸싸움을 하다 넘어지면서 돌파를 허용,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파라과이와 1차전에서 전반 39분 선제골을 내준 장면도 아쉬웠다.



칸나바로는 이탈리아 진영 오른쪽에서 날아온 프리킥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했지만 위로 솟구치지 못했고, 결국 안톨린 알카라스(브뤼허)가 칸나바로 위로 뛰어올라 헤딩골을 뽑아냈다.



단순한 한 명의 수비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 칸나바로가 흔들리면서 이탈리아도 더욱 큰 위기에 몰릴 전망이다.



가뜩이나 이탈리아는 크리스티안 비에리나 필리포 인자기 등 결정력 있는 골잡이가 없어 공격력이 약화된데다 주전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도 심한 부상을 입어 팀이 흔들리고 있는 터다.



빗장수비의 핵심이자 아주리 군단의 심장인 칸나바로가 남은 경기에서 체력의 열세를 노련미로 극복해 내야만 이탈리아 역시 강팀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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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칸나바로 ‘이탈리아도 위기’
    • 입력 2010-06-21 01:32:33
    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군림해온 '카테나치오(빗장수비)의 지휘자' 파비오 칸나바로(36.유벤투스)도 세월을 잡을 수는 없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 F조 경기가 펼쳐진 20일(한국시간) 남아공 넬스프뢰이트 음봄벨라 경기장.

조 최강팀 이탈리아(FIFA랭킹 5위)와 최약체 뉴질랜드(FIFA랭킹 78위)가 맞붙어 일방적인 흐름으로 진행될 것 같았던 경기는 초반 뉴질랜드가 의외의 득점에 성공하면서 흐름이 바뀌어 결국 1-1 무승부로 끝났다.

전반 7분 하프라인 근처에서 뉴질랜드 사이먼 엘리엇이 길게 찬 프리킥을 셰인 스멜츠(골드코스트 유나이티드)가 가볍게 차넣어 선제골을 기록한 장면이 컸다.

약체 뉴질랜드로서는 세트피스에 승부를 거는 것이 당연했지만, 주장 칸나바로의 수비가 빌미를 줬다.

칸나바로는 공이 오는 위치를 잘 잡아 놓고도 이를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칸나바로를 지나간 공은 스멜츠가 차기 좋은 위치로 굴러갔다.

경기를 하다 보면 실수는 언제든 나올 수 있으나 그 장본인이 칸나바로였다는 점은 이탈리아에게 큰 충격일 수밖에 없었다.

칸나바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수비수다.

파올로 말디니와 알레산드로 네스타 등의 뒤를 이어 빗장 수비를 기본 전술로 삼는 이탈리아의 대표 수비수로 10년 넘게 활약해 왔다.

수비전술을 완벽히 이해하며 수비 진영 전체를 조율하는 것은 물론, 상대 공격 루트를 예측하면서 넘치는 스피드와 체력으로 작은 키를 극복하며 '철벽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2006년 이탈리아의 사상 네 번째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고, 수비수로는 10년 만에 유럽축구 '올해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새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칸나바로는 이번 월드컵에서 확실히 예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칸나바로는 이날 경기 후반에는 골문 오른쪽에서 뉴질랜드 공격수 크리스 우드(웨스트 브롬위치)와 몸싸움을 하다 넘어지면서 돌파를 허용, 위기를 자초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파라과이와 1차전에서 전반 39분 선제골을 내준 장면도 아쉬웠다.

칸나바로는 이탈리아 진영 오른쪽에서 날아온 프리킥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했지만 위로 솟구치지 못했고, 결국 안톨린 알카라스(브뤼허)가 칸나바로 위로 뛰어올라 헤딩골을 뽑아냈다.

단순한 한 명의 수비수 이상의 의미를 갖는 칸나바로가 흔들리면서 이탈리아도 더욱 큰 위기에 몰릴 전망이다.

가뜩이나 이탈리아는 크리스티안 비에리나 필리포 인자기 등 결정력 있는 골잡이가 없어 공격력이 약화된데다 주전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유벤투스)도 심한 부상을 입어 팀이 흔들리고 있는 터다.

빗장수비의 핵심이자 아주리 군단의 심장인 칸나바로가 남은 경기에서 체력의 열세를 노련미로 극복해 내야만 이탈리아 역시 강팀의 면모를 되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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