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대북 압박 효과 있나?

입력 2010.07.26 (07:26) 수정 2010.07.2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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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대북 금융제재와 한미합동군사훈련 등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행동과 태도를 바꿔놓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처라는 게 한국과 미국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감대는 그 어느 때 보다 단단한 한미 동맹 관계에 기초하고 있어 천안함 사건 이후 다소 불안했던 안보 심리에 안도감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북한이 압박을 통해 태도를 바꿀 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그런 선례가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만큼의 고강도 압박이 없었기 때문에 한번 기대해 볼만하다는 것이 한국과 미국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이번 금융 제재 조처는 대북 무기 금수 조처를 명시한 1874호 유엔 결의안에, 북한과의 무역을 금지한 5.24 조치에 이은 것이어서 유래 없이 강력한 폭발력을 갖고 있습니다.



2005년 BDA라는 겨우 마카오에 있는 한 은행과의 거래를 제한했을 때 북한이 보인 반응을 보면 이번 조치에 북한이 받았을 충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당장 ‘핵 억제력에 기초한 보복 성전' 운운하며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반발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성적으로 판단한다면 돌발 행동이 없어야겠지만 지금까지 보여 온 북한의 예측불가성으로 볼 때 불안한 측면도 있습니다. 중국 측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과 거래하고 있는 은행의 상당수가 중국에 있는 은행들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BDA 사태 때는 미국이 BDA를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일시적인 대량 인출 사태로 BDA가 정부 관리로 들어가는 쇠락의 길로 떨어졌습니다.



이번 조치로 중국 은행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미국은 북한과의 거래를 알아서 정리할 2주간의 시간을 이들 은행들에게 주겠다는 것이지만 중국 측이 어떻게 대응할 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북한과 중국의 반발 그 한 가운데에 바로 한국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고조도 문제지만 한중 관계의 악화로 경제적인 불이익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외교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 외교력은 북한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주면서도 중국과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는 방향으로 모아져야 할 것입니다. 강력하면서도 유연한 한미 동맹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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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7-26 07:26:06
    • 수정2010-07-26 16: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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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해설위원]

대북 금융제재와 한미합동군사훈련 등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행동과 태도를 바꿔놓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처라는 게 한국과 미국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감대는 그 어느 때 보다 단단한 한미 동맹 관계에 기초하고 있어 천안함 사건 이후 다소 불안했던 안보 심리에 안도감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북한이 압박을 통해 태도를 바꿀 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그런 선례가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만큼의 고강도 압박이 없었기 때문에 한번 기대해 볼만하다는 것이 한국과 미국의 생각인 것 같습니다. 이번 금융 제재 조처는 대북 무기 금수 조처를 명시한 1874호 유엔 결의안에, 북한과의 무역을 금지한 5.24 조치에 이은 것이어서 유래 없이 강력한 폭발력을 갖고 있습니다.

2005년 BDA라는 겨우 마카오에 있는 한 은행과의 거래를 제한했을 때 북한이 보인 반응을 보면 이번 조치에 북한이 받았을 충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당장 ‘핵 억제력에 기초한 보복 성전' 운운하며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반발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성적으로 판단한다면 돌발 행동이 없어야겠지만 지금까지 보여 온 북한의 예측불가성으로 볼 때 불안한 측면도 있습니다. 중국 측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과 거래하고 있는 은행의 상당수가 중국에 있는 은행들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BDA 사태 때는 미국이 BDA를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일시적인 대량 인출 사태로 BDA가 정부 관리로 들어가는 쇠락의 길로 떨어졌습니다.

이번 조치로 중국 은행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미국은 북한과의 거래를 알아서 정리할 2주간의 시간을 이들 은행들에게 주겠다는 것이지만 중국 측이 어떻게 대응할 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북한과 중국의 반발 그 한 가운데에 바로 한국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고조도 문제지만 한중 관계의 악화로 경제적인 불이익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외교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그 외교력은 북한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주면서도 중국과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는 방향으로 모아져야 할 것입니다. 강력하면서도 유연한 한미 동맹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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