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LH공사, 118조 부채에 ‘허덕’

입력 2010.07.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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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공기업인 토지주택공사, LH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을 감당 못해 허덕대고 있습니다.



이슈 앤 뉴스, 오늘은 위기의 토지주택공사를 집중 해부합니다.



먼저, 자금난으로 LH가 사업중단 결정을 내린 경기도 성남시 구시가지 재개발 지역 실태부터 보시죠.



김건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은 지 20~30년 된 낡은 주택들, 곳곳에 내걸린 펼침막은 이곳이 재개발 사업지임을 말해줍니다.



<녹취> 양연임(성남시 신흥2동) : "불 나면 사람 다 죽게 생겼어요? 안 생겼어요? 2미터 도로..저는 (재개발) 빨리 됐으면 좋겠고.."



하지만, 10년 가까이 추진돼온 성남 구시가지 재개발 사업이 중단 위기에 처했습니다.



LH가 성남시 수정구와 중원구 일대 3개 지역의 재개발사업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신종선 : "신흥2구역재개발 주민대표회의 위원장 "일방적인 통보 자체는 주민을 무시한 처사다..성남시와 LH가 공공책임을 져야 한다."



LH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돼 사업을 계속 진행할 경우 주민들이 오히려 손해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정기 : "LH공사 성남재생직할사업단 보상팀장 "(자기)분담금이 높아진다는 것은 나중에 현금청산 비율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개발 이익을 얻는 것 보다는 오히려 손실을 키우게 되는 상황이 예상이 됩니다."



하지만, 다음달 이후 주민 보상금 등 수십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야 하는 시점을 앞두고 있어서, 빚 부담이 큰 LH가 사업비 부담 때문에 손을 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재개발을 기대했던 주민들, 사업 중단으로 인한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이렇게 사업이 중단되는 곳이 줄줄이 나올 수 있다는 건데요,



박찬형 기자, 토지주택공사가 부채가 도대체 얼마길래 이런 극약처방을 쓰는 겁니까?



<답변>



사업은 많고, 돈은 안 들어오고, 빚은 감당 못할 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현재 LH 부채는 지난달 말 기준 118조 원, 7년 새 6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부채 비율 525%, 8대 공기업 평균 부채비율의 3배가 넘습니다.



하루 내는 이자만 100억원 이나 됩니다.



왜 이렇게 빚이 많을까요?



그동안 정부로부터 떠앉은 사업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전국 414개 사업장에서 무려 425조 원 규모의 사업을 벌여려놨습니다.



2기 신도시 사업만 봐도 13곳 중 이곳 양주 회천 신도시를 비롯해서 모두 4곳의 사업이 보류됐습니다.



110조 원이나 되는 신도시 사업비를 감당하기 벅차기 때문입니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 재정비촉진지구도 사업이 늦어지거나 축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곳을 비롯해서 모두 67곳 도시재생사업 가운데 20여곳의 사업이 진척이 안돼 상당수 사업이 축소될 가능성 높습니다.



이외에도 보금자리와 국민임대, 등이 추진중인데, 막대한 사업비를 감당할 능력이 안됩니다.



<질문>



이렇게 재개발이 중단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LH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는 이른바 악순환에 빠져드는 거 아니겠습니까?



<답변>



먼저 사업지구로 지정된 곳은 보상작업이 연기되거나 사업이 중단되면서 주민들이 토지나 건물에 대한 권리행사를 못한데 따른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대로라면 LH의 빚더미가 앞으로 더 커지고, 결국 국가 경제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김승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판교 신도시 중심에 들어설 복합단지 개발 사업장 부집니다.



총사업비 5조원에 주상복합 아파트와 백화점, 오피스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건물 공사는 중단됐습니다.



시행사는 LH에 내야 할 땅값조차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알파돔시티 재무회계팀장 : "착공을 하고 분양을 하려면 결국은 자금 조달이 돼야 하는데 자금 조달 자체가 지금 거의 막혀있는 단계입니다."



LH의 올해 사업비는 43조 원,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곳곳에서 사업이 중단돼 돈줄이 막히면서조달된 자금은 30%밖에 안됩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현재 118조 정도인 LH의 부채 규모는 4년 후에는 200조 원 정도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기준금리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5%대까지 상승하면 부채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인터뷰> 정성훈(자스경제연구원 원장) : "자체사업과 부채사업을 줄이지 않는 한 국가부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우리나라 국가 위기에도 영향을 미칠수가 있다."



이대로 가면 결국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지만 정부는 아직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질문>



부동산 시장이 이렇게 얼어붙은 상황에서 당장 출구를 찾기 어려워 보이는데, 전면적인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답변>



LH는 현재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오는 10월 초 발표할 예정입니다.



사업의 우선순위도 정하는데 하지만, 지금처럼 많은 사업을 다 하는 건 무리입니다.



방만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물론 늘어난 공사 내부의 기능을 떼어내고 여기에 정부도 해결 방안 마련에 뒷짐만 지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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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7-26 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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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인 토지주택공사, LH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을 감당 못해 허덕대고 있습니다.

이슈 앤 뉴스, 오늘은 위기의 토지주택공사를 집중 해부합니다.

먼저, 자금난으로 LH가 사업중단 결정을 내린 경기도 성남시 구시가지 재개발 지역 실태부터 보시죠.

김건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은 지 20~30년 된 낡은 주택들, 곳곳에 내걸린 펼침막은 이곳이 재개발 사업지임을 말해줍니다.

<녹취> 양연임(성남시 신흥2동) : "불 나면 사람 다 죽게 생겼어요? 안 생겼어요? 2미터 도로..저는 (재개발) 빨리 됐으면 좋겠고.."

하지만, 10년 가까이 추진돼온 성남 구시가지 재개발 사업이 중단 위기에 처했습니다.

LH가 성남시 수정구와 중원구 일대 3개 지역의 재개발사업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신종선 : "신흥2구역재개발 주민대표회의 위원장 "일방적인 통보 자체는 주민을 무시한 처사다..성남시와 LH가 공공책임을 져야 한다."

LH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악화돼 사업을 계속 진행할 경우 주민들이 오히려 손해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이정기 : "LH공사 성남재생직할사업단 보상팀장 "(자기)분담금이 높아진다는 것은 나중에 현금청산 비율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개발 이익을 얻는 것 보다는 오히려 손실을 키우게 되는 상황이 예상이 됩니다."

하지만, 다음달 이후 주민 보상금 등 수십억 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야 하는 시점을 앞두고 있어서, 빚 부담이 큰 LH가 사업비 부담 때문에 손을 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재개발을 기대했던 주민들, 사업 중단으로 인한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 같습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이렇게 사업이 중단되는 곳이 줄줄이 나올 수 있다는 건데요,

박찬형 기자, 토지주택공사가 부채가 도대체 얼마길래 이런 극약처방을 쓰는 겁니까?

<답변>

사업은 많고, 돈은 안 들어오고, 빚은 감당 못할 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현재 LH 부채는 지난달 말 기준 118조 원, 7년 새 6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부채 비율 525%, 8대 공기업 평균 부채비율의 3배가 넘습니다.

하루 내는 이자만 100억원 이나 됩니다.

왜 이렇게 빚이 많을까요?

그동안 정부로부터 떠앉은 사업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전국 414개 사업장에서 무려 425조 원 규모의 사업을 벌여려놨습니다.

2기 신도시 사업만 봐도 13곳 중 이곳 양주 회천 신도시를 비롯해서 모두 4곳의 사업이 보류됐습니다.

110조 원이나 되는 신도시 사업비를 감당하기 벅차기 때문입니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 재정비촉진지구도 사업이 늦어지거나 축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곳을 비롯해서 모두 67곳 도시재생사업 가운데 20여곳의 사업이 진척이 안돼 상당수 사업이 축소될 가능성 높습니다.

이외에도 보금자리와 국민임대, 등이 추진중인데, 막대한 사업비를 감당할 능력이 안됩니다.

<질문>

이렇게 재개발이 중단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물론이고 LH까지 감당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는 이른바 악순환에 빠져드는 거 아니겠습니까?

<답변>

먼저 사업지구로 지정된 곳은 보상작업이 연기되거나 사업이 중단되면서 주민들이 토지나 건물에 대한 권리행사를 못한데 따른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대로라면 LH의 빚더미가 앞으로 더 커지고, 결국 국가 경제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김승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판교 신도시 중심에 들어설 복합단지 개발 사업장 부집니다.

총사업비 5조원에 주상복합 아파트와 백화점, 오피스 빌딩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건물 공사는 중단됐습니다.

시행사는 LH에 내야 할 땅값조차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알파돔시티 재무회계팀장 : "착공을 하고 분양을 하려면 결국은 자금 조달이 돼야 하는데 자금 조달 자체가 지금 거의 막혀있는 단계입니다."

LH의 올해 사업비는 43조 원,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곳곳에서 사업이 중단돼 돈줄이 막히면서조달된 자금은 30%밖에 안됩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현재 118조 정도인 LH의 부채 규모는 4년 후에는 200조 원 정도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기준금리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5%대까지 상승하면 부채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됩니다.

<인터뷰> 정성훈(자스경제연구원 원장) : "자체사업과 부채사업을 줄이지 않는 한 국가부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우리나라 국가 위기에도 영향을 미칠수가 있다."

이대로 가면 결국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지만 정부는 아직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질문>

부동산 시장이 이렇게 얼어붙은 상황에서 당장 출구를 찾기 어려워 보이는데, 전면적인 수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답변>

LH는 현재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오는 10월 초 발표할 예정입니다.

사업의 우선순위도 정하는데 하지만, 지금처럼 많은 사업을 다 하는 건 무리입니다.

방만한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은 물론 늘어난 공사 내부의 기능을 떼어내고 여기에 정부도 해결 방안 마련에 뒷짐만 지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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