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공포 잊게 해준 ‘배움의 기억’

입력 2010.07.01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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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가 한국 전쟁 60주년의 해죠.

모든 것이 폐허가 된 전쟁기간 동안 학교에서는 어떤 책으로 공부를 했을까요.

놀랍게도 한해도 빠지지 않고 교과서는 발간됐다고 하는데, 한 수집가가 그 귀한 교과서를 찾아내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송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포화 속에 지어진 초라한 천막 학교.

언제 북한군이 나타날지 모를 불안한 나날이었지만, 배움의 열정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1952년 발간된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입니다.

크기가 작아 일명 '딱지판'으로 불렸던 교과서로, 지금 교과서의 절반 정도 밖에 안됩니다.

<인터뷰>김운기(교과서 수집가):"이것은 전지 한장을 16절지로 나눠서 반으로 접으면 4페이지씩 64페이지가 나옵니다. 갱지 한 장으로 만든 책이라는 뜻이죠"

교과서가 부족한 곳에선 선생님들이 철필로 베껴 만든 등사본이 사용됐고, 제때 수업을 받지 못한 피난지 학생들을 위해 3학기용 교과서도 발간됐습니다.

<인터뷰>김운기(교과서 수집가):"활판을 들고 도망다니면서 책을 찍어냈다는 겁니다. 대구에서 찍고, 대구가 점령되면 부산에 내려가서 부산에서 찍고..."

유난히 전쟁에 대한 내용이 많은 것도 이 시기 교과서만의 특징입니다.

그러나 꿈과 희망 역시 교과서엔 가득했습니다.

<인터뷰>송문호(70살/시인):"(그때 기억이 나세요?) 지금도 음악회 가면 이 생각이 나서, 그 가냘픈 음악소리..."

전쟁의 공포를 잊게 해 준 배움의 기억은 60년 세월 속에서도 퇴색하지 않은 듯 합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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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 공포 잊게 해준 ‘배움의 기억’
    • 입력 2010-07-01 07: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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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올해가 한국 전쟁 60주년의 해죠. 모든 것이 폐허가 된 전쟁기간 동안 학교에서는 어떤 책으로 공부를 했을까요. 놀랍게도 한해도 빠지지 않고 교과서는 발간됐다고 하는데, 한 수집가가 그 귀한 교과서를 찾아내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송명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포화 속에 지어진 초라한 천막 학교. 언제 북한군이 나타날지 모를 불안한 나날이었지만, 배움의 열정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1952년 발간된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입니다. 크기가 작아 일명 '딱지판'으로 불렸던 교과서로, 지금 교과서의 절반 정도 밖에 안됩니다. <인터뷰>김운기(교과서 수집가):"이것은 전지 한장을 16절지로 나눠서 반으로 접으면 4페이지씩 64페이지가 나옵니다. 갱지 한 장으로 만든 책이라는 뜻이죠" 교과서가 부족한 곳에선 선생님들이 철필로 베껴 만든 등사본이 사용됐고, 제때 수업을 받지 못한 피난지 학생들을 위해 3학기용 교과서도 발간됐습니다. <인터뷰>김운기(교과서 수집가):"활판을 들고 도망다니면서 책을 찍어냈다는 겁니다. 대구에서 찍고, 대구가 점령되면 부산에 내려가서 부산에서 찍고..." 유난히 전쟁에 대한 내용이 많은 것도 이 시기 교과서만의 특징입니다. 그러나 꿈과 희망 역시 교과서엔 가득했습니다. <인터뷰>송문호(70살/시인):"(그때 기억이 나세요?) 지금도 음악회 가면 이 생각이 나서, 그 가냘픈 음악소리..." 전쟁의 공포를 잊게 해 준 배움의 기억은 60년 세월 속에서도 퇴색하지 않은 듯 합니다. KBS 뉴스 송명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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