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라이 울린 ‘승부차기 실축’

입력 2010.06.30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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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긴 파라과이 선수나 진 일본 선수들 모두 눈물을 흘렸다.

파라과이는 월드컵 사상 첫 8강에 진출했다는 기쁨에, 일본은 눈앞에서 8강을 놓쳤다는 아쉬움에 슬픔의 눈물을 쏟았다.

일본은 30일 (한국시간) 남아공 프레토리아 로프투스 페르스펠트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남미 강호 파라과이를 상대로 분투했으나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함께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역사를 쓴 일본마저 탈락하면서 아시아팀은 모두 짐을 싸고 말았다.

일본은 연장까지 120분 동안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이번 대회 처음으로 승부차기를 벌였다.

그러나 세 번째 키커로 나온 고마노 유이치(주빌로 이와타)가 찬 공이 크로스바를 맞고 공중으로 떠오르면서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했다.

고마노는 자신의 공이 크로스바를 맞자 머리를 감싸 쥐고 괴로워했으며 파라과이 선수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일본으로서는 사상 첫 8강의 꿈이 승부차기로 날아가는 허무한 순간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일본(45위)은 파라과이(31위)에 다소 뒤졌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면서 밀리지 않았다.

전반 마쓰이 다이스케(그르노블)의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아쉽게 튀어나갔으며, 전반 후반 최전방 공격수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가 동료의 패스를 받아 골문 앞에서 왼발로 찬 것이 골문을 살짝 빗나가면서 파라과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또 수비에서도 브라질 출신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오(나고야 그램퍼스)와 나카자와 유지(요코하마), 나가토모 유토(FC도쿄), 고마노 유이치(주빌로 이와타) 등이 파라과이의 로케 산타크루스(맨체스터 시티), 넬손 발데스(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특급 공격수에게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일본은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오카다 다케시 대표팀 감독이 "4강이 목표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지난달 24일 도쿄에서 치러진 한국과 평가전에서 0-2로 완패하는 등 5차례 평가전에서 1골만 넣은 채 1무4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떠안고 본선 첫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조별리그 1차전에서 러시아 프로리그에서 뛰는 혼다의 결승골에 힘입어 카메룬을 1-0으로 꺾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일본이 외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거둔 값진 첫 승리였다.

상승세를 탄 일본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유럽의 강호 네덜란드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0-1로 아쉽게 졌으며 덴마크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세트 피스로 2점을 내면서 3-1로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터키에 0-1로 패하면서 16강이 월드컵 최고 성적이었던 일본은 승리를 거듭하면서 이번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흘러 넘쳤다.

한국이 16강에서 우루과이에 패해 먼저 짐을 싸자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시아 국가로서 자존심을 살리겠다면서 8강 진출에 힘을 기울였다.

일본은 파라과이와 통산 전적에서 1승3무2패로 뒤졌지만 2000년 이후 세 차례 치른 경기에서는 1승2무로 앞선다는 점에서도 자신감을 얻었다.

그렇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도 단 한 번의 승부차기 실패로 일본은 허망하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일본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세계 강호들에 뒤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이면서 다음 월드컵에서 더 좋은 성적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남미 팀을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는 징크스는 이어가게 됐다.

일본은 앞서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에 0-1로 졌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세계 최강 브라질에 1-4로 대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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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무라이 울린 ‘승부차기 실축’
    • 입력 2010-06-30 03:23:50
    연합뉴스
이긴 파라과이 선수나 진 일본 선수들 모두 눈물을 흘렸다. 파라과이는 월드컵 사상 첫 8강에 진출했다는 기쁨에, 일본은 눈앞에서 8강을 놓쳤다는 아쉬움에 슬픔의 눈물을 쏟았다. 일본은 30일 (한국시간) 남아공 프레토리아 로프투스 페르스펠트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남미 강호 파라과이를 상대로 분투했으나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과 함께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역사를 쓴 일본마저 탈락하면서 아시아팀은 모두 짐을 싸고 말았다. 일본은 연장까지 120분 동안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이번 대회 처음으로 승부차기를 벌였다. 그러나 세 번째 키커로 나온 고마노 유이치(주빌로 이와타)가 찬 공이 크로스바를 맞고 공중으로 떠오르면서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했다. 고마노는 자신의 공이 크로스바를 맞자 머리를 감싸 쥐고 괴로워했으며 파라과이 선수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일본으로서는 사상 첫 8강의 꿈이 승부차기로 날아가는 허무한 순간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나 객관적인 전력에서 일본(45위)은 파라과이(31위)에 다소 뒤졌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면서 밀리지 않았다. 전반 마쓰이 다이스케(그르노블)의 중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아쉽게 튀어나갔으며, 전반 후반 최전방 공격수 혼다 게이스케(CSKA 모스크바)가 동료의 패스를 받아 골문 앞에서 왼발로 찬 것이 골문을 살짝 빗나가면서 파라과이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또 수비에서도 브라질 출신 다나카 마르쿠스 툴리오(나고야 그램퍼스)와 나카자와 유지(요코하마), 나가토모 유토(FC도쿄), 고마노 유이치(주빌로 이와타) 등이 파라과이의 로케 산타크루스(맨체스터 시티), 넬손 발데스(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 특급 공격수에게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활약을 펼쳤다. 일본은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오카다 다케시 대표팀 감독이 "4강이 목표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지난달 24일 도쿄에서 치러진 한국과 평가전에서 0-2로 완패하는 등 5차례 평가전에서 1골만 넣은 채 1무4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떠안고 본선 첫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조별리그 1차전에서 러시아 프로리그에서 뛰는 혼다의 결승골에 힘입어 카메룬을 1-0으로 꺾으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일본이 외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거둔 값진 첫 승리였다. 상승세를 탄 일본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유럽의 강호 네덜란드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0-1로 아쉽게 졌으며 덴마크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세트 피스로 2점을 내면서 3-1로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터키에 0-1로 패하면서 16강이 월드컵 최고 성적이었던 일본은 승리를 거듭하면서 이번 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흘러 넘쳤다. 한국이 16강에서 우루과이에 패해 먼저 짐을 싸자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시아 국가로서 자존심을 살리겠다면서 8강 진출에 힘을 기울였다. 일본은 파라과이와 통산 전적에서 1승3무2패로 뒤졌지만 2000년 이후 세 차례 치른 경기에서는 1승2무로 앞선다는 점에서도 자신감을 얻었다. 그렇지만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도 단 한 번의 승부차기 실패로 일본은 허망하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일본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이번 대회에서 세계 강호들에 뒤지지 않는 경기력을 보이면서 다음 월드컵에서 더 좋은 성적을 기약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남미 팀을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는 징크스는 이어가게 됐다. 일본은 앞서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에 0-1로 졌고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세계 최강 브라질에 1-4로 대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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