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화려함 지워도 골 잔치 ‘후끈’

입력 2010.06.2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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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루스 둥가 감독의 지도 아래 화려함을 지우고 조직력을 앞세운 '실리축구'로 변신한 브라질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여전히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축구황제' 펠레가 주도한 1970년대 전성기와 24년 만에 최강자의 면모를 되찾은 1990~2000년대 모두, 브라질 대표팀은 늘 최고의 골잡이를 앞세운 화려한 축구를 펼쳤다.

화려한 개인기와 폭발적인 득점력은 브라질 특유의 흥겨운 정서와 맞물려 '삼바 축구'란 별명을 선사했다.

그러나 똑같이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올해 브라질 대표팀의 면면은 과거 영광의 얼굴들과 차이가 있다.

여전히 세계적인 클럽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포함돼 있지만 특히 공격진은 예전 대표팀보다 확실히 '이름값'에서 떨어진다는 평가다.

물론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나 호비뉴(산투스) 등은 좋은 선수들이지만 선배들만큼의 화려함을 갖추지는 못했다.

이는 당장 1994년부터 2006년까지 활약한 골잡이들을 일람해 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다.

2006년에는 비록 8강에서 탈락했지만 호나우두와 아드리아누, 호나우지뉴 등 공격 삼각편대는 그 이름만으로도 상대의 기를 죽여 놓을 만했다.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했던 2002년에는 무려 8골을 몰아친 호나우두를 필두로 '왼발 달인' 히바우두(5골)와 '외계인' 호나우지뉴(2골)가 18골 중 15골을 책임지며 융단 폭격을 펼쳤다.

결승에 올랐던 1998년에도 호나우두와 히바우두, 베베투 등 화려한 공격진이 건재했고, 우승을 차지했던 1994년에는 호마리우와 베베투 투톱이 공격을 이끌었다.

호마리우-베베투-히바우두-호나우두-호나우지뉴 등 화려한 개인기와 골 결정력을 겸비했던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떠올린다면 파비아누와 호비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파비아누는 날카로운 결정력에 비해 화려함이 떨어지고, 호비뉴는 탁월한 기교로 기대를 모았으나 여전히 '미완의 대기'란 평가를 듣는다.

실제로 공격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비중 역시 예전 스트라이커들보다 떨어진다.

브라질이 치른 4경기에서 파비아누는 3골, 호비뉴는 1골을 넣어 공격진이 전체 8골 중 절반을 책임졌다.

반면 1994년에는 호마리우, 베베투 투톱이 11골 중 8골을, 1998년 호나우두, 히바우두, 베베투는 13골 중 10골을, 2002년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지뉴는 18골 중 15골을 도맡았다.

공격진의 기여도로만 따지면 8강에서 탈락한 2006년 대표팀과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브라질을 호나우두와 아드리아누, 프레드 등이 10골 중 6골을 넣었다.

그러나 올해 브라질은 4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호나우지뉴와 아드리아누 등 화려하고 폭발력 있는 공격 옵션을 포기한 둥가 감독은 대신 더블 볼란테 시스템을 다시 정착시켜 탄탄한 수비를 기반으로 공격 전개를 도모했다.

그 결과 오히려 전체적인 공격력은 한층 강해졌다.

이번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기록한 경기당 2골은 1994년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호나우두가 8골을 터뜨리며 '최고의 공격수'로 우뚝 섰던 2002년 한일월드컵(경기당 2.57골)을 제외하면 브라질은 한 번도 경기당 2골 이상을 넣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브라질은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등 각 대륙 최강팀이 모인 '죽음의 조'에 편성되고도 강력한 공격력을 뽐냈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공격진 역시 토너먼트에서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며 선배들의 명성을 이을 태세다.

파비아누와 호비뉴는 29일(한국시간) 칠레와 16강전에서 나란히 1골씩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공격형 미드필더 카카와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2002년과 2006년 못지 않은 화려함을 과시했다.

'실리축구'로 시작한 둥가 감독의 브라질이 탄탄한 조직력 덕에 오히려 한 단계 개선된 공격 축구를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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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 화려함 지워도 골 잔치 ‘후끈’
    • 입력 2010-06-29 11:42:35
    연합뉴스
카를루스 둥가 감독의 지도 아래 화려함을 지우고 조직력을 앞세운 '실리축구'로 변신한 브라질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여전히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축구황제' 펠레가 주도한 1970년대 전성기와 24년 만에 최강자의 면모를 되찾은 1990~2000년대 모두, 브라질 대표팀은 늘 최고의 골잡이를 앞세운 화려한 축구를 펼쳤다. 화려한 개인기와 폭발적인 득점력은 브라질 특유의 흥겨운 정서와 맞물려 '삼바 축구'란 별명을 선사했다. 그러나 똑같이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올해 브라질 대표팀의 면면은 과거 영광의 얼굴들과 차이가 있다. 여전히 세계적인 클럽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포함돼 있지만 특히 공격진은 예전 대표팀보다 확실히 '이름값'에서 떨어진다는 평가다. 물론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나 호비뉴(산투스) 등은 좋은 선수들이지만 선배들만큼의 화려함을 갖추지는 못했다. 이는 당장 1994년부터 2006년까지 활약한 골잡이들을 일람해 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다. 2006년에는 비록 8강에서 탈락했지만 호나우두와 아드리아누, 호나우지뉴 등 공격 삼각편대는 그 이름만으로도 상대의 기를 죽여 놓을 만했다.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했던 2002년에는 무려 8골을 몰아친 호나우두를 필두로 '왼발 달인' 히바우두(5골)와 '외계인' 호나우지뉴(2골)가 18골 중 15골을 책임지며 융단 폭격을 펼쳤다. 결승에 올랐던 1998년에도 호나우두와 히바우두, 베베투 등 화려한 공격진이 건재했고, 우승을 차지했던 1994년에는 호마리우와 베베투 투톱이 공격을 이끌었다. 호마리우-베베투-히바우두-호나우두-호나우지뉴 등 화려한 개인기와 골 결정력을 겸비했던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떠올린다면 파비아누와 호비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파비아누는 날카로운 결정력에 비해 화려함이 떨어지고, 호비뉴는 탁월한 기교로 기대를 모았으나 여전히 '미완의 대기'란 평가를 듣는다. 실제로 공격에서 차지하는 이들의 비중 역시 예전 스트라이커들보다 떨어진다. 브라질이 치른 4경기에서 파비아누는 3골, 호비뉴는 1골을 넣어 공격진이 전체 8골 중 절반을 책임졌다. 반면 1994년에는 호마리우, 베베투 투톱이 11골 중 8골을, 1998년 호나우두, 히바우두, 베베투는 13골 중 10골을, 2002년 호나우두, 히바우두, 호나우지뉴는 18골 중 15골을 도맡았다. 공격진의 기여도로만 따지면 8강에서 탈락한 2006년 대표팀과 비슷한 수준이다. 당시 브라질을 호나우두와 아드리아누, 프레드 등이 10골 중 6골을 넣었다. 그러나 올해 브라질은 4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호나우지뉴와 아드리아누 등 화려하고 폭발력 있는 공격 옵션을 포기한 둥가 감독은 대신 더블 볼란테 시스템을 다시 정착시켜 탄탄한 수비를 기반으로 공격 전개를 도모했다. 그 결과 오히려 전체적인 공격력은 한층 강해졌다. 이번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기록한 경기당 2골은 1994년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호나우두가 8골을 터뜨리며 '최고의 공격수'로 우뚝 섰던 2002년 한일월드컵(경기당 2.57골)을 제외하면 브라질은 한 번도 경기당 2골 이상을 넣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브라질은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등 각 대륙 최강팀이 모인 '죽음의 조'에 편성되고도 강력한 공격력을 뽐냈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공격진 역시 토너먼트에서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며 선배들의 명성을 이을 태세다. 파비아누와 호비뉴는 29일(한국시간) 칠레와 16강전에서 나란히 1골씩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공격형 미드필더 카카와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2002년과 2006년 못지 않은 화려함을 과시했다. '실리축구'로 시작한 둥가 감독의 브라질이 탄탄한 조직력 덕에 오히려 한 단계 개선된 공격 축구를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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