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론’ 출시 이틀 만에 18억 원 넘어

입력 2010.07.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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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전용 대출상품인 `햇살론'이 출시 이틀간 18억원이 넘는 대출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용등급 최하계층인 10등급 대출자가 전무하고 일부 서민금융사들은 햇살론 취급조차 하지 않아 보완책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다.

◇햇살론 18억 대출..1인당 673만원 대출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햇살론이 출시된 26일 이후 이틀간 270명에게 18억1천800만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673만원이며, 전원 생계자금 대출을 받았다.

취급기관별로는 농협이 148명, 9억8천600만원을 대출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신협 53명(3억7천200만원), 저축은행 40명(2억6천만원), 새마을금고 21명(1억4천800만원), 수협 8명(5천200만원) 등이다.

대출 조건이 까다로운 미소금융에 비해 햇살론은 생계자금 대출이 포함된데다 대출 조건도 완화된 편이어서 향후 대출금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출시 첫날인 26일에는 39명에게 2억6천500만원의 대출이 이뤄지는데 그쳤지만 이튿날인 27일에는 231명, 15억5천2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대출 승인은 나지 않았더라도 대출서류를 접수해 심사를 받고 있는 생계자금 신청자까지 포함하면 대출실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금융위가 집계한 자료에는 사업운영자금이나 창업자금을 신청한 사람들이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도 향후 실적 증가를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사업자금이나 창업자금은 7일간 대출심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토마토저축은행의 경우 26~27일 이틀간 콜센터와 12개 본.지점을 통해 하루 평균 1천여건, 70억원 규모의 대출 상담이 이뤄지고 있으며, 27일까지 8명, 6천100만원의 대출이 실행될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문의전화와 내방객들이 너무 많아 2~3명을 투입해도 일손이 모자랄 정도"라며 "일용직이나 계약직 등 비정규직 직장인이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햇살론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금리 인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자산순위 2위인 한국저축은행 계열은 당초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금리 상한인 13.1%의 이자율을 받겠다고 밝혔다가 이날부터 6등급 11.85%, 10등급 12.24% 등 금리를 대폭 낮췄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선 창구에 사람들이 몰리고 다양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것을 사실"이라며 "다만 이제 이틀이 지났기 때문에 대출실적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다소 이르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10등급 대출 전무..대출취급 안하는 기관도 속출

햇살론 대출이 속속 이뤄지고 있지만 신용등급 최하층에 대한 대출은 전무한 상황이다.

등급별 대출실적은 5등급 이상자 66명(5억1천600만원), 6등급 68명(5억4천400만원), 7등급 77명(5억원), 8등급 42명(2억200만원), 9등급 17명(5천700만원) 등이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10등급과 무등급자에 대한 대출은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

햇살론이 종래 40%대 고금리로 대출을 받아온 저신용자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신용등급 최하층에는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26일부터 상품이 출시됐지만 일선 창구에서 대출 업무 자체를 취급하지 않는 서민금융기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선 창구를 찾았지만 대출 업무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하게 상품을 내놓다 보니 직원 교육 등 사전 준비가 철저하지 못했던 부분에다 일부 금융기관의 경영진이 햇살론 취급 자체를 꺼리는 것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조만간 각 금융권역별 중앙회를 중심으로 대출 실태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분석작업을 진행하고 보완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필요한 서류가 복잡해 창구에서 한 번만에 대출을 받기 어려운 만큼 서류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업운영자금을 신청하려면 금융회사 직원이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사진까지 찍어서 이를 서류에 첨부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창구라고 해봤자 직원도 몇 명 안되는데 사업장까지 방문하기에는 너무 업무부담이 크다"며 "이를 해소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창업자금과 사업운영자금은 창구에서 서류를 접수한 후 지역신보재단에서 일주일 정도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한 달 넘는 심사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연체금리 책정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금융기관별로 연체금리가 없는 곳이 있는가 하면, 20%가 넘는 연체금리를 물리는 곳도 나오는 등 당국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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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살론’ 출시 이틀 만에 18억 원 넘어
    • 입력 2010-07-28 16:22:56
    연합뉴스
서민전용 대출상품인 `햇살론'이 출시 이틀간 18억원이 넘는 대출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용등급 최하계층인 10등급 대출자가 전무하고 일부 서민금융사들은 햇살론 취급조차 하지 않아 보완책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다. ◇햇살론 18억 대출..1인당 673만원 대출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햇살론이 출시된 26일 이후 이틀간 270명에게 18억1천800만원의 대출이 이뤄졌다.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673만원이며, 전원 생계자금 대출을 받았다. 취급기관별로는 농협이 148명, 9억8천600만원을 대출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신협 53명(3억7천200만원), 저축은행 40명(2억6천만원), 새마을금고 21명(1억4천800만원), 수협 8명(5천200만원) 등이다. 대출 조건이 까다로운 미소금융에 비해 햇살론은 생계자금 대출이 포함된데다 대출 조건도 완화된 편이어서 향후 대출금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출시 첫날인 26일에는 39명에게 2억6천500만원의 대출이 이뤄지는데 그쳤지만 이튿날인 27일에는 231명, 15억5천200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대출 승인은 나지 않았더라도 대출서류를 접수해 심사를 받고 있는 생계자금 신청자까지 포함하면 대출실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금융위가 집계한 자료에는 사업운영자금이나 창업자금을 신청한 사람들이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도 향후 실적 증가를 예상케 하는 부분이다. 사업자금이나 창업자금은 7일간 대출심사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토마토저축은행의 경우 26~27일 이틀간 콜센터와 12개 본.지점을 통해 하루 평균 1천여건, 70억원 규모의 대출 상담이 이뤄지고 있으며, 27일까지 8명, 6천100만원의 대출이 실행될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문의전화와 내방객들이 너무 많아 2~3명을 투입해도 일손이 모자랄 정도"라며 "일용직이나 계약직 등 비정규직 직장인이나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문의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햇살론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금리 인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자산순위 2위인 한국저축은행 계열은 당초 신용등급에 관계없이 금리 상한인 13.1%의 이자율을 받겠다고 밝혔다가 이날부터 6등급 11.85%, 10등급 12.24% 등 금리를 대폭 낮췄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선 창구에 사람들이 몰리고 다양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것을 사실"이라며 "다만 이제 이틀이 지났기 때문에 대출실적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다소 이르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10등급 대출 전무..대출취급 안하는 기관도 속출 햇살론 대출이 속속 이뤄지고 있지만 신용등급 최하층에 대한 대출은 전무한 상황이다. 등급별 대출실적은 5등급 이상자 66명(5억1천600만원), 6등급 68명(5억4천400만원), 7등급 77명(5억원), 8등급 42명(2억200만원), 9등급 17명(5천700만원) 등이다. 그러나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10등급과 무등급자에 대한 대출은 한 건도 성사되지 않았다. 햇살론이 종래 40%대 고금리로 대출을 받아온 저신용자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신용등급 최하층에는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26일부터 상품이 출시됐지만 일선 창구에서 대출 업무 자체를 취급하지 않는 서민금융기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일선 창구를 찾았지만 대출 업무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하게 상품을 내놓다 보니 직원 교육 등 사전 준비가 철저하지 못했던 부분에다 일부 금융기관의 경영진이 햇살론 취급 자체를 꺼리는 것도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조만간 각 금융권역별 중앙회를 중심으로 대출 실태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 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한 분석작업을 진행하고 보완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필요한 서류가 복잡해 창구에서 한 번만에 대출을 받기 어려운 만큼 서류 간소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사업운영자금을 신청하려면 금융회사 직원이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사진까지 찍어서 이를 서류에 첨부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창구라고 해봤자 직원도 몇 명 안되는데 사업장까지 방문하기에는 너무 업무부담이 크다"며 "이를 해소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창업자금과 사업운영자금은 창구에서 서류를 접수한 후 지역신보재단에서 일주일 정도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신청자들이 몰리면서 한 달 넘는 심사기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연체금리 책정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금융기관별로 연체금리가 없는 곳이 있는가 하면, 20%가 넘는 연체금리를 물리는 곳도 나오는 등 당국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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