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이기는 축구’ 첫 우승 기대

입력 2010.07.07 (09:31) 수정 2010.07.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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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토털 사커는 통하지 않는다"



7일(한국 시각) 케이프타운의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준결승에서 우루과이를 꺾고 32년 만에 결승에 진출한 네덜란드 축구는 `과거와의 결별’을 선언한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의 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전원 공격, 전원 수비’로 대표되는 `토털 사커’의 원조인 네덜란드는 전통적으로 화려한 공격력이 최대 강점이자 매력으로 꼽히던 팀이었다.



유럽 팀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개인기와 `한 골 잃으면 두 골 넣어’ 승리하는 화려한 공격력 덕에 `재미있는 축구’로 전 세계 축구팬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주요 국제경기에서는 수비조직력이 탄탄하거나 더 날카로운 공격력을 갖춘 강호에 결정적인 순간에 일격을 당했다.



월드컵에서도 1974년과 1978년 2회 연속으로 결승에 진출했지만, 매번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으며 `빛 좋은 개살구’라는 조롱도 함께 받았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판마르베르크 감독이 선보인 네덜란드 대표팀은 화려하지만 뒷심이 부족했던 과거 모습과는 천지차이다.



사령탑에 오르면서부터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이기는 축구를 추구하겠다’고 공언한 그는 월드컵 대표팀을 꾸리면서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골잡이 뤼트 판 니스텔루이(34.SV 함부르크)를 과감히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등 철저하게 조직력을 우선시했다.



또한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위해 최후방 수비를 보강하고 미드필드진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강조했으며 공격은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등 저격수들에게 전담시켰다.



그 결과 공격진의 화려함은 덜하지만 끈끈한 조직력과 수비를 바탕으로 전방위에서 압박을 가하는 등 과거와 전혀 다른 팀으로 거듭났다. 언뜻 보면 기계적인 조직력과 짜임새를 기반으로 하는 과거 독일 축구를 연상시킬 정도다.



이 때문에 팬들로부터 과거의 화려한 색채를 잃었다는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네덜란드의 `실리 축구’는 지역예선을 포함한 14경기 연승으로 32년 만에 결승 진출을 이루며 그 효과를 증명해냈다.



독일과 스페인 등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결승 상대 후보팀들도 조별리그에서 각각 세르비아와 스위스에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하는 등 네덜란드처럼 연전연승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네덜란드의 `이기는 축구’가 결승전에서도 통한다면 사상 첫 우승 뿐 아니라 예선-본선 전승 우승이라는 대기록까지 세우게 된다.



역대 월드컵에서 `전승 우승’ 기록은 1930년 우루과이와 1970년 브라질이 가지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참가국 수와 경기방식 아래서는 2002년 브라질이 본선 7연승으로 우승한 기록이 유일하다. 그나마도 지역예선 전승은 아니었다.



"왜 승리 대신 `좋은 축구’에 집중해야 하나, 추하게라도 이길 수 있어야 한다"던 판마르베르크 감독의 뚝심이 네덜란드의 첫 월드컵 우승으로 보답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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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덜란드 ‘이기는 축구’ 첫 우승 기대
    • 입력 2010-07-07 09:31:12
    • 수정2010-07-07 11:59:10
    연합뉴스
 "이제 토털 사커는 통하지 않는다"

7일(한국 시각) 케이프타운의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준결승에서 우루과이를 꺾고 32년 만에 결승에 진출한 네덜란드 축구는 `과거와의 결별’을 선언한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의 이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전원 공격, 전원 수비’로 대표되는 `토털 사커’의 원조인 네덜란드는 전통적으로 화려한 공격력이 최대 강점이자 매력으로 꼽히던 팀이었다.

유럽 팀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개인기와 `한 골 잃으면 두 골 넣어’ 승리하는 화려한 공격력 덕에 `재미있는 축구’로 전 세계 축구팬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주요 국제경기에서는 수비조직력이 탄탄하거나 더 날카로운 공격력을 갖춘 강호에 결정적인 순간에 일격을 당했다.

월드컵에서도 1974년과 1978년 2회 연속으로 결승에 진출했지만, 매번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으며 `빛 좋은 개살구’라는 조롱도 함께 받았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판마르베르크 감독이 선보인 네덜란드 대표팀은 화려하지만 뒷심이 부족했던 과거 모습과는 천지차이다.

사령탑에 오르면서부터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이기는 축구를 추구하겠다’고 공언한 그는 월드컵 대표팀을 꾸리면서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골잡이 뤼트 판 니스텔루이(34.SV 함부르크)를 과감히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하는 등 철저하게 조직력을 우선시했다.

또한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위해 최후방 수비를 보강하고 미드필드진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강조했으며 공격은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등 저격수들에게 전담시켰다.

그 결과 공격진의 화려함은 덜하지만 끈끈한 조직력과 수비를 바탕으로 전방위에서 압박을 가하는 등 과거와 전혀 다른 팀으로 거듭났다. 언뜻 보면 기계적인 조직력과 짜임새를 기반으로 하는 과거 독일 축구를 연상시킬 정도다.

이 때문에 팬들로부터 과거의 화려한 색채를 잃었다는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네덜란드의 `실리 축구’는 지역예선을 포함한 14경기 연승으로 32년 만에 결승 진출을 이루며 그 효과를 증명해냈다.

독일과 스페인 등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결승 상대 후보팀들도 조별리그에서 각각 세르비아와 스위스에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하는 등 네덜란드처럼 연전연승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네덜란드의 `이기는 축구’가 결승전에서도 통한다면 사상 첫 우승 뿐 아니라 예선-본선 전승 우승이라는 대기록까지 세우게 된다.

역대 월드컵에서 `전승 우승’ 기록은 1930년 우루과이와 1970년 브라질이 가지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참가국 수와 경기방식 아래서는 2002년 브라질이 본선 7연승으로 우승한 기록이 유일하다. 그나마도 지역예선 전승은 아니었다.

"왜 승리 대신 `좋은 축구’에 집중해야 하나, 추하게라도 이길 수 있어야 한다"던 판마르베르크 감독의 뚝심이 네덜란드의 첫 월드컵 우승으로 보답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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