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4점에 울고 웃고…희비 엇갈려

입력 2010.06.27 (17:54) 수정 2010.06.2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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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가 끝난 가운데 같은 승점을 얻고도 16강 문턱에서 희비가 엇갈린 나라들이 많아 흥미를 끈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얻은 승점은 4점이다. 32개 본선 진출국 가운데 9개 팀이 승점 4점을 얻었다. 이는 역대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그러나 9개 나라 중 4곳은 16강에 턱걸이했고, 나머지 5곳은 아쉬움 속에 짐을 싸고 말았다.

한국을 비롯해 멕시코와 가나, 슬로바키아 등 네 곳이 이번 대회 '행운의 주인공'이 됐고, 개최국 남아공과 슬로베니아, 호주, 코트디부아르, 스위스 등이 불운에 눈물을 삼켰다.

◇'운' 따르는 게 가장 중요..첫 경기 이길수록 유리

각 조 4팀이 풀리그를 벌여 2팀만이 살아남는 조별리그에서 16강 진출의 사실상 마지노선은 승점 4점이다.

이론상으로는 2승1패로 승점 6점을 얻고도 탈락할 수 있고 세 경기 모두 비겨 승점 3점을 얻고도 통과하는 일이 가능하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실제로 32개 나라가 본선에 오르기 시작한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지금까지를 통틀어도 1998년 칠레가 3무로 16강에 진출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승점 5점과 4점 사이에서 희비가 갈렸다.

대개 승점 5점을 얻으면 안정권으로 평가할 수 있고, 4점을 얻으면 결과를 마음 졸이며 지켜봐야 한다.

1998년부터 4차례 대회에서 승점 4점을 얻은 경우는 모두 23번 나왔다.

이 중 11개 팀이 16강에 진출했고 12개 팀은 탈락했으니, 성공 확률은 거의 반반이라 볼 수 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이려면 초반에 승점을 벌어놓는 것이 유리하다.

승점 4점으로 16강에 진출한 11개 나라 중에 7개 팀이 첫 경기에 승리해 미리 승점 3점을 벌었다.

반면 첫 경기에 패배하고도 16강에 오른 팀은 2002년의 터키 한 곳뿐이다.

또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 승점 4점을 채운 8개 나라 중 16강에 진출한 경우는 3번밖에 없다. 나머지 5팀은 초반에 벌어진 승점 차를 뒤집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슬로바키아가 마지막 경기에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를 격파하면서 짜릿하게 16강에 턱걸이했고, 반대로 슬로베니아는 초반에 승점 4점을 벌어 놓고도 3차전에 잉글랜드에 통한의 패배를 당해 짐을 쌌다.

남아공과 호주, 코트디부아르는 마지막에야 승점 3점을 올렸으나 16강 문턱을 넘기엔 승전보가 너무 늦었다.

◇'행운의 팀' 멕시코..불운에 운 남아공

1998년 프랑스대회 이래로 두 번 이상 승점 4점을 기록한 팀은 한국과 멕시코, 호주, 남아공 등 4곳이다.

이 중에서 가장 행운이 따른 팀은 단연 멕시코다.

멕시코는 2006년과 2010년 연속으로 1승1무1패를 거두고도 모두 16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6년에는 확실한 강호 포르투갈이 3연승으로 1위를 거둔 가운데 앙골라와 이란 등 상대적으로 빈약한 팀들과 맞붙은 덕에 행운의 주인공이 됐고, 올해에도 '이빨 빠진 호랑이' 프랑스와 개최국 남아공이 한 조에 편성돼는 등 편성 운이 좋았다.

반대로 남아공은 두 번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그것도 모두 똑같이 승점 4점을 얻은 팀에 뒤져 탈락했으니 아픔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올해 멕시코에 골 득실에서 뒤져 탈락하며 개최국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하지 못하는 불명예를 쓴 남아공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파라과이와 승점 4점에 골 득실까지 똑같았으나 다득점에서 1골이 뒤져 탈락하며 땅을 친 기억이 있다.

한국과 호주는 2년 연속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대회에서 승점 4점으로 16강에 진출했던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는 독일에 0-4로 대패한 탓에 골 득실에서 가나에 뒤져 4점을 얻고도 짐을 쌌다.

한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초반 1승1무로 승승장구하며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스위스에 지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그리스를 완파하고 나이지리아와 팽팽한 공방 끝에 비기면서 원정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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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점 4점에 울고 웃고…희비 엇갈려
    • 입력 2010-06-27 17:54:47
    • 수정2010-06-27 17:55:36
    연합뉴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조별리그가 끝난 가운데 같은 승점을 얻고도 16강 문턱에서 희비가 엇갈린 나라들이 많아 흥미를 끈다. 이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얻은 승점은 4점이다. 32개 본선 진출국 가운데 9개 팀이 승점 4점을 얻었다. 이는 역대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그러나 9개 나라 중 4곳은 16강에 턱걸이했고, 나머지 5곳은 아쉬움 속에 짐을 싸고 말았다. 한국을 비롯해 멕시코와 가나, 슬로바키아 등 네 곳이 이번 대회 '행운의 주인공'이 됐고, 개최국 남아공과 슬로베니아, 호주, 코트디부아르, 스위스 등이 불운에 눈물을 삼켰다. ◇'운' 따르는 게 가장 중요..첫 경기 이길수록 유리 각 조 4팀이 풀리그를 벌여 2팀만이 살아남는 조별리그에서 16강 진출의 사실상 마지노선은 승점 4점이다. 이론상으로는 2승1패로 승점 6점을 얻고도 탈락할 수 있고 세 경기 모두 비겨 승점 3점을 얻고도 통과하는 일이 가능하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실제로 32개 나라가 본선에 오르기 시작한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지금까지를 통틀어도 1998년 칠레가 3무로 16강에 진출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승점 5점과 4점 사이에서 희비가 갈렸다. 대개 승점 5점을 얻으면 안정권으로 평가할 수 있고, 4점을 얻으면 결과를 마음 졸이며 지켜봐야 한다. 1998년부터 4차례 대회에서 승점 4점을 얻은 경우는 모두 23번 나왔다. 이 중 11개 팀이 16강에 진출했고 12개 팀은 탈락했으니, 성공 확률은 거의 반반이라 볼 수 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이려면 초반에 승점을 벌어놓는 것이 유리하다. 승점 4점으로 16강에 진출한 11개 나라 중에 7개 팀이 첫 경기에 승리해 미리 승점 3점을 벌었다. 반면 첫 경기에 패배하고도 16강에 오른 팀은 2002년의 터키 한 곳뿐이다. 또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 승점 4점을 채운 8개 나라 중 16강에 진출한 경우는 3번밖에 없다. 나머지 5팀은 초반에 벌어진 승점 차를 뒤집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슬로바키아가 마지막 경기에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를 격파하면서 짜릿하게 16강에 턱걸이했고, 반대로 슬로베니아는 초반에 승점 4점을 벌어 놓고도 3차전에 잉글랜드에 통한의 패배를 당해 짐을 쌌다. 남아공과 호주, 코트디부아르는 마지막에야 승점 3점을 올렸으나 16강 문턱을 넘기엔 승전보가 너무 늦었다. ◇'행운의 팀' 멕시코..불운에 운 남아공 1998년 프랑스대회 이래로 두 번 이상 승점 4점을 기록한 팀은 한국과 멕시코, 호주, 남아공 등 4곳이다. 이 중에서 가장 행운이 따른 팀은 단연 멕시코다. 멕시코는 2006년과 2010년 연속으로 1승1무1패를 거두고도 모두 16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6년에는 확실한 강호 포르투갈이 3연승으로 1위를 거둔 가운데 앙골라와 이란 등 상대적으로 빈약한 팀들과 맞붙은 덕에 행운의 주인공이 됐고, 올해에도 '이빨 빠진 호랑이' 프랑스와 개최국 남아공이 한 조에 편성돼는 등 편성 운이 좋았다. 반대로 남아공은 두 번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그것도 모두 똑같이 승점 4점을 얻은 팀에 뒤져 탈락했으니 아픔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올해 멕시코에 골 득실에서 뒤져 탈락하며 개최국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하지 못하는 불명예를 쓴 남아공은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파라과이와 승점 4점에 골 득실까지 똑같았으나 다득점에서 1골이 뒤져 탈락하며 땅을 친 기억이 있다. 한국과 호주는 2년 연속으로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대회에서 승점 4점으로 16강에 진출했던 호주는 이번 대회에서는 독일에 0-4로 대패한 탓에 골 득실에서 가나에 뒤져 4점을 얻고도 짐을 쌌다. 한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초반 1승1무로 승승장구하며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스위스에 지면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그리스를 완파하고 나이지리아와 팽팽한 공방 끝에 비기면서 원정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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