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전략 ‘시동’…얼마나 속도낼까?

입력 2010.07.09 (10:38) 수정 2010.07.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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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16개월째 이어진 연 2.0%의 초저금리 기조가 종지부를 찍었다.

국제 금융위기를 극복하려고 내놨던 비상조치 대부분이 종료되거나 축소된 가운데 다소 전격적으로 이뤄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는 이제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시장과 전문가의 예상보다 기준금리가 1~2개월 앞당겨 인상돼 이제는 출구전략의 속도가 과연 얼마나 빠를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기준금리 0.25%P 전격 인상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근원적인 목표인 물가가 불안해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상반기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2.7% 상승하면서 한은의 전망치 2.5%를 웃돌았다.

물가 수준이 한은의 목표범위(3.0±1%)를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하반기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작년 같은 달보다 4.6% 급등해 하반기에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수입물가는 무려 11.3% 치솟았다.

금통위는 지난 5월 통화정책 방향에서 금융완화 기조를 수식하던 '당분간'이란 문구를 14개월 만에 삭제한 데 이어 지난달 `물가안정 기조'라는 표현을 추가되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김중수 총재도 지난달 한 강연에서 "하반기에 세계적 금융위기 당시 성장하지 못한 여유분이 사라지면서 국내총생산(GDP) 갭(잠재 GDP와 실제 GDP의 차이)이 없어지면 물가 상승률도 현재 목표로 삼는 3%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며 "돈이 어디로 가는지와 과잉 유동성 위험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해 인플레이션과 자산버블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근 경기 회복세가 확연해지고 있어 하반기 물가가 예상을 뛰어넘는 급등세를 보일 가능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7년3개월 만에 최고치인 8.1%로 나타난 데 이어 2분기에도 6%대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작년 동기 대비 5.8%로 예측했으나 내부적으로는 6%대까지 가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5월 광공업 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21.5% 늘어나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며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3월 이후 15개월간 상승세를 지속했다.

◇추가 금리인상 이뤄질까

기준금리가 전격적으로 인상되면서 앞으로 전개될 통화정책 방향과 추가적인 출구전략 시행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1년5개월 만의 금리 인상은 실물 경제 수준에 맞게 점차 정상화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최석원 채권분석파트장은 "예상보다 기준금리가 일찍 인상되면서 앞으로 인상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며 "올해 안에 0.25%포인트 더 올리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이며, 0.75%포인트나 1.00%포인트까지 인상 폭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도 "금통위가 올해 하반기 중 `GDP 갭'이 역전된다고 판단했다면 금리 인상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5% 중후반으로 예상되는 올해 경제 성장률을 고려하면 금통위가 가까운 시일 내 금리를 4% 가까이로 올려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추가적인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번 인상은 지난 5월과 6월 금통위가 보낸 `신호'를 확인시켜 신뢰를 주기 위한 것일 뿐이고, 실제로 추가적인 인상에는 걸림돌이 많다는 주장이다.

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확신을 줄 만한 징후가 아직 없고 상당수 전문가들이 세계 경제의 더블딥을 우려하는 데다 국내적으로는 부동산 가격 문제가 있다"며 "추가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리가 인상되면서 기준금리 외 다른 비상 조치가 언제쯤 해제될지도 눈여겨 볼 문제다.

한은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공급한 외화 유동성 267억7천만 달러는 전액 회수했지만 원화 유동성 공급액 가운데 6조9천억원은 아직 회수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한도를 1조5천억원 줄인 총액한도대출이 아직 2조원 초과 공급돼 있는 것을 비롯해 은행자본확충펀드 3조1천억원과 채권시장안정펀드 1조8천억원 등이 남아 있다.

이 가운데 총액한도대출 초과 공급분 2조원은 올해 연말까지 연장된 중소기업 패스트트랙과 연관돼 있어 패스트트랙 종료와 함께 회수될 가능성이 있다.

자본확충펀드와 채권안정펀드 지원금의 경우 한은은 지난달 국회 업무보고에서 금융.경제 상황의 개선 추세에 맞춰 점진적으로 회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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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구전략 ‘시동’…얼마나 속도낼까?
    • 입력 2010-07-09 10:38:26
    • 수정2010-07-09 17: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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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16개월째 이어진 연 2.0%의 초저금리 기조가 종지부를 찍었다. 국제 금융위기를 극복하려고 내놨던 비상조치 대부분이 종료되거나 축소된 가운데 다소 전격적으로 이뤄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우리나라는 이제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다. 시장과 전문가의 예상보다 기준금리가 1~2개월 앞당겨 인상돼 이제는 출구전략의 속도가 과연 얼마나 빠를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기준금리 0.25%P 전격 인상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근원적인 목표인 물가가 불안해지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상반기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2.7% 상승하면서 한은의 전망치 2.5%를 웃돌았다. 물가 수준이 한은의 목표범위(3.0±1%)를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하반기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작년 같은 달보다 4.6% 급등해 하반기에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수입물가는 무려 11.3% 치솟았다. 금통위는 지난 5월 통화정책 방향에서 금융완화 기조를 수식하던 '당분간'이란 문구를 14개월 만에 삭제한 데 이어 지난달 `물가안정 기조'라는 표현을 추가되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김중수 총재도 지난달 한 강연에서 "하반기에 세계적 금융위기 당시 성장하지 못한 여유분이 사라지면서 국내총생산(GDP) 갭(잠재 GDP와 실제 GDP의 차이)이 없어지면 물가 상승률도 현재 목표로 삼는 3%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며 "돈이 어디로 가는지와 과잉 유동성 위험을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해 인플레이션과 자산버블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최근 경기 회복세가 확연해지고 있어 하반기 물가가 예상을 뛰어넘는 급등세를 보일 가능성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7년3개월 만에 최고치인 8.1%로 나타난 데 이어 2분기에도 6%대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작년 동기 대비 5.8%로 예측했으나 내부적으로는 6%대까지 가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5월 광공업 생산은 작년 같은 달보다 21.5% 늘어나 11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며 현재의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작년 3월 이후 15개월간 상승세를 지속했다. ◇추가 금리인상 이뤄질까 기준금리가 전격적으로 인상되면서 앞으로 전개될 통화정책 방향과 추가적인 출구전략 시행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는 올해 기준금리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1년5개월 만의 금리 인상은 실물 경제 수준에 맞게 점차 정상화하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최석원 채권분석파트장은 "예상보다 기준금리가 일찍 인상되면서 앞으로 인상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며 "올해 안에 0.25%포인트 더 올리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이며, 0.75%포인트나 1.00%포인트까지 인상 폭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경제연구실장도 "금통위가 올해 하반기 중 `GDP 갭'이 역전된다고 판단했다면 금리 인상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5% 중후반으로 예상되는 올해 경제 성장률을 고려하면 금통위가 가까운 시일 내 금리를 4% 가까이로 올려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추가적인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번 인상은 지난 5월과 6월 금통위가 보낸 `신호'를 확인시켜 신뢰를 주기 위한 것일 뿐이고, 실제로 추가적인 인상에는 걸림돌이 많다는 주장이다. 대우증권 윤여삼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에 확신을 줄 만한 징후가 아직 없고 상당수 전문가들이 세계 경제의 더블딥을 우려하는 데다 국내적으로는 부동산 가격 문제가 있다"며 "추가 인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금리가 인상되면서 기준금리 외 다른 비상 조치가 언제쯤 해제될지도 눈여겨 볼 문제다. 한은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공급한 외화 유동성 267억7천만 달러는 전액 회수했지만 원화 유동성 공급액 가운데 6조9천억원은 아직 회수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달 한도를 1조5천억원 줄인 총액한도대출이 아직 2조원 초과 공급돼 있는 것을 비롯해 은행자본확충펀드 3조1천억원과 채권시장안정펀드 1조8천억원 등이 남아 있다. 이 가운데 총액한도대출 초과 공급분 2조원은 올해 연말까지 연장된 중소기업 패스트트랙과 연관돼 있어 패스트트랙 종료와 함께 회수될 가능성이 있다. 자본확충펀드와 채권안정펀드 지원금의 경우 한은은 지난달 국회 업무보고에서 금융.경제 상황의 개선 추세에 맞춰 점진적으로 회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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