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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10 남아공월드컵
무너진 아트사커 ‘프랑스의 굴욕’
입력 2010.06.23 (08:29) 수정 2010.06.23 (08:31) 연합뉴스
최근 3차례 월드컵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한 번씩 차지하며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레블뢰 군단'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프랑스는 23일(한국시간)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예선 A조 3차전에서 남아공에 1-2로 져 탈락했다.

이로써 프랑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짐을 싸고 말았다. 최종 성적은 1무2패, 승점 1점으로 조 최하위.

1998년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을 제패하고 유로 2000까지 우승하면서 '아트사커'로 칭송받았던 실력은 온데간데없었다.

4년 전 독일 월드컵부터 이미 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이라는 걸출한 지휘자의 힘 덕에 결승까지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지단마저 은퇴해 버린 올해 결국 모래알처럼 산산이 흩어졌다.

여전히 유럽의 빅클럽에서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스타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지만 하나로 뭉치지 못해 공격도, 수비도 형편없이 무너졌다.

인종과 출신 지역의 벽을 허무는 '톨레랑스(관용)'를 바탕으로 다양한 선수들을 한 팀으로 융화시키면서 세계 최강으로 올라섰던 프랑스 대표팀의 정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트사커'는 커녕 티에리 앙리(바르셀로나)의 교묘한 핸드볼 반칙으로 겨우 본선에 진출한 프랑스는 대회 기간 내내 각종 불협화음을 노출하며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남아공에 도착했을 때부터 호화 숙소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더니, 졸전을 거듭하자 지단을 비롯한 은퇴 스타들이 대표팀과 레몽 도메네크 감독에게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팀의 내분은 '막장 드라마' 수준으로 커졌다.

스트라이커 니콜라 아넬카(첼시)는 감독에게 욕을 한 것이 드러나 대회 도중 퇴출당했고, 주장 파트리스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한 선수단은 공개된 장소에서 코칭스태프와 말다툼을 한 끝에 훈련을 거부하는 추태를 보였다.

급기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까지 나서 사태 해결을 촉구했지만, 프랑스 대표팀은 끝까지 아름답게 대회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남아공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전혀 개선되지 않은 프랑스 대표팀의 문제를 고스란히 모아 놓은 '종합선물세트'에 가까웠다.

A조 최약체로 꼽히던 팀에 두 골이나 허용한 패배도 문제였거니와, 그 과정과 뒤끝도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프랑스는 0-1로 뒤진 전반 25분 요안 귀르퀴프(보르도)가 공중볼을 다투다 상대 얼굴을 때렸다는 이유로 퇴장당하며 추격의 희망을 스스로 날려버렸다.

귀르퀴프의 퇴장에 머리를 감싸쥐며 상심한 도메네크 감독은 결국 1-2로 경기가 끝나자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레이라 감독의 악수 요청을 거절하고 경기장을 나가 버렸다.

이어 주장 에브라는 경기를 마치고 "주장으로서 어제 팬들에게 사과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는데, 도메네크 감독이 이유 없이 이를 막았다"며 끝까지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에브라는 "프랑스는 곧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주장으로서 겪었던 모든 일을 털어놓겠다"며 앞으로 벌어질 낯뜨거운 '진실 공방'까지 예고했다.

결국 본국의 팬들까지 등을 돌렸다. AFP통신은 이날 파리를 비롯해 프랑스 곳곳에 모여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이 오히려 남아공이 골을 터뜨리자 박수를 보내며 응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무너진 아트사커 ‘프랑스의 굴욕’
    • 입력 2010-06-23 08:29:55
    • 수정2010-06-23 08:31:55
    연합뉴스
최근 3차례 월드컵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한 번씩 차지하며 세계 최강으로 군림했던 '레블뢰 군단'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프랑스는 23일(한국시간) 블룸폰테인 프리스테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예선 A조 3차전에서 남아공에 1-2로 져 탈락했다.

이로써 프랑스는 이번 월드컵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짐을 싸고 말았다. 최종 성적은 1무2패, 승점 1점으로 조 최하위.

1998년 안방에서 열린 월드컵을 제패하고 유로 2000까지 우승하면서 '아트사커'로 칭송받았던 실력은 온데간데없었다.

4년 전 독일 월드컵부터 이미 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이라는 걸출한 지휘자의 힘 덕에 결승까지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으나 지단마저 은퇴해 버린 올해 결국 모래알처럼 산산이 흩어졌다.

여전히 유럽의 빅클럽에서 수백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스타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지만 하나로 뭉치지 못해 공격도, 수비도 형편없이 무너졌다.

인종과 출신 지역의 벽을 허무는 '톨레랑스(관용)'를 바탕으로 다양한 선수들을 한 팀으로 융화시키면서 세계 최강으로 올라섰던 프랑스 대표팀의 정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아트사커'는 커녕 티에리 앙리(바르셀로나)의 교묘한 핸드볼 반칙으로 겨우 본선에 진출한 프랑스는 대회 기간 내내 각종 불협화음을 노출하며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남아공에 도착했을 때부터 호화 숙소 논란으로 구설에 오르더니, 졸전을 거듭하자 지단을 비롯한 은퇴 스타들이 대표팀과 레몽 도메네크 감독에게 비난을 퍼붓기 시작했다.

감독의 지도력이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팀의 내분은 '막장 드라마' 수준으로 커졌다.

스트라이커 니콜라 아넬카(첼시)는 감독에게 욕을 한 것이 드러나 대회 도중 퇴출당했고, 주장 파트리스 에브라(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한 선수단은 공개된 장소에서 코칭스태프와 말다툼을 한 끝에 훈련을 거부하는 추태를 보였다.

급기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까지 나서 사태 해결을 촉구했지만, 프랑스 대표팀은 끝까지 아름답게 대회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남아공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전혀 개선되지 않은 프랑스 대표팀의 문제를 고스란히 모아 놓은 '종합선물세트'에 가까웠다.

A조 최약체로 꼽히던 팀에 두 골이나 허용한 패배도 문제였거니와, 그 과정과 뒤끝도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프랑스는 0-1로 뒤진 전반 25분 요안 귀르퀴프(보르도)가 공중볼을 다투다 상대 얼굴을 때렸다는 이유로 퇴장당하며 추격의 희망을 스스로 날려버렸다.

귀르퀴프의 퇴장에 머리를 감싸쥐며 상심한 도메네크 감독은 결국 1-2로 경기가 끝나자 카를루스 아우베르투 파레이라 감독의 악수 요청을 거절하고 경기장을 나가 버렸다.

이어 주장 에브라는 경기를 마치고 "주장으로서 어제 팬들에게 사과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는데, 도메네크 감독이 이유 없이 이를 막았다"며 끝까지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에브라는 "프랑스는 곧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주장으로서 겪었던 모든 일을 털어놓겠다"며 앞으로 벌어질 낯뜨거운 '진실 공방'까지 예고했다.

결국 본국의 팬들까지 등을 돌렸다. AFP통신은 이날 파리를 비롯해 프랑스 곳곳에 모여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이 오히려 남아공이 골을 터뜨리자 박수를 보내며 응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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