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도 넘은 ‘선수 팔아먹기’ 논란

입력 2010.07.20 (17:41) 수정 2010.07.20 (17:4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김시진 감독은 8개 구단 사령탑 중 가장 불행한 감독이다.

김 감독은 20일 팀을 이끌고 갈 차세대 간판타자이자 유격수 강정호와 함께 '넥센의 미래'로 꼽혔던 3루수 황재균을 롯데로 보냈다.

백업 내야수 김민성과 투수 김수화를 받는 1대2 트레이드였는데 김 감독은 이번 협상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일반적으로 선수 트레이드는 구단 경영진과 감독이 긴밀하게 협의해서 단행된다. 하지만 김 감독은 구단의 일방적인 통보만 받았다. 장원삼(삼성), 이현승(두산), 이택근(LG)을 차례로 내보낼 때도 마찬가지였다.

전력의 핵을 다른 팀에 내주면서 반대급부로 데려와야 할 상대팀 선수를 뽑는 과정에서도 구단은 김 감독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매일 냉혹한 승부의 현장에서 경기에만 집중하기에도 빠듯한 현실에서 김 감독은 즉시 전력감을 다른 팀에 보내고 새로 받은 유망주로 공백을 메우고자 빨리 주전급으로 키워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작년 말 장원삼 등 대형 트레이드 3건을 단행하면서 팀의 간판으로 내세운 황재균을 불과 1년도 안 돼 다른 팀으로 보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3~4년 후 우승 전력을 꾸리겠다던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이사의 공언과도 맞지 않는다.

넥센은 시즌 초 황재균을 비롯해 강정호와 투수 강윤구 등을 '트레이드 절대 불가 카드'로 선언하고 팀의 주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강정호, 강윤구는 물론 다른 팀에서 군침을 흘리는 마무리 투수 손승락까지 언제든 트레이드할 가능성이 생겼다.

이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프로야구단에서 한 두 명씩은 꼭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개념이 넥센 히어로즈에서는 사라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20일 SK와 경기를 앞두고 목동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어제 오후 4시쯤 구단 관계자로부터 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트레이드가 끝난 사실은 오늘 아침에 기자의 전화를 받고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레이드와 전력 보강 등은 구단 고유권한이다. 다만 구단과 충분한 사전협의가 있었다면 우리가 정말 필요로 했던 선수를 뽑아올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며 점잖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양 구단끼리는 이번 트레이드가 득이 되는 '윈윈'이라고 말하는 데 감독으로서 할 말이 있겠나. 다만 팀이 있어야 감독도, 선수가 있다"며 녹록지 않은 현실을 견뎌내겠다고 덧붙였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넥센, 도 넘은 ‘선수 팔아먹기’ 논란
    • 입력 2010-07-20 17:41:54
    • 수정2010-07-20 17:44:37
    연합뉴스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김시진 감독은 8개 구단 사령탑 중 가장 불행한 감독이다. 김 감독은 20일 팀을 이끌고 갈 차세대 간판타자이자 유격수 강정호와 함께 '넥센의 미래'로 꼽혔던 3루수 황재균을 롯데로 보냈다. 백업 내야수 김민성과 투수 김수화를 받는 1대2 트레이드였는데 김 감독은 이번 협상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일반적으로 선수 트레이드는 구단 경영진과 감독이 긴밀하게 협의해서 단행된다. 하지만 김 감독은 구단의 일방적인 통보만 받았다. 장원삼(삼성), 이현승(두산), 이택근(LG)을 차례로 내보낼 때도 마찬가지였다. 전력의 핵을 다른 팀에 내주면서 반대급부로 데려와야 할 상대팀 선수를 뽑는 과정에서도 구단은 김 감독의 의견을 묻지 않았다.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매일 냉혹한 승부의 현장에서 경기에만 집중하기에도 빠듯한 현실에서 김 감독은 즉시 전력감을 다른 팀에 보내고 새로 받은 유망주로 공백을 메우고자 빨리 주전급으로 키워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작년 말 장원삼 등 대형 트레이드 3건을 단행하면서 팀의 간판으로 내세운 황재균을 불과 1년도 안 돼 다른 팀으로 보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3~4년 후 우승 전력을 꾸리겠다던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이사의 공언과도 맞지 않는다. 넥센은 시즌 초 황재균을 비롯해 강정호와 투수 강윤구 등을 '트레이드 절대 불가 카드'로 선언하고 팀의 주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강정호, 강윤구는 물론 다른 팀에서 군침을 흘리는 마무리 투수 손승락까지 언제든 트레이드할 가능성이 생겼다. 이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프로야구단에서 한 두 명씩은 꼭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개념이 넥센 히어로즈에서는 사라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20일 SK와 경기를 앞두고 목동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어제 오후 4시쯤 구단 관계자로부터 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트레이드가 끝난 사실은 오늘 아침에 기자의 전화를 받고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트레이드와 전력 보강 등은 구단 고유권한이다. 다만 구단과 충분한 사전협의가 있었다면 우리가 정말 필요로 했던 선수를 뽑아올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며 점잖게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양 구단끼리는 이번 트레이드가 득이 되는 '윈윈'이라고 말하는 데 감독으로서 할 말이 있겠나. 다만 팀이 있어야 감독도, 선수가 있다"며 녹록지 않은 현실을 견뎌내겠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