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가족도 있었지만…가출 소녀에 몹쓸 짓

입력 2010.07.09 (08:54) 수정 2010.07.0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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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30대 남성이 가출한 13살 여자아이를 자기 집 다락방에 머물게 하면서, 9개월 동안이나 성 매수한 혐의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남성의 집에 3명의 가족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재환 기자, 어떻게 9개월 동안이나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겁니까?



<리포트>



13살, 청소년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어린 나이죠.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은 13살 여자아이와 함께 살면서 21살인 애인이라고 소개했고, 가족들은 그 말을 믿었다고 합니다.



이 남성은 여자아이가 자신의 집에서 나가자 도리어 경찰에 신고까지 하는 뻔뻔함을 보였습니다.



<인터뷰> 김 모 씨 : "게임을 하다가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여자 친구를 구한다고 하니까 여자한테서 메모가 왔더라고요. 나이가 많은데 괜찮으냐고 하니까 상관없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이양의 나이는 고작 13살.



김씨는 곧바로 이양을 만나러 왔고, 인근 폐가에서 이양을 성폭행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서재남(형사/부산 영도 경찰서) : "자신의 성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여학생이 14세인 줄 (당시 13세) 알면서도 1차적으로 성폭행을 했습니다."



이양이 오갈 곳 없는 가출 청소년이라는 것을 알아챈 김씨의 행각은 더 대담해졌습니다.



이양에게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하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 것입니다.



<인터뷰> 서재남(형사/부산 영도 경찰서) : "통장에 돈이 몇 천 만원 있다며 자신을 과시하는 말을 많이 하고 그러니까 나랑 사귀자 밥도 주고 다 할 테니까 나와 같이 있자라고 하면서 집으로 유인하게 된 겁니다."



김씨는 지난 달 26일까지 무려 9개월 동안 이양과 다락방에서 함께 지냈고, 수 십 차례 성관계를 강요했습니다.



<인터뷰> 서재남(형사/부산 영도 경찰서) : "학생의 오갈데 없는 상황을 이용해서 성관계를 요구하면서 편의 제공을 한 걸로.."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집에 가족들도 함께 살았다는 사실입니다.



부모님과 남동생까지.



김씨와 함께 사는 3명의 가족은 이양의 나이를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 모 씨 : "솔직히 말하면 반대가 있을 것 같아서 처음에 부모님한테 소개할 때는 21살이라고 했거든요."



가족들이 약간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던 일이었습니다.



<인터뷰> 서재남(형사/부산 영도 경찰서) : "먹고 사는데 바빠서 아들이 어떤 여자와 사는지 데리고 온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돈이 많다던 김씨는 변변한 직업조차 없었습니다.



<인터뷰>서재남(형사/부산 영도 경찰서) : "PC방도 데려가야 하고 문화상품권도 사줘야 되니까 돈이 필요해서 3개월 전에 PC방에 취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작 피씨방 몇 시간을 이용하게 해주면서 성관계를 요구했던 김씨.



김씨는 당시 13살이었던 이양과 성관계를 갖는 것이 잘못인줄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박호천(팀장/부산 영도 경찰서) : "범행에 대한 두려움도 전혀 없고 죄책감도 없이 행동한 것 같습니다."



현행법상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피해자가 원할 경우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받습니다.



애인 사이였다는 김씨의 말과 달리 이양은 김씨의 처벌을 강력히 원하고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이양이 9개월이나 다락방에 머물러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인터뷰> 이 모 양 : " (왜 이렇게 나쁜 사람하고 같이 살았어요?) 갈 데가 없으니까요, 일단 나오면 나이가 어려서 일도 못하고..."



9개월만에 김씨의 집을 나온 이양은 부산의 한 모텔에서 숨어 지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김씨의 뻔뻔함은 여기까지가 아니었습니다.



이양에게 돌아올 것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경찰에 이양이 납치되어 감금당했다며 허위신고를 한 것입니다.

<인터뷰> 서재남(형사/부산 영도 경찰서) : "자기가 여자를 데려오고 싶어서 경찰에 내 여자 친구가 감금,납치 되었다고 허위 신고를 한거죠."



신고를 하면 찾아줄 줄 알았지 자기가 한 일이 범죄라고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양에게 지난 9개월간 있었던 다락방 동거 생활을 들은 경찰은 신고한 김씨에 대해 청소년 성폭행과 성매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 모 씨 : "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여자를 좋아하게 됐고, 그 아이도 나를 좋아했고 나도 그 아이를 좋아했고 한 마디로 서로 애인 관계인 상태에서는... "



<인터뷰> 이 모 양 : "싫어요. 싫었어요 진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면에서..."



가출 청소년들의 약점을 악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가출 청소년들은 위험한 줄 알면서도 성범죄자들을 따라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경희(팀장/서울시 청소년 상담센터) : "당장 배고프고 잠자리가 해결이 돼야 하니까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들이 따라가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어리다보니까 대처를 잘 하지 못하 경우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가출 청소년 수가 연 10만 명이 넘는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호 받아야 마땅한 10대 청소년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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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가족도 있었지만…가출 소녀에 몹쓸 짓
    • 입력 2010-07-09 08:54:36
    • 수정2010-07-09 09: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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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 30대 남성이 가출한 13살 여자아이를 자기 집 다락방에 머물게 하면서, 9개월 동안이나 성 매수한 혐의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남성의 집에 3명의 가족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재환 기자, 어떻게 9개월 동안이나 이런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겁니까?

<리포트>

13살, 청소년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어린 나이죠.

혐의를 받고 있는 남성은 13살 여자아이와 함께 살면서 21살인 애인이라고 소개했고, 가족들은 그 말을 믿었다고 합니다.

이 남성은 여자아이가 자신의 집에서 나가자 도리어 경찰에 신고까지 하는 뻔뻔함을 보였습니다.

<인터뷰> 김 모 씨 : "게임을 하다가 실제로 만날 수 있는 여자 친구를 구한다고 하니까 여자한테서 메모가 왔더라고요. 나이가 많은데 괜찮으냐고 하니까 상관없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이양의 나이는 고작 13살.

김씨는 곧바로 이양을 만나러 왔고, 인근 폐가에서 이양을 성폭행했다고 합니다.

<인터뷰> 서재남(형사/부산 영도 경찰서) : "자신의 성적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여학생이 14세인 줄 (당시 13세) 알면서도 1차적으로 성폭행을 했습니다."

이양이 오갈 곳 없는 가출 청소년이라는 것을 알아챈 김씨의 행각은 더 대담해졌습니다.

이양에게 먹을 것과 잠자리를 제공하겠다며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 것입니다.

<인터뷰> 서재남(형사/부산 영도 경찰서) : "통장에 돈이 몇 천 만원 있다며 자신을 과시하는 말을 많이 하고 그러니까 나랑 사귀자 밥도 주고 다 할 테니까 나와 같이 있자라고 하면서 집으로 유인하게 된 겁니다."

김씨는 지난 달 26일까지 무려 9개월 동안 이양과 다락방에서 함께 지냈고, 수 십 차례 성관계를 강요했습니다.

<인터뷰> 서재남(형사/부산 영도 경찰서) : "학생의 오갈데 없는 상황을 이용해서 성관계를 요구하면서 편의 제공을 한 걸로.."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집에 가족들도 함께 살았다는 사실입니다.

부모님과 남동생까지.

김씨와 함께 사는 3명의 가족은 이양의 나이를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 모 씨 : "솔직히 말하면 반대가 있을 것 같아서 처음에 부모님한테 소개할 때는 21살이라고 했거든요."

가족들이 약간만 관심을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던 일이었습니다.

<인터뷰> 서재남(형사/부산 영도 경찰서) : "먹고 사는데 바빠서 아들이 어떤 여자와 사는지 데리고 온 여자가 어떤 여자인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돈이 많다던 김씨는 변변한 직업조차 없었습니다.

<인터뷰>서재남(형사/부산 영도 경찰서) : "PC방도 데려가야 하고 문화상품권도 사줘야 되니까 돈이 필요해서 3개월 전에 PC방에 취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작 피씨방 몇 시간을 이용하게 해주면서 성관계를 요구했던 김씨.

김씨는 당시 13살이었던 이양과 성관계를 갖는 것이 잘못인줄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박호천(팀장/부산 영도 경찰서) : "범행에 대한 두려움도 전혀 없고 죄책감도 없이 행동한 것 같습니다."

현행법상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는 피해자가 원할 경우 아동.청소년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받습니다.

애인 사이였다는 김씨의 말과 달리 이양은 김씨의 처벌을 강력히 원하고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이양이 9개월이나 다락방에 머물러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인터뷰> 이 모 양 : " (왜 이렇게 나쁜 사람하고 같이 살았어요?) 갈 데가 없으니까요, 일단 나오면 나이가 어려서 일도 못하고..."

9개월만에 김씨의 집을 나온 이양은 부산의 한 모텔에서 숨어 지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김씨의 뻔뻔함은 여기까지가 아니었습니다.

이양에게 돌아올 것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경찰에 이양이 납치되어 감금당했다며 허위신고를 한 것입니다.
<인터뷰> 서재남(형사/부산 영도 경찰서) : "자기가 여자를 데려오고 싶어서 경찰에 내 여자 친구가 감금,납치 되었다고 허위 신고를 한거죠."

신고를 하면 찾아줄 줄 알았지 자기가 한 일이 범죄라고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양에게 지난 9개월간 있었던 다락방 동거 생활을 들은 경찰은 신고한 김씨에 대해 청소년 성폭행과 성매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 모 씨 : "살다보니 나도 모르게 여자를 좋아하게 됐고, 그 아이도 나를 좋아했고 나도 그 아이를 좋아했고 한 마디로 서로 애인 관계인 상태에서는... "

<인터뷰> 이 모 양 : "싫어요. 싫었어요 진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면에서..."

가출 청소년들의 약점을 악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가출 청소년들은 위험한 줄 알면서도 성범죄자들을 따라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인터뷰> 김경희(팀장/서울시 청소년 상담센터) : "당장 배고프고 잠자리가 해결이 돼야 하니까 순수한 마음으로 아이들이 따라가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어리다보니까 대처를 잘 하지 못하 경우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가출 청소년 수가 연 10만 명이 넘는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호 받아야 마땅한 10대 청소년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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