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너지 아파트 경쟁시대

입력 2010.07.12 (07:31) 수정 2010.07.1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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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전제품 살 때 전기 요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꼼꼼히 따져보시죠.



이제는 집을 살 때도 에너지를 얼마나 덜 쓰는지 살펴보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주택 시장에 불고 있는 에너지 절감 바람,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완공된 강원도 춘천의 임대 아파트 단지입니다.



옥상 지붕마다 검푸른 집광판이 들어서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이 아파트 단지 375세대가 생산한 전력은 484kWh. 전기요금으로 가구당 연간 4만 8천원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태양광으로 발전한 전기를 대신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조휘만(LH공사 미래전략처) : "요즘 지하주차장이나 펌프에 에너지가 많이 쓰이고 있는데 이런 공동전기에도 사용하고 있고요. 일부는 세대 전기로 환원해서 쓰고 있습니다."



태양광은 아파트 지하 공간의 조명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아파트 옥상에 설치된 대형 거울은 태양광을 따라 움직입니다.



반사된 빛은 건물 아래로 향하고 지하주차장 근처에서 다시 분산됩니다.



주차장 25제곱미터의 밝기는 5백 룩스 정도.



식물을 재배할 수 있을 정도의 조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성화식(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장) : "“지하는 식물 식육이 불가능한 걸로 알고 있는데 자연광이 직접 공급돼 내부에서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그런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기 에너지에 의존하던 냉, 난방 방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의 주민 편의시설 건물에 설치된 냉, 난방 시설.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지열을 활용합니다.



아파트 단지 지하 160미터의 온도는 계절에 상관없이 섭씨 16도 정도로 일정합니다.



여름철 실내 더운 공기를 지하로 내려보내면 찬공기로 바꿔 냉방을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겨울철 찬 공기는 지열을 거치면 따뜻한 공기로 바뀌어 난방을 공급합니다.



<인터뷰>이화식(GS 건설 부장) : "지열 시스템을 이용하게 되면 약3,40%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그렇습니까?) 기존 에너지만으로 강제 냉난방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쓰레기도 주택시장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에너지원입니다.



실험실 안에 자리 잡은 알루미늄 원통.



하수 찌꺼기에서 추출한 미생물이 담겨 있습니다.



미생물의 먹이 역시 근처 음식점에서 가져온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하지만 배양을 위해서는 쓰레기의 염도와 산도 등을 까다롭게 맞춰야 합니다.



미생물이 성장하면서 내놓는 가스인 ‘바이오 매스’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바이오 매스는 가정용 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상용화만 되면 쓰레기를 매립하거나 소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인터뷰> 장형석(대림산업 환경연구지원팀) : "쓰레기 수거 차량이 수집해서 가면 그만큼 수송비용이 증가하는 거지요.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발생원에서 처리하는 게 가장 최고의 방법입니다."



습관에 따라 새나가는 에너지를 잡으려는 기술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스탠드는 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뽑지 않아도 10초 만에 대기 전력이 차단됩니다.



외출할 때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한꺼번에 실내등도 꺼집니다.



매일매일 집안 에너지 사용량을 점검한 뒤 경고도 합니다.



<녹취> 로봇 : "설정된 에너지 사용량을 초과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해주세요."



<인터뷰> 이승미(대우건설 주택문화관장) : "개인이 하루에 최대 얼마나 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목표량을 설정하고... 그 이상이 되면 경보 시스템이 오는 경우입니다."



주방에서는 필요한 만큼만 물을 공급하는 절수기가 있습니다.



화장실 좌변기의 물 사용량은 3리터로 기존 제품의 1/3 수준에 불과합니다.



지난달 시험용으로 완공된 친환경 주택입니다. 화석연료 등 외부 에너지를 전혀 쓰지 않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이 주택은 태양광과 태양열, 지열 등으로 전력과 냉, 난방을 공급합니다.



이렇게 신재생에너지를 100% 활용할 수 있는 이유는 한층 강화된 단열 성능 때문입니다.



실제로 주택의 벽 바깥쪽에는 단열재가 있고, 벽 안쪽 역시 단열재를 가득 채웠습니다.



두께만 일반 주택 벽의 2배가 넘는 500mm에 이릅니다.



<인터뷰>이승복(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연구단장) : "외단열을 통해서 건물로부터 손실되는 열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다른 나머지 단열성능을 제로 에너지 건물로 맞추기 위해 내단열을 추가적으로 강화..."



실내에서 냉, 난방 손실이 가장 큰 유리창도 2배나 두껍습니다.



은 성분으로 코팅하고 창과 창 사이에는 가스를 넣어 빠져나가는 에너지를 3배 이상 줄였습니다.



<인터뷰> 이승복(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연구단장) : "이런 삼중 유리를 사용하게 되고 그 다음에 코팅되어 있는 유리를 사용하게 되면 획기적으로 건물에서 손실되는 열량을 줄일 수 있는 그런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건축비가 걸림돌입니다.



전체 에너지 소비량을 40% 줄이는데 드는 건축비는 1.1배 정도 더 늘어납니다.



하지만 60%로 줄이면 건축비는 1.2배, 80%의 경우 1.3배나 증가합니다.



화석 연료를 쓰지 않는 건축물을 짓는다면 최대 1.6배까지 늘어납니다.



<인터뷰> 이승복(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연구단장) : "태양광 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적용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 이런 측면세어 제로 에너지 주택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가 풀어야할 숙제들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20년 정도 앞서 고효율 에너지 주택을 공급했던 유럽.



전문가들이 진단하고 있는 기술력 차이는 10년 정도입니다.



주택 분야에서 에너지 규제를 일찌감치 대폭 강화하면서도 연구 개발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결과입니다.



<인터뷰> 윤용상(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 "(유럽)정부가 지원하는 방법으로 투자비용이 민간에 부담되지 않도록 또는 부담됐다면 반대 급부를 제공하는 그런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용적율이나 고도제한을 완화해줘 민간인들이 투자할 만큼 보존해주는..."



우리나라도 주택 분야에서 에너지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화석연료 사용에 한계가 왔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특히 건물 가운데 화석 연료를 절반 이상 사용하는 주택은 최우선 절약 대상입니다.



<인터뷰> 부경진(에너지경제연구원 녹색성장연구본부) : "석유시대가 종말이 온다고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20년이나 30년 후에는 오일 피크라는 것이 생산 정점에 이르고 그 뒤로 줄어드는데...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급작스럽게 줄수 있다고 하고.."



정부 역시 내년부터 오는 2018년까지 고효율 주택 100만 가구를 보급하기로 했습니다.



또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신축 주택은 외부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도록 할 방침입니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집을 짓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건설사들의 생존전략으로 자리 잡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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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에너지 아파트 경쟁시대
    • 입력 2010-07-12 07:31:59
    • 수정2010-07-12 08:21:41
    취재파일K
<앵커 멘트>

가전제품 살 때 전기 요금이 얼마나 나오는지 꼼꼼히 따져보시죠.

이제는 집을 살 때도 에너지를 얼마나 덜 쓰는지 살펴보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주택 시장에 불고 있는 에너지 절감 바람,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완공된 강원도 춘천의 임대 아파트 단지입니다.

옥상 지붕마다 검푸른 집광판이 들어서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이 아파트 단지 375세대가 생산한 전력은 484kWh. 전기요금으로 가구당 연간 4만 8천원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태양광으로 발전한 전기를 대신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조휘만(LH공사 미래전략처) : "요즘 지하주차장이나 펌프에 에너지가 많이 쓰이고 있는데 이런 공동전기에도 사용하고 있고요. 일부는 세대 전기로 환원해서 쓰고 있습니다."

태양광은 아파트 지하 공간의 조명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아파트 옥상에 설치된 대형 거울은 태양광을 따라 움직입니다.

반사된 빛은 건물 아래로 향하고 지하주차장 근처에서 다시 분산됩니다.

주차장 25제곱미터의 밝기는 5백 룩스 정도.

식물을 재배할 수 있을 정도의 조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성화식(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장) : "“지하는 식물 식육이 불가능한 걸로 알고 있는데 자연광이 직접 공급돼 내부에서도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그런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기 에너지에 의존하던 냉, 난방 방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의 주민 편의시설 건물에 설치된 냉, 난방 시설.

항상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지열을 활용합니다.

아파트 단지 지하 160미터의 온도는 계절에 상관없이 섭씨 16도 정도로 일정합니다.

여름철 실내 더운 공기를 지하로 내려보내면 찬공기로 바꿔 냉방을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겨울철 찬 공기는 지열을 거치면 따뜻한 공기로 바뀌어 난방을 공급합니다.

<인터뷰>이화식(GS 건설 부장) : "지열 시스템을 이용하게 되면 약3,40%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그렇습니까?) 기존 에너지만으로 강제 냉난방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쓰레기도 주택시장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에너지원입니다.

실험실 안에 자리 잡은 알루미늄 원통.

하수 찌꺼기에서 추출한 미생물이 담겨 있습니다.

미생물의 먹이 역시 근처 음식점에서 가져온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하지만 배양을 위해서는 쓰레기의 염도와 산도 등을 까다롭게 맞춰야 합니다.

미생물이 성장하면서 내놓는 가스인 ‘바이오 매스’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바이오 매스는 가정용 가스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상용화만 되면 쓰레기를 매립하거나 소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인터뷰> 장형석(대림산업 환경연구지원팀) : "쓰레기 수거 차량이 수집해서 가면 그만큼 수송비용이 증가하는 거지요.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발생원에서 처리하는 게 가장 최고의 방법입니다."

습관에 따라 새나가는 에너지를 잡으려는 기술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스탠드는 전원을 끄고 플러그를 뽑지 않아도 10초 만에 대기 전력이 차단됩니다.

외출할 때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한꺼번에 실내등도 꺼집니다.

매일매일 집안 에너지 사용량을 점검한 뒤 경고도 합니다.

<녹취> 로봇 : "설정된 에너지 사용량을 초과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해주세요."

<인터뷰> 이승미(대우건설 주택문화관장) : "개인이 하루에 최대 얼마나 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목표량을 설정하고... 그 이상이 되면 경보 시스템이 오는 경우입니다."

주방에서는 필요한 만큼만 물을 공급하는 절수기가 있습니다.

화장실 좌변기의 물 사용량은 3리터로 기존 제품의 1/3 수준에 불과합니다.

지난달 시험용으로 완공된 친환경 주택입니다. 화석연료 등 외부 에너지를 전혀 쓰지 않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이 주택은 태양광과 태양열, 지열 등으로 전력과 냉, 난방을 공급합니다.

이렇게 신재생에너지를 100% 활용할 수 있는 이유는 한층 강화된 단열 성능 때문입니다.

실제로 주택의 벽 바깥쪽에는 단열재가 있고, 벽 안쪽 역시 단열재를 가득 채웠습니다.

두께만 일반 주택 벽의 2배가 넘는 500mm에 이릅니다.

<인터뷰>이승복(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연구단장) : "외단열을 통해서 건물로부터 손실되는 열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다른 나머지 단열성능을 제로 에너지 건물로 맞추기 위해 내단열을 추가적으로 강화..."

실내에서 냉, 난방 손실이 가장 큰 유리창도 2배나 두껍습니다.

은 성분으로 코팅하고 창과 창 사이에는 가스를 넣어 빠져나가는 에너지를 3배 이상 줄였습니다.

<인터뷰> 이승복(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연구단장) : "이런 삼중 유리를 사용하게 되고 그 다음에 코팅되어 있는 유리를 사용하게 되면 획기적으로 건물에서 손실되는 열량을 줄일 수 있는 그런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건축비가 걸림돌입니다.

전체 에너지 소비량을 40% 줄이는데 드는 건축비는 1.1배 정도 더 늘어납니다.

하지만 60%로 줄이면 건축비는 1.2배, 80%의 경우 1.3배나 증가합니다.

화석 연료를 쓰지 않는 건축물을 짓는다면 최대 1.6배까지 늘어납니다.

<인터뷰> 이승복(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연구단장) : "태양광 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적용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 이런 측면세어 제로 에너지 주택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가 풀어야할 숙제들이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20년 정도 앞서 고효율 에너지 주택을 공급했던 유럽.

전문가들이 진단하고 있는 기술력 차이는 10년 정도입니다.

주택 분야에서 에너지 규제를 일찌감치 대폭 강화하면서도 연구 개발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결과입니다.

<인터뷰> 윤용상(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 "(유럽)정부가 지원하는 방법으로 투자비용이 민간에 부담되지 않도록 또는 부담됐다면 반대 급부를 제공하는 그런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용적율이나 고도제한을 완화해줘 민간인들이 투자할 만큼 보존해주는..."

우리나라도 주택 분야에서 에너지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화석연료 사용에 한계가 왔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특히 건물 가운데 화석 연료를 절반 이상 사용하는 주택은 최우선 절약 대상입니다.

<인터뷰> 부경진(에너지경제연구원 녹색성장연구본부) : "석유시대가 종말이 온다고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20년이나 30년 후에는 오일 피크라는 것이 생산 정점에 이르고 그 뒤로 줄어드는데...어떤 사람들은 그것이 급작스럽게 줄수 있다고 하고.."

정부 역시 내년부터 오는 2018년까지 고효율 주택 100만 가구를 보급하기로 했습니다.

또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신축 주택은 외부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도록 할 방침입니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집을 짓는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건설사들의 생존전략으로 자리 잡을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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