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평생 배당금’ 미끼로 노인 등쳤다

입력 2010.06.2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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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인들을 상대로 한 다단계 사기가 또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사망할 때까지 매달 고액의 투자 배당금을 주겠다고 속였는데, 불법 다단계 피해자만 4천 명이 넘었습니다.

부산 연결합니다.

<질문1> 노준철 기자! 노인들의 노후자금을 노렸다는데, 이번엔 어떤 수법입니까?

<답변>

네, 이번에 적발된 불법 다단계 업체는 대다수 사기와 마찬가지로, 매달 지급되는 고액의 배당금을 미끼로 던졌습니다.

사기 대상은 노인이었습니다.

다단계 업체 대표 63살 이모 씨 등 13명은 부산과 울산, 양산 지역을 돌며 환갑이 넘은 노인들을 물색했습니다.

이들은 노인들을 사무실에 불러놓고, 파격적인 투자 계획을 제안합니다.

건강식품과 주식교부권이 하나로 묶인 세트상품을 구입하면, 3백만 원씩을 사망할 때까지 꼬박꼬박 지급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언뜻 듣기에도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이 제안에, 노인 4천 3백여 명이 무려 58억 4천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취재진이 한 피해 노인을 만나봤습니다.

73살 김모 할아버지의 경우, 업체 직원들의 말에 속아 그동안 모아둔 종잣돈 8백만 원을 한꺼번에 날렸습니다.

<인터뷰> 김OO/ 피해자: "2년 후 주식 상장되면 한 달에 3백만 원씩 준다고... 그 전에는 자식들한테 말하지 마라"

김 씨는 이번에 입은 피해 사실을 자녀들에게조차 말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질문 2> 노인 상대 사기 사건, 왜 이렇게 끊이지 않는 겁니까?

<답변>

네, 대다수 노인들은 퇴직금을 비롯한 종잣돈을 모아두고 있지만 제대로 된 투자처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기 피해 노인들도 업체가 속인 '평생 배당금'을 적은 돈을 내고 많은 돈을 받는 '연금'과 같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노후가 불안한 노인들에게 솔깃한 유혹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안정적인 자금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사기 업체들이 접근한 뒤 불안한 노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렇다보니 피해 노인들이 경찰서에 다시 찾아와 자신은 피해를 본 게 아니라고 진술을 번복하는 등 구속된 업체 대표의 거짓말을 애써 믿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인터뷰> 박재범(지능팀장): "회장님 이하 사람들이 일해야 자기들 노후보장이 된다고, 잘못되면 안 된다고"

불법 다단계 업체들이 불안한 노후를 미끼로 노인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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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트워크] ‘평생 배당금’ 미끼로 노인 등쳤다
    • 입력 2010-06-28 23: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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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인들을 상대로 한 다단계 사기가 또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사망할 때까지 매달 고액의 투자 배당금을 주겠다고 속였는데, 불법 다단계 피해자만 4천 명이 넘었습니다. 부산 연결합니다. <질문1> 노준철 기자! 노인들의 노후자금을 노렸다는데, 이번엔 어떤 수법입니까? <답변> 네, 이번에 적발된 불법 다단계 업체는 대다수 사기와 마찬가지로, 매달 지급되는 고액의 배당금을 미끼로 던졌습니다. 사기 대상은 노인이었습니다. 다단계 업체 대표 63살 이모 씨 등 13명은 부산과 울산, 양산 지역을 돌며 환갑이 넘은 노인들을 물색했습니다. 이들은 노인들을 사무실에 불러놓고, 파격적인 투자 계획을 제안합니다. 건강식품과 주식교부권이 하나로 묶인 세트상품을 구입하면, 3백만 원씩을 사망할 때까지 꼬박꼬박 지급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언뜻 듣기에도 실현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이 제안에, 노인 4천 3백여 명이 무려 58억 4천만 원을 투자했습니다. 취재진이 한 피해 노인을 만나봤습니다. 73살 김모 할아버지의 경우, 업체 직원들의 말에 속아 그동안 모아둔 종잣돈 8백만 원을 한꺼번에 날렸습니다. <인터뷰> 김OO/ 피해자: "2년 후 주식 상장되면 한 달에 3백만 원씩 준다고... 그 전에는 자식들한테 말하지 마라" 김 씨는 이번에 입은 피해 사실을 자녀들에게조차 말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질문 2> 노인 상대 사기 사건, 왜 이렇게 끊이지 않는 겁니까? <답변> 네, 대다수 노인들은 퇴직금을 비롯한 종잣돈을 모아두고 있지만 제대로 된 투자처를 쉽게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기 피해 노인들도 업체가 속인 '평생 배당금'을 적은 돈을 내고 많은 돈을 받는 '연금'과 같다고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노후가 불안한 노인들에게 솔깃한 유혹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안정적인 자금이 필요한 노인들에게 사기 업체들이 접근한 뒤 불안한 노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이렇다보니 피해 노인들이 경찰서에 다시 찾아와 자신은 피해를 본 게 아니라고 진술을 번복하는 등 구속된 업체 대표의 거짓말을 애써 믿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인터뷰> 박재범(지능팀장): "회장님 이하 사람들이 일해야 자기들 노후보장이 된다고, 잘못되면 안 된다고" 불법 다단계 업체들이 불안한 노후를 미끼로 노인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부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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