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아픔 안긴’ 우루과이 그때 그감독

입력 2010.06.23 (19:19) 수정 2010.06.23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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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16강 상대인 우루과이의 오스카르 타바레스(63) 감독은 한국 축구 팬들과 구면이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우루과이가 한국을 1-0으로 물리칠 당시에도 우루과이 사령탑이었다.



당시 벨기에, 이탈리아와 1~2차전에서 잇따라 패한 한국은 최종전에서 만난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점을 얻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후반 45분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분패했던 아픔이 있다.



30년 경력의 베테랑 지도자인 타바레스 감독은 말수 적고 온화한 성품에 폭넓은 연구를 통한 다양한 전술을 보여주는 학구적인 타입이다.



`교수’ 또는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조용한 카리스마가 빛난다는 평이다.



선수로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타바레스는 1980년 현지 프로리그 벨라 비스타에서 지도자 경력을 시작, 국내 프로팀과 우루과이 20세 이하 대표팀, 아르헨티나 보카 유니오르스 등을 두루 거치며 가는 팀마다 우승컵을 안겼다.



타바레스는 1989년 처음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그해 코파아메리카에서 대표팀을 브라질에 이은 준우승으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16강으로 이끌며 `명장’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이탈리아 세리아A의 AC밀란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오비에도 등 해외에서 활약한 타바레스는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우루과이를 재건해달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다시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타바레스 2기’ 초반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남아공 월드컵 남미 지역예선을 5위로 통과해 북중미 4위 코스타리카와 플레이오프에서 1승1무로 간신히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특히 남미예선 18경기에서 28골을 만들어낸 공격력에 비해 20점을 빼앗긴 수비진영이 취약점으로 거론되며 A조 조별리그 탈락 후보로 꼽히곤 했다.



`타바레스호’는 그러나 본선 무대에서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조별리그 3경기 무실점의 탄탄한 수비조직력을 자랑하며 예상을 뒤엎고 A조 1위(2승1무)로 20년 만에 당당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불과 수개월 만에 득점도 실점도 많은 `비효율 축구’에서 벗어나 막강한 공격력과 철벽 수비를 갖춘 강팀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우루과이의 이런 변신 뒤에는 물론 조별리그 3개 경기에서 모두 다른 전형을 사용한 타바레스 감독의 용병술과 전술 운용 능력이 있었다.



1차전 프랑스를 상대로는 3-5-2 전형을 썼고 2차전 상대인 남아공에게는 4-3-1-2를 응용해 주포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역할을 극대화했다.



멕시코와 3차전 역시 4-3-1-2의 변형으로 에딘손 카바니(팔레르모)를 전방 오른쪽에 배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의 결승골을 이끌어내도록 했다.



8강 고지를 꿈꾸는 한국팀과 허정무 감독이 이처럼 변화무쌍한 전술 응용을 과시하는 `공부하는 감독’ 타바레스를 어떻게 넘어설지도 오는 26일 16강전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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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년 아픔 안긴’ 우루과이 그때 그감독
    • 입력 2010-06-23 19:19:05
    • 수정2010-06-23 19:25:02
    연합뉴스
 한국의 16강 상대인 우루과이의 오스카르 타바레스(63) 감독은 한국 축구 팬들과 구면이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우루과이가 한국을 1-0으로 물리칠 당시에도 우루과이 사령탑이었다.

당시 벨기에, 이탈리아와 1~2차전에서 잇따라 패한 한국은 최종전에서 만난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점을 얻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후반 45분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분패했던 아픔이 있다.

30년 경력의 베테랑 지도자인 타바레스 감독은 말수 적고 온화한 성품에 폭넓은 연구를 통한 다양한 전술을 보여주는 학구적인 타입이다.

`교수’ 또는 `마에스트로’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조용한 카리스마가 빛난다는 평이다.

선수로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타바레스는 1980년 현지 프로리그 벨라 비스타에서 지도자 경력을 시작, 국내 프로팀과 우루과이 20세 이하 대표팀, 아르헨티나 보카 유니오르스 등을 두루 거치며 가는 팀마다 우승컵을 안겼다.

타바레스는 1989년 처음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그해 코파아메리카에서 대표팀을 브라질에 이은 준우승으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16강으로 이끌며 `명장’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이탈리아 세리아A의 AC밀란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오비에도 등 해외에서 활약한 타바레스는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우루과이를 재건해달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다시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타바레스 2기’ 초반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남아공 월드컵 남미 지역예선을 5위로 통과해 북중미 4위 코스타리카와 플레이오프에서 1승1무로 간신히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특히 남미예선 18경기에서 28골을 만들어낸 공격력에 비해 20점을 빼앗긴 수비진영이 취약점으로 거론되며 A조 조별리그 탈락 후보로 꼽히곤 했다.

`타바레스호’는 그러나 본선 무대에서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조별리그 3경기 무실점의 탄탄한 수비조직력을 자랑하며 예상을 뒤엎고 A조 1위(2승1무)로 20년 만에 당당히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불과 수개월 만에 득점도 실점도 많은 `비효율 축구’에서 벗어나 막강한 공격력과 철벽 수비를 갖춘 강팀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우루과이의 이런 변신 뒤에는 물론 조별리그 3개 경기에서 모두 다른 전형을 사용한 타바레스 감독의 용병술과 전술 운용 능력이 있었다.

1차전 프랑스를 상대로는 3-5-2 전형을 썼고 2차전 상대인 남아공에게는 4-3-1-2를 응용해 주포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역할을 극대화했다.

멕시코와 3차전 역시 4-3-1-2의 변형으로 에딘손 카바니(팔레르모)를 전방 오른쪽에 배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의 결승골을 이끌어내도록 했다.

8강 고지를 꿈꾸는 한국팀과 허정무 감독이 이처럼 변화무쌍한 전술 응용을 과시하는 `공부하는 감독’ 타바레스를 어떻게 넘어설지도 오는 26일 16강전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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