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 포수’ 최승환, 설움 씻은 결승타

입력 2010.07.27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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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포수 최승환(32)이 후반기 첫 경기에서 결승타를 때리며 올해 백업으로 밀린 설움도 날려버렸다.

최승환은 2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방문경기에서 3-3으로 맞선 8회초 승부를 가르는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이날 두산은 1회 연속안타로 먼저 두 점을 뽑고도 선발로 내세운 켈빈 히메네스가 초반 흔들리면서 3점을 내줘 고전했다.

7회 고영민의 내야 땅볼로 겨우 동점을 만든 두산 김경문 감독은 8회 선두타자 최준석이 외야 오른쪽 구석으로 흐르는 2루타를 치자 곧장 대주자를 내고는 최승환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한 점이 중요한 상황에서 최승환의 타격을 믿기보다는 억지로라도 한 점을 쥐어짜겠다는 의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최승환은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만한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던 터였다.

올해 주전 안방마님으로 낙점받아 개막전에 포수 마스크를 쓰고 나섰던 최승환은 그러나 3월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신인 포수 양의지가 초반부터 훌륭한 공격력을 뽐내면서 무섭게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최승환은 4월에는 아예 한 차례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6월과 7월에는 타석에 섰지만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무더위에 긴장까지 겹쳐 땀에 범벅이 된 채 타석에 선 최승환은 김경문 감독의 작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초구를 거르고 연달아 번트를 댔지만 모두 파울라인을 벗어났고, 최승환은 아쉬움을 이기지 못하고 하늘을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저 고개를 몇 차례 끄덕이더니 변함없는 표정으로 강공 사인을 새로 냈다. 볼카운트가 몰린 만큼 타격을 믿어보겠다는 뜻.

최승환은 이번에는 감독의 믿음을 배반하지 않았다.

넥센 투수 박준수의 변화구가 밋밋하게 들어오자 좌익수 앞으로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를 만들어냈고, 2루 주자 김재호는 그사이 홈을 밟아 결승점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 최승환의 두 번째 타점이었다.

최승환은 "무조건 주자를 진루시키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운 좋게 상대 투수의 실투가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2000년 LG에 입단해 자리를 잡지 못하고 트레이드되는 등 선수 생활에 우여곡절이 많았던 최승환은 지난해에도 악재가 겹쳐 고생을 많이 했다.

도루저지능력이 좋아 쉽게 주전을 꿰차는 듯했지만 5월 삼성과 경기에서 수비 도중 홈으로 쇄도하던 강봉규와 부딪히면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긴 재활을 이겨내고 결국 팀에 돌아온 지난해처럼, 올해도 최승환은 힘겨운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 애써야 하는 처지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깨끗한 결승타를 때려내면서 최승환은 일단 김경문 감독에게 '무력 시위'를 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승환은 "후반기 특별한 목표는 없다. 벤치 멤버지만, 맡은 임무에 책임감을 갖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흔들림 없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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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업 포수’ 최승환, 설움 씻은 결승타
    • 입력 2010-07-27 22:25:41
    연합뉴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포수 최승환(32)이 후반기 첫 경기에서 결승타를 때리며 올해 백업으로 밀린 설움도 날려버렸다. 최승환은 2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방문경기에서 3-3으로 맞선 8회초 승부를 가르는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이날 두산은 1회 연속안타로 먼저 두 점을 뽑고도 선발로 내세운 켈빈 히메네스가 초반 흔들리면서 3점을 내줘 고전했다. 7회 고영민의 내야 땅볼로 겨우 동점을 만든 두산 김경문 감독은 8회 선두타자 최준석이 외야 오른쪽 구석으로 흐르는 2루타를 치자 곧장 대주자를 내고는 최승환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한 점이 중요한 상황에서 최승환의 타격을 믿기보다는 억지로라도 한 점을 쥐어짜겠다는 의지였다. 그도 그럴 것이, 최승환은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만한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던 터였다. 올해 주전 안방마님으로 낙점받아 개막전에 포수 마스크를 쓰고 나섰던 최승환은 그러나 3월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신인 포수 양의지가 초반부터 훌륭한 공격력을 뽐내면서 무섭게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최승환은 4월에는 아예 한 차례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6월과 7월에는 타석에 섰지만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다. 무더위에 긴장까지 겹쳐 땀에 범벅이 된 채 타석에 선 최승환은 김경문 감독의 작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초구를 거르고 연달아 번트를 댔지만 모두 파울라인을 벗어났고, 최승환은 아쉬움을 이기지 못하고 하늘을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그저 고개를 몇 차례 끄덕이더니 변함없는 표정으로 강공 사인을 새로 냈다. 볼카운트가 몰린 만큼 타격을 믿어보겠다는 뜻. 최승환은 이번에는 감독의 믿음을 배반하지 않았다. 넥센 투수 박준수의 변화구가 밋밋하게 들어오자 좌익수 앞으로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를 만들어냈고, 2루 주자 김재호는 그사이 홈을 밟아 결승점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 최승환의 두 번째 타점이었다. 최승환은 "무조건 주자를 진루시키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운 좋게 상대 투수의 실투가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2000년 LG에 입단해 자리를 잡지 못하고 트레이드되는 등 선수 생활에 우여곡절이 많았던 최승환은 지난해에도 악재가 겹쳐 고생을 많이 했다. 도루저지능력이 좋아 쉽게 주전을 꿰차는 듯했지만 5월 삼성과 경기에서 수비 도중 홈으로 쇄도하던 강봉규와 부딪히면서 왼쪽 무릎 인대를 다쳤다. 긴 재활을 이겨내고 결국 팀에 돌아온 지난해처럼, 올해도 최승환은 힘겨운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 애써야 하는 처지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깨끗한 결승타를 때려내면서 최승환은 일단 김경문 감독에게 '무력 시위'를 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최승환은 "후반기 특별한 목표는 없다. 벤치 멤버지만, 맡은 임무에 책임감을 갖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흔들림 없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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