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웃고 기아 울린 선발 마운드

입력 2010.07.02 (10:40) 수정 2010.07.0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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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는 막강한 선발진이 장기였다. 지난해 탄탄한 선발 투수진을 앞세워 상승세를 탄 끝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반면 두산은 일찌감치 무너져 내리는 선발진 때문에 갖은 고생을 해야 했다. 이 때문에 늘 불펜에는 심한 부하가 걸렸고 많은 점수를 뽑아주고도 자주 역전당한 타선은 허탈해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적어도 최근 두 팀의 상황을 살펴보면 이런 분위기는 옛날이야기다. 6선발까지 돌리던 KIA 선발 마운드는 폭탄을 맞은 듯 붕괴됐지만 두산은 오히려 '선발 투수 야구'를 자랑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KIA는 지난해 특급 용병 로페즈, 릭 구톰슨이 버틴 가운데 윤석민, 양현종 등이 잘 던져주면서 8개 구단 최강의 선발진을 자랑했다. 올해도 10연승을 질주한 양현종을 비롯해 신인 전태현 등이 가세하면서 지난달 초까지 잘 버텼지만 최근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난조에 빠졌다.

지난해 다승 공동왕(14승)에 오른 아퀼리노 로페즈가 1승7패로 부진한 가운데 KIA는 토종 에이스 윤석민이 빠지면서 선발 마운드에 큰 구멍이 생겼다. 윤석민은 지난달 18일 SK와 경기 뒤 라커 문을 때리다가 손가락 골절상을 입고 재활군으로 떨어졌다.

유동훈, 손영민 등 불펜의 구위가 작년보다 떨어지는 가운데 선발 마운드의 중심마저 이탈하자 KIA는 연패의 나락에 빠졌다. 18일부터 충격의 12연패를 당하면서 6위로 내려앉았다.

12연패를 하는 동안 선발 투수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하면서 버텨준 경우는 지난달 18일 윤석민, 23일 양현종, 30일 로페즈 등 단 3차례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런 경기에서도 불펜진이 불을 지르면서 패하고 말았다.

반면 두산의 변화는 눈부실 정도다.

사실 두산은 지난 시즌에 이어 지난 5월까지만 하더라도 제대로 된 선발진을 갖추지 못해 애를 먹었다.

넥센에서 데려온 이현승은 부담감을 떨치지 못한 채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고 선발로 한 몫했던 이재우도 팔꿈치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다. 또 용병 레스 왈론드와 불펜에서 선발로 돌린 임태훈마저 자리를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왈론드와 임태훈이 안정을 찾으면서 두산 선발 마운드는 무게감을 갖기 시작했다. 경기 초반에 난타당하던 왈론드는 최근 6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해줬고 임태훈은 최근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올리면서 '홈런 공장장'의 오명을 벗었다.

덕분에 두산은 최근 6연승을 달리면서 SK, 삼성과 3강 체제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6승 가운데 김선우(26일 7이닝 무실점), 켈빈 히메네스(30일 8이닝 무실점) 등 선발 투수가 5승을 올렸고 나머지 한 경기인 1일 경기에서도 선발 홍상삼이 6⅔이닝 동안 3점만 내주면서 잘 던졌다.

여기에 어깨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던 이현승이 빠르면 다음 주에 복귀할 예정이라 선발진은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후반 상승세를 탔던 KIA처럼 두산이 오랜만에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갖추고 숙원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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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 웃고 기아 울린 선발 마운드
    • 입력 2010-07-02 10:40:15
    • 수정2010-07-02 10:51:59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는 막강한 선발진이 장기였다. 지난해 탄탄한 선발 투수진을 앞세워 상승세를 탄 끝에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반면 두산은 일찌감치 무너져 내리는 선발진 때문에 갖은 고생을 해야 했다. 이 때문에 늘 불펜에는 심한 부하가 걸렸고 많은 점수를 뽑아주고도 자주 역전당한 타선은 허탈해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적어도 최근 두 팀의 상황을 살펴보면 이런 분위기는 옛날이야기다. 6선발까지 돌리던 KIA 선발 마운드는 폭탄을 맞은 듯 붕괴됐지만 두산은 오히려 '선발 투수 야구'를 자랑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KIA는 지난해 특급 용병 로페즈, 릭 구톰슨이 버틴 가운데 윤석민, 양현종 등이 잘 던져주면서 8개 구단 최강의 선발진을 자랑했다. 올해도 10연승을 질주한 양현종을 비롯해 신인 전태현 등이 가세하면서 지난달 초까지 잘 버텼지만 최근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난조에 빠졌다. 지난해 다승 공동왕(14승)에 오른 아퀼리노 로페즈가 1승7패로 부진한 가운데 KIA는 토종 에이스 윤석민이 빠지면서 선발 마운드에 큰 구멍이 생겼다. 윤석민은 지난달 18일 SK와 경기 뒤 라커 문을 때리다가 손가락 골절상을 입고 재활군으로 떨어졌다. 유동훈, 손영민 등 불펜의 구위가 작년보다 떨어지는 가운데 선발 마운드의 중심마저 이탈하자 KIA는 연패의 나락에 빠졌다. 18일부터 충격의 12연패를 당하면서 6위로 내려앉았다. 12연패를 하는 동안 선발 투수가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하면서 버텨준 경우는 지난달 18일 윤석민, 23일 양현종, 30일 로페즈 등 단 3차례에 불과했다. 그나마 이런 경기에서도 불펜진이 불을 지르면서 패하고 말았다. 반면 두산의 변화는 눈부실 정도다. 사실 두산은 지난 시즌에 이어 지난 5월까지만 하더라도 제대로 된 선발진을 갖추지 못해 애를 먹었다. 넥센에서 데려온 이현승은 부담감을 떨치지 못한 채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고 선발로 한 몫했던 이재우도 팔꿈치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다. 또 용병 레스 왈론드와 불펜에서 선발로 돌린 임태훈마저 자리를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다가 왈론드와 임태훈이 안정을 찾으면서 두산 선발 마운드는 무게감을 갖기 시작했다. 경기 초반에 난타당하던 왈론드는 최근 6경기 가운데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해줬고 임태훈은 최근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올리면서 '홈런 공장장'의 오명을 벗었다. 덕분에 두산은 최근 6연승을 달리면서 SK, 삼성과 3강 체제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6승 가운데 김선우(26일 7이닝 무실점), 켈빈 히메네스(30일 8이닝 무실점) 등 선발 투수가 5승을 올렸고 나머지 한 경기인 1일 경기에서도 선발 홍상삼이 6⅔이닝 동안 3점만 내주면서 잘 던졌다. 여기에 어깨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던 이현승이 빠르면 다음 주에 복귀할 예정이라 선발진은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후반 상승세를 탔던 KIA처럼 두산이 오랜만에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갖추고 숙원인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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