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표류하는 서해 훈련

입력 2010.07.09 (07:01) 수정 2010.07.09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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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당초 지난달 실시할 예정이었던 서해상에서의 한미연합훈련이 유엔 안보리에서의 대북 조치 이후로 또 미뤄졌습니다. 중국 측의 강력한 반발 때문입니다.



미 항공모함이 서해 훈련에 참가한다면 중국의 훈련용 표적이 될 수 있다, 훈련이 실시되면 한국과 미국은 그에 상응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다는 등 중국은 그동안 서해 훈련에 극력 반대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연일 쏟아냈습니다.



거기에 동중국해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는가 하면 탄도 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서해 훈련에 대한 불쾌감을 그야말로 여과없이 드러낸 것입니다.




중국이 이렇게 서해 한미합동훈련에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미 항공모함의 서해 진입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훈련에 참가할 예정인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는 작전 반경이 600킬로미터이고 항모에 적재된 전투기 작전 범위는 1000킬로미터나 됩니다. 여기에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을 포함해 중국 동부 연안 대부분이 포함됩니다.



160년 전 외침의 아픈 기억을 가진 중국의 피해의식을 자극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거기에 항모에 탑재된 조기경보기 등으로 인해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들의 해군력이 노출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또 한미가 함께 벌이는 훈련이 자칫 북한을 자극해 동북아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는 데 대한 우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훈련이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사태에 대한 대단히 낮은 수위의 대응이라는 점을 애써 외면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국익만 챙기려는 듯한 이러한 중국의 모습은 미국과 함께 G-2 국가로 불리는 대국의 위상에 조금 못 미치는 인상을 줘 아쉽습니다.



지난달 초 거절됐던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중국 방문이 다시 성사된 것을 보면 미국으로부터 서해 훈련과 관련해 모종의 약속을 받아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서해 훈련과 관련한 중국의 의도가 성공을 거둬가는 것으로 비쳐져 중국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하지만 왠지 씁쓸하게만 느껴집니다.




서해 훈련을 유엔 안보리에서의 대북 조치 이후로 일단 미룬 것은 대북 조치의 성사 여부를 먼저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다른 어느 국가 보다 중국의 협조가 가장 긴요할 것입니다. 강경 일변도로 서해 훈련을 또다시 연기시킨 중국이 과연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에서 어떤 태도 변화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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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표류하는 서해 훈련
    • 입력 2010-07-09 07:01:40
    • 수정2010-07-09 07:10:33
    뉴스광장 1부
[김진수 해설위원]
 

당초 지난달 실시할 예정이었던 서해상에서의 한미연합훈련이 유엔 안보리에서의 대북 조치 이후로 또 미뤄졌습니다. 중국 측의 강력한 반발 때문입니다.

미 항공모함이 서해 훈련에 참가한다면 중국의 훈련용 표적이 될 수 있다, 훈련이 실시되면 한국과 미국은 그에 상응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다는 등 중국은 그동안 서해 훈련에 극력 반대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연일 쏟아냈습니다.

거기에 동중국해에서 실사격 훈련을 실시하는가 하면 탄도 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서해 훈련에 대한 불쾌감을 그야말로 여과없이 드러낸 것입니다.


중국이 이렇게 서해 한미합동훈련에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미 항공모함의 서해 진입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훈련에 참가할 예정인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는 작전 반경이 600킬로미터이고 항모에 적재된 전투기 작전 범위는 1000킬로미터나 됩니다. 여기에는 중국의 수도 베이징을 포함해 중국 동부 연안 대부분이 포함됩니다.

160년 전 외침의 아픈 기억을 가진 중국의 피해의식을 자극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거기에 항모에 탑재된 조기경보기 등으로 인해 그동안 숨겨왔던 자신들의 해군력이 노출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또 한미가 함께 벌이는 훈련이 자칫 북한을 자극해 동북아 지역의 긴장이 높아지는 데 대한 우려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훈련이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천안함 사태에 대한 대단히 낮은 수위의 대응이라는 점을 애써 외면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국익만 챙기려는 듯한 이러한 중국의 모습은 미국과 함께 G-2 국가로 불리는 대국의 위상에 조금 못 미치는 인상을 줘 아쉽습니다.

지난달 초 거절됐던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중국 방문이 다시 성사된 것을 보면 미국으로부터 서해 훈련과 관련해 모종의 약속을 받아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서해 훈련과 관련한 중국의 의도가 성공을 거둬가는 것으로 비쳐져 중국의 힘을 다시 한번 실감케 하지만 왠지 씁쓸하게만 느껴집니다.

서해 훈련을 유엔 안보리에서의 대북 조치 이후로 일단 미룬 것은 대북 조치의 성사 여부를 먼저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거기에는 다른 어느 국가 보다 중국의 협조가 가장 긴요할 것입니다. 강경 일변도로 서해 훈련을 또다시 연기시킨 중국이 과연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에서 어떤 태도 변화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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