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전 보상 판정?’ 잉글랜드-독일 희비

입력 2010.06.28 (16:04) 수정 2010.06.2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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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전에서 맞붙은 숙적 독일과 잉글랜드가 44년을 두고 반복된 `오심 악연’에 희비가 엇갈렸다.



1ㆍ2차 세계대전 정치사적으로도 감정의 골이 깊은 두 국가의 축구 경쟁이 `전쟁’ 수준으로 비화한 것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이 결정적이었다.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격돌한 잉글랜드와 당시 서독은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2-2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1분, 허스트가 찬 공이 크로스바의 아랫부분을 맞고 떨어졌는데, 골라인 안쪽에 닿았는지 판별하기 어려운 애매한 상황이 골로 인정되면서 잉글랜드의 4-2 승리에 결정적인 힘이 됐다.



44년이 흘러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비슷하면서도 정 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잉글랜드는 1-2로 독일을 매섭게 추격하던 상황에서 프랭크 램퍼드(첼시)의 중거리슛으로 동점 기회를 잡았지만, 호르헤 라리온다(우루과이) 주심은 크로스바를 맞고 독일 골문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튀어나온 공을 골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시보기 장면 상으로도 공이 분명히 골문 안쪽에 떨어졌지만 오심은 끝내 번복되지 않았고 기세가 꺾인 잉글랜드는 미드필드와 수비진에서 잇따라 허점을 드러내며 4-1로 대패하고 말았다.



잉글랜드는 당연히 오심이 경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크게 반발했다.



파비오 카펠로 대표팀 감독은 "심판들은 그게 골인지 아닌지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 골이 오심 처리되지 않았다면 경기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열을 올렸고 램퍼드도 "4만명 관중이 골이 들어간 걸 알았는데 주심과 부심만 몰랐다. 그 골로 2-2 동점이 됐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인디펜던트와 데일리 메일, 가디언 등 영국 주요 일간지들도 `주심의 오판이 경기를 망쳤다’, `잉글랜드가 패배와 오심에서 세기에 남을 역사를 썼다’, `주심의 도움으로 독일이 완승했다’고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반면 독일은 `골이 맞다’고 인정하면서 오히려 오심 때문에 완벽한 승리를 망쳤다고 여유를 보였다.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은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TV로 확인했는데 램퍼드가 찬 공이 골문 안쪽으로 들어간게 맞다. 골로 인정됐어야 옳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뢰프 감독은 또 "잉글랜드가 득점하고서 잠시 위태로웠지만 잉글랜드 수비진에서 존 테리(첼시)를 끌어낸다는 작전이 주효했다"며 "상대 수비라인이 열려 역습을 노릴 수 있다고 판단, 더 많은 골을 넣으라고 하프타임 때 주문했고 선수들도 잘 따라줬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며 `이 경기의 선수(맨 오브더 매치)’로 선정된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는 아예 "웸(44년전) 웸블리의 오심이 정당한 보상을 받았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뮐러는 또 "운이 좀 작용하긴 했지만 우리는 순간마다 기회를 잡았고 모든 것이 완벽하게 돌아갔다"며 "멋진 경기를 펼친 팀 동료 모두가 승리에 자격이 있다"며 `오심’ 없이도 승리할 수 있었다고 확신했다.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샬케04)는 "녹화된 경기 장면을 다시 보기 전까지 공이 골 안쪽으로 들어갔는지 전혀 몰랐다. 빨리 경기를 진행하려고 재빨리 공을 잡아 다시 던졌을 뿐이다"라고 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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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4년전 보상 판정?’ 잉글랜드-독일 희비
    • 입력 2010-06-28 16:04:26
    • 수정2010-06-28 16:16:46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전에서 맞붙은 숙적 독일과 잉글랜드가 44년을 두고 반복된 `오심 악연’에 희비가 엇갈렸다.

1ㆍ2차 세계대전 정치사적으로도 감정의 골이 깊은 두 국가의 축구 경쟁이 `전쟁’ 수준으로 비화한 것은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이 결정적이었다.
런던 웸블리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격돌한 잉글랜드와 당시 서독은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다.

2-2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1분, 허스트가 찬 공이 크로스바의 아랫부분을 맞고 떨어졌는데, 골라인 안쪽에 닿았는지 판별하기 어려운 애매한 상황이 골로 인정되면서 잉글랜드의 4-2 승리에 결정적인 힘이 됐다.

44년이 흘러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비슷하면서도 정 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잉글랜드는 1-2로 독일을 매섭게 추격하던 상황에서 프랭크 램퍼드(첼시)의 중거리슛으로 동점 기회를 잡았지만, 호르헤 라리온다(우루과이) 주심은 크로스바를 맞고 독일 골문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튀어나온 공을 골로 인정하지 않았다.

다시보기 장면 상으로도 공이 분명히 골문 안쪽에 떨어졌지만 오심은 끝내 번복되지 않았고 기세가 꺾인 잉글랜드는 미드필드와 수비진에서 잇따라 허점을 드러내며 4-1로 대패하고 말았다.

잉글랜드는 당연히 오심이 경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크게 반발했다.

파비오 카펠로 대표팀 감독은 "심판들은 그게 골인지 아닌지 결정할 능력이 없었다. 골이 오심 처리되지 않았다면 경기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열을 올렸고 램퍼드도 "4만명 관중이 골이 들어간 걸 알았는데 주심과 부심만 몰랐다. 그 골로 2-2 동점이 됐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인디펜던트와 데일리 메일, 가디언 등 영국 주요 일간지들도 `주심의 오판이 경기를 망쳤다’, `잉글랜드가 패배와 오심에서 세기에 남을 역사를 썼다’, `주심의 도움으로 독일이 완승했다’고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반면 독일은 `골이 맞다’고 인정하면서 오히려 오심 때문에 완벽한 승리를 망쳤다고 여유를 보였다.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은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TV로 확인했는데 램퍼드가 찬 공이 골문 안쪽으로 들어간게 맞다. 골로 인정됐어야 옳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뢰프 감독은 또 "잉글랜드가 득점하고서 잠시 위태로웠지만 잉글랜드 수비진에서 존 테리(첼시)를 끌어낸다는 작전이 주효했다"며 "상대 수비라인이 열려 역습을 노릴 수 있다고 판단, 더 많은 골을 넣으라고 하프타임 때 주문했고 선수들도 잘 따라줬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며 `이 경기의 선수(맨 오브더 매치)’로 선정된 토마스 뮐러(바이에른 뮌헨)는 아예 "웸(44년전) 웸블리의 오심이 정당한 보상을 받았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뮐러는 또 "운이 좀 작용하긴 했지만 우리는 순간마다 기회를 잡았고 모든 것이 완벽하게 돌아갔다"며 "멋진 경기를 펼친 팀 동료 모두가 승리에 자격이 있다"며 `오심’ 없이도 승리할 수 있었다고 확신했다.

독일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샬케04)는 "녹화된 경기 장면을 다시 보기 전까지 공이 골 안쪽으로 들어갔는지 전혀 몰랐다. 빨리 경기를 진행하려고 재빨리 공을 잡아 다시 던졌을 뿐이다"라고 눙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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