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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청년층의 절반이 백수…해법은?
입력 2010.07.28 (08:45) 연합뉴스
청년 고용하는 中企에 세제혜택 부여 검토
'경제 선순환구조' 살리는 것이 근본 해법
"장기적으로 미래 생산성 향상 위해 투자"

'이태백(이십 대 태반이 백수)', '장미족(장기간 미취업족)'은 한국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특히 청년층의 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9.5%.

그나마 10%를 넘던 실업률이 인구조사(센서스)를 위한 임시직 고용에 힘입어 한자릿수로 떨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미국 국민 10명 중 1명은 실직자라는 얘기다.

◇ 청년실업 2차대전 당시와 맞먹는 수준

하지만, 한창 일해야 할 젊은이들의 실업 문제는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9월 현재 미국에서 학생을 제외한 16∼24세 연령층의 청년 중 절반이 넘는 52.2%가 실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령대의 젊은이 2명 중 1명이 백수라는 뜻이며, 이는 2차대전 당시의 청년 실업률과 맞먹는 수준이다.

경기가 하강국면을 보였던 1980년대 초와 1990년대 초, 2001년 9.11테러 당시에도 청년 실업률이 50%를 넘은 적은 없었다.

최근 미국 경제가 극심한 경기침체의 터널을 벗어나 미미하게나마 회복의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청년층의 실업 상황은 개선의 조짐을 찾아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기업들의 실적 호전은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리면서 매출이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이 아니라 매출은 부진한 가운데 감원과 비용절감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덕분이기 때문이다.

◇ 기업들, 청년보다 해고 근로자 선호

기업들은 실적이 개선됐어도 사업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과감한 채용이나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채용을 늘려도 금융위기 이후 해고했던 근로자를 다시 채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업무에 숙련된 기술을 가진 해고 근로자를 다시 채용하는 것이 효율성이 훨씬 높기 때문에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층이 일할 자리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의 경제학자 하이디 쉬어홀즈는 "단기간에 빚어진 극도로 비참한 상황"이라며 취업 수준을 다시 끌어올리려면 4~5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최근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실업률이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느린 속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85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년 실업이 미국 경제에 가져올 영향은 너무나도 심각하다.

청년층이 일자리를 구해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자리 잡지 못한다면 경제활동의 중요한 축인 소비가 살아날 수 없게 되고 이는 기업 매출 부진→채용 감소나 임금 삭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기 때문이다.

◇ 고령층 퇴직 연장도 청년실업 부채질

특히 경기침체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고령층이 은퇴를 미루며 경제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청년층의 일자리를 침해하는 요인이다.

EPI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2월에서 올 1월까지 55세 이상의 고용은 8.5%가 늘어났지만, 청년층 고용은 6.3%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PI는 "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으로, 젊은 층은 나이 든 계층보다 실업에 대처할 준비가 덜 되어 있다"면서 "제대로 된 전일제(풀타임) 근무 경험이 없으면 실업보험이나 사회안전망의 혜택을 받을 자격도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미국 청년층에게 암울한 뉴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졸자가 천신만고 끝에 취직에 성공해도 경기가 좋을 때 취직한 선배들에 비해 장기간 저임금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리사 칸 교수는 1980년대 경기침체 이전과 중간, 이후에 대학을 졸업한 백인 남성의 임금을 추적 조사했다.

조사 결과 실업률이 1%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경기침체기의 대졸자들은 호황기의 대졸자보다 졸업 후 첫해 임금을 7∼8%가량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기 대졸자들의 이런 불이익은 졸업 12년차에 임금 차이가 4∼5%였고 심지어 18년 뒤에도 2%의 차이가 나는 등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 미국도 중소기업이 돌파구

전문가들은 당장 급등하는 청년 실업률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미국 전체 일자리의 7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에 대한 고용 촉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노동부 차관보를 지냈던 알 앵그리사니는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직원 100명 이하의 소규모 사업체에 대한 지원책이 빠져 있다면서 청년을 고용하는 중소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소규모 사업체가 600만개를 넘는 만큼 이들이 청년 1명씩만 고용해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득, 소비가 늘어나야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고 임금도 올려주는 것처럼 경제의 선순환이 살아나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점에는 모든 전문가의 진단이 일치하고 있다.

고용 증진 없이 소득 증가가 있을 수 없고 소득 증가 없이 소비 증가가 있을 수 없듯이 기업과 가계, 정부 등 모든 경제활동의 주체가 최소한 회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경제활동에 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핀 킨들랜드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최근 제주도에서 가진 특별강연에서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은 그 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하면서 "미래의 생산성 향상에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미국도 청년층의 절반이 백수…해법은?
    • 입력 2010-07-28 08:45:41
    연합뉴스
청년 고용하는 中企에 세제혜택 부여 검토
'경제 선순환구조' 살리는 것이 근본 해법
"장기적으로 미래 생산성 향상 위해 투자"

'이태백(이십 대 태반이 백수)', '장미족(장기간 미취업족)'은 한국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특히 청년층의 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9.5%.

그나마 10%를 넘던 실업률이 인구조사(센서스)를 위한 임시직 고용에 힘입어 한자릿수로 떨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미국 국민 10명 중 1명은 실직자라는 얘기다.

◇ 청년실업 2차대전 당시와 맞먹는 수준

하지만, 한창 일해야 할 젊은이들의 실업 문제는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9월 현재 미국에서 학생을 제외한 16∼24세 연령층의 청년 중 절반이 넘는 52.2%가 실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령대의 젊은이 2명 중 1명이 백수라는 뜻이며, 이는 2차대전 당시의 청년 실업률과 맞먹는 수준이다.

경기가 하강국면을 보였던 1980년대 초와 1990년대 초, 2001년 9.11테러 당시에도 청년 실업률이 50%를 넘은 적은 없었다.

최근 미국 경제가 극심한 경기침체의 터널을 벗어나 미미하게나마 회복의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청년층의 실업 상황은 개선의 조짐을 찾아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기업들의 실적 호전은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리면서 매출이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이 아니라 매출은 부진한 가운데 감원과 비용절감으로 허리띠를 졸라맨 덕분이기 때문이다.

◇ 기업들, 청년보다 해고 근로자 선호

기업들은 실적이 개선됐어도 사업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과감한 채용이나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으며, 그나마 채용을 늘려도 금융위기 이후 해고했던 근로자를 다시 채용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업무에 숙련된 기술을 가진 해고 근로자를 다시 채용하는 것이 효율성이 훨씬 높기 때문에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층이 일할 자리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미국 경제정책연구소(EPI)의 경제학자 하이디 쉬어홀즈는 "단기간에 빚어진 극도로 비참한 상황"이라며 취업 수준을 다시 끌어올리려면 4~5년은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최근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실업률이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느린 속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850만명에 달하는 실업자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청년 실업이 미국 경제에 가져올 영향은 너무나도 심각하다.

청년층이 일자리를 구해 새로운 소비계층으로 자리 잡지 못한다면 경제활동의 중요한 축인 소비가 살아날 수 없게 되고 이는 기업 매출 부진→채용 감소나 임금 삭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기 때문이다.

◇ 고령층 퇴직 연장도 청년실업 부채질

특히 경기침체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고령층이 은퇴를 미루며 경제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청년층의 일자리를 침해하는 요인이다.

EPI에 따르면 지난 2007년 12월에서 올 1월까지 55세 이상의 고용은 8.5%가 늘어났지만, 청년층 고용은 6.3%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PI는 "이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으로, 젊은 층은 나이 든 계층보다 실업에 대처할 준비가 덜 되어 있다"면서 "제대로 된 전일제(풀타임) 근무 경험이 없으면 실업보험이나 사회안전망의 혜택을 받을 자격도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미국 청년층에게 암울한 뉴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졸자가 천신만고 끝에 취직에 성공해도 경기가 좋을 때 취직한 선배들에 비해 장기간 저임금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리사 칸 교수는 1980년대 경기침체 이전과 중간, 이후에 대학을 졸업한 백인 남성의 임금을 추적 조사했다.

조사 결과 실업률이 1%포인트 높아질 때마다 경기침체기의 대졸자들은 호황기의 대졸자보다 졸업 후 첫해 임금을 7∼8%가량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기 대졸자들의 이런 불이익은 졸업 12년차에 임금 차이가 4∼5%였고 심지어 18년 뒤에도 2%의 차이가 나는 등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 미국도 중소기업이 돌파구

전문가들은 당장 급등하는 청년 실업률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미국 전체 일자리의 7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에 대한 고용 촉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레이건 행정부에서 노동부 차관보를 지냈던 알 앵그리사니는 오바마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직원 100명 이하의 소규모 사업체에 대한 지원책이 빠져 있다면서 청년을 고용하는 중소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소규모 사업체가 600만개를 넘는 만큼 이들이 청년 1명씩만 고용해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득, 소비가 늘어나야 기업들이 고용을 늘리고 임금도 올려주는 것처럼 경제의 선순환이 살아나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점에는 모든 전문가의 진단이 일치하고 있다.

고용 증진 없이 소득 증가가 있을 수 없고 소득 증가 없이 소비 증가가 있을 수 없듯이 기업과 가계, 정부 등 모든 경제활동의 주체가 최소한 회복에 대한 확신을 갖고 경제활동에 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핀 킨들랜드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최근 제주도에서 가진 특별강연에서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은 그 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고 비판하면서 "미래의 생산성 향상에 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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