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여성들도 나치 학살에 가담했다”

입력 2010.07.1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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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남성 나치 대원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됐던 나치 대학살에서 독일 여성들의 역할이 기존 통념보다 훨씬 컸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로 밝혀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치 학살은 물론 남성들이 주도한 현상이나 독일 뮌헨 루드비히 막시밀리안 대학의 여성 역사학자인 웬디 로워 등의 연구에 따르면 독일 여성들의 참여도 주범으로서든 공범으로서든 수동적인 목격자로서든 기존 견해보다 훨씬 많았다.

로워가 1990년대 초반부터 우크라이나 등지의 독일 전시 기록 등을 조사한 결과 학살이 주로 자행된 나치 점령하 동유럽 지역에 자발적으로 가서 일한 독일 여성은 보수적인 추정으로도 수천 명에 이른다.

이들은 주로 노동계급이나 농민 출신으로 지위 향상의 기회를 찾아 동유럽에 와서 간호사, 교사, 복지사, 통역 등의 업무에 종사했는데, 이 일대 나치 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여성은 5천명 정도로 이는 전체 경비원의 10% 가량을 차지했다.

이들 대부분이 잔학행위를 직접 실행하지는 않았지만, 직접 저지른 여성들은 수용소 소속이 아니라 외부에서 스스로 주도해서 한 경우가 많아 정도가 더욱 심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

SS 친위대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에르나 페트리의 경우 25세 때 폴란드에서 수용소행 열차를 탈출한 6~12살 유대인 어린이 6명을 집에 데려와 남성들에게 자신의 강함을 입증해 보이겠다며 총으로 사살했다.

또 22세 때 우크라이나에 가서 지역 나치당 위원의 비서가 된 요한나 알트바터 젤레는 갓 걸음마를 하는 아기의 머리를 벽에 부딪혀 박살내고 병원 창 밖으로 어린이들을 내던져서 숨지게 하는 등 끔찍한 행위로 악명을 얻었다.

이처럼 직접 학살을 자행한 사람 중 여성은 1~2%에 불과했으나 우크라이나의 집단 총살 현장에서 여성들이 총살 사수들에게 다과를 대접하는 잔치를 베푸는 등 많은 경우 학살 현장 매우 가까이에 여성들이 있었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따라 나치 학살을 성(性)의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학살에서 나치 조직 하급자들의 역할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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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YT “여성들도 나치 학살에 가담했다”
    • 입력 2010-07-18 17:27:08
    연합뉴스
그간 남성 나치 대원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됐던 나치 대학살에서 독일 여성들의 역할이 기존 통념보다 훨씬 컸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로 밝혀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나치 학살은 물론 남성들이 주도한 현상이나 독일 뮌헨 루드비히 막시밀리안 대학의 여성 역사학자인 웬디 로워 등의 연구에 따르면 독일 여성들의 참여도 주범으로서든 공범으로서든 수동적인 목격자로서든 기존 견해보다 훨씬 많았다. 로워가 1990년대 초반부터 우크라이나 등지의 독일 전시 기록 등을 조사한 결과 학살이 주로 자행된 나치 점령하 동유럽 지역에 자발적으로 가서 일한 독일 여성은 보수적인 추정으로도 수천 명에 이른다. 이들은 주로 노동계급이나 농민 출신으로 지위 향상의 기회를 찾아 동유럽에 와서 간호사, 교사, 복지사, 통역 등의 업무에 종사했는데, 이 일대 나치 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여성은 5천명 정도로 이는 전체 경비원의 10% 가량을 차지했다. 이들 대부분이 잔학행위를 직접 실행하지는 않았지만, 직접 저지른 여성들은 수용소 소속이 아니라 외부에서 스스로 주도해서 한 경우가 많아 정도가 더욱 심했다고 볼 수 있다는 것. SS 친위대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어머니인 에르나 페트리의 경우 25세 때 폴란드에서 수용소행 열차를 탈출한 6~12살 유대인 어린이 6명을 집에 데려와 남성들에게 자신의 강함을 입증해 보이겠다며 총으로 사살했다. 또 22세 때 우크라이나에 가서 지역 나치당 위원의 비서가 된 요한나 알트바터 젤레는 갓 걸음마를 하는 아기의 머리를 벽에 부딪혀 박살내고 병원 창 밖으로 어린이들을 내던져서 숨지게 하는 등 끔찍한 행위로 악명을 얻었다. 이처럼 직접 학살을 자행한 사람 중 여성은 1~2%에 불과했으나 우크라이나의 집단 총살 현장에서 여성들이 총살 사수들에게 다과를 대접하는 잔치를 베푸는 등 많은 경우 학살 현장 매우 가까이에 여성들이 있었다. 이 같은 연구 결과에 따라 나치 학살을 성(性)의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학살에서 나치 조직 하급자들의 역할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할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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