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기록 쓰는 기아, ‘총체적 난국’

입력 2010.06.2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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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호랑이(한국 대표팀 상징)가 저 멀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이라는 성공 신화를 쓴 반면 야구 호랑이는 9연패라는 달갑지 않은 신기록을 작성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공수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긴 연패에 빠졌다. 작년 한국시리즈 챔프의 위풍당당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지 오래다.

KIA는 지난 18일 SK와 경기에서 3-4로 패하면서 27일 두산(3-6)과 경기까지 9경기를 내리 졌다.

2001년 창단해 2005년 당한 최다연패(8연패) 기록을 순식간에 갈아치운 KIA는 전신 해태 시절 최다연패 기록(9연패)과도 동률을 이뤘다.

주중 3연전 상대가 선두 SK라는 점에서 연패 터널이 길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근근이 5할 승률을 유지해왔던 KIA는 최후의 보루였던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속절없이 연패 늪에 빠져들었다.

18일 SK와 경기에서 선발 투수 윤석민의 호투로 3-1 승리를 앞뒀으나 9회 구원진이 불을 지르면서 3-4로 역전패했다. 화가 치민 윤석민은 경기 후 라커를 손으로 내리쳤다가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부러지는 '자해 소동'을 일으켰다.

다승 공동선두(10승)를 달리는 왼팔 에이스 양현종을 앞세워 연패 탈출에 나섰던 지난 23일 넥센과 경기에서도 2-1로 앞서던 9회 구원 손영민이 강정호에게 광주구장 왼쪽 펜스를 까마득히 넘어가는 초대형 장외 투런포를 얻어맞고 2-3으로 역전패했다.

연패를 끊을 절호의 기회를 허공에 날리면서 KIA는 어깨에 힘이 완전히 빠졌다.

KIA가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불펜진의 위력이 떨어진 탓이다.

지난해 14승을 올리며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아킬리노 로페즈가 올해는 단 1승에 머물 정도로 저조하지만 양현종이 부쩍 성장했고 윤석민과 서재응, 로만 콜론(이상 4승)이 뒤를 받치면서 KIA는 그럭저럭 선발 싸움은 해왔다.

그러나 곽정철, 손영민, 유동훈 등 지난해 필승조로 맹활약했던 3인방의 위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경기 종반 뒤집힌 경우가 많았다.

KIA 계투진은 올해 33차례 세이브 찬스에서 13차례나 세이브를 날렸다. 이는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유동훈이 5번, 손영민이 4번, 곽정철이 3번 등 블론 세이브(세이브를 날린 것) 순위에서 KIA 투수가 1,2,4위에 올랐다는 건 현 KIA 불펜진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5회까지 앞서다 역전패한 경우가 10번이나 돼 '지키는 야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현재 KIA의 가장 큰 문제다. 삼성이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24전 전승을 거둔 것에 비춰보면 상당한 격차다.

지난해 홈런(36개)왕과 타점(127개)왕에 오른 김상현이 고질인 무릎 통증으로 부진한 가운데 타선은 '최희섭과 여러 난쟁이'로 재편되면서 응집력은 작년보다 더 약해졌다.

최희섭만 타율 0.305를 때리며 55타점을 올려 제 몫을 하고 있을 뿐 규정타석을 채운 나머지 타자 중 타율 3할을 넘는 이는 한 명도 없다.

불펜이 붕괴한 상황에서 타선이 팀 타율(0.254), 팀 홈런(51개) 꼴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4위 싸움도 버거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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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패 기록 쓰는 기아, ‘총체적 난국’
    • 입력 2010-06-28 09:16:58
    연합뉴스
축구 호랑이(한국 대표팀 상징)가 저 멀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이라는 성공 신화를 쓴 반면 야구 호랑이는 9연패라는 달갑지 않은 신기록을 작성했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공수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긴 연패에 빠졌다. 작년 한국시리즈 챔프의 위풍당당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종이 호랑이로 전락한 지 오래다. KIA는 지난 18일 SK와 경기에서 3-4로 패하면서 27일 두산(3-6)과 경기까지 9경기를 내리 졌다. 2001년 창단해 2005년 당한 최다연패(8연패) 기록을 순식간에 갈아치운 KIA는 전신 해태 시절 최다연패 기록(9연패)과도 동률을 이뤘다. 주중 3연전 상대가 선두 SK라는 점에서 연패 터널이 길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근근이 5할 승률을 유지해왔던 KIA는 최후의 보루였던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속절없이 연패 늪에 빠져들었다. 18일 SK와 경기에서 선발 투수 윤석민의 호투로 3-1 승리를 앞뒀으나 9회 구원진이 불을 지르면서 3-4로 역전패했다. 화가 치민 윤석민은 경기 후 라커를 손으로 내리쳤다가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부러지는 '자해 소동'을 일으켰다. 다승 공동선두(10승)를 달리는 왼팔 에이스 양현종을 앞세워 연패 탈출에 나섰던 지난 23일 넥센과 경기에서도 2-1로 앞서던 9회 구원 손영민이 강정호에게 광주구장 왼쪽 펜스를 까마득히 넘어가는 초대형 장외 투런포를 얻어맞고 2-3으로 역전패했다. 연패를 끊을 절호의 기회를 허공에 날리면서 KIA는 어깨에 힘이 완전히 빠졌다. KIA가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불펜진의 위력이 떨어진 탓이다. 지난해 14승을 올리며 공동 다승왕에 올랐던 아킬리노 로페즈가 올해는 단 1승에 머물 정도로 저조하지만 양현종이 부쩍 성장했고 윤석민과 서재응, 로만 콜론(이상 4승)이 뒤를 받치면서 KIA는 그럭저럭 선발 싸움은 해왔다. 그러나 곽정철, 손영민, 유동훈 등 지난해 필승조로 맹활약했던 3인방의 위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경기 종반 뒤집힌 경우가 많았다. KIA 계투진은 올해 33차례 세이브 찬스에서 13차례나 세이브를 날렸다. 이는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유동훈이 5번, 손영민이 4번, 곽정철이 3번 등 블론 세이브(세이브를 날린 것) 순위에서 KIA 투수가 1,2,4위에 올랐다는 건 현 KIA 불펜진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5회까지 앞서다 역전패한 경우가 10번이나 돼 '지키는 야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현재 KIA의 가장 큰 문제다. 삼성이 5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24전 전승을 거둔 것에 비춰보면 상당한 격차다. 지난해 홈런(36개)왕과 타점(127개)왕에 오른 김상현이 고질인 무릎 통증으로 부진한 가운데 타선은 '최희섭과 여러 난쟁이'로 재편되면서 응집력은 작년보다 더 약해졌다. 최희섭만 타율 0.305를 때리며 55타점을 올려 제 몫을 하고 있을 뿐 규정타석을 채운 나머지 타자 중 타율 3할을 넘는 이는 한 명도 없다. 불펜이 붕괴한 상황에서 타선이 팀 타율(0.254), 팀 홈런(51개) 꼴찌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 4위 싸움도 버거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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