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리비아…지혜롭게 대처해야

입력 2010.07.29 (07:00) 수정 2010.07.2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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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한국과 리비아의 관계가 중대한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리비아 주재 한국대사관 정보담당관이 추방됐습니다. 또 리비아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선교사가 체포된 데 이어 리비아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또 다른 한국인 한 명도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주재하는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 외교관 3명은 전원 철수했습니다.

 


30년간의 우호적인 외교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하면서, 우선적으로 현지 진출 우리 업체들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현재 우리 기업이 리비아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사는 51건, 약 11조원 규모입니다. 리비아는 우리에게 중요한 경제 파트너입니다. 아랍에미리트, 사우디, 알제리에 이어 우리의 네 번째 건설시장입니다.

 

잘 알려진 동아건설의 대수로 공사를 비롯해 지난 30년간 리비아는 우리에게 350억 달러 이상의 사업을 맡겨 왔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이번 사태의 원인은 우리 외교관의 방위산업정보 수집과 관련된 것입니다. 리비아 정부는 한국의 외교관이 자국 관리에게 금품을 주면서 리비아 국가안보와 직결된 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이것이 통상적인 정보수집이었다고 적극 해명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를 위해대통령 특사까지 파견했고, 정보기관 대표단을 추가로 파견해 사태를 수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리비아는 이미 여러 차례 한국에 서운한 감정을 표명해 왔습니다.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에 여러 대규모 사업을 맡겨왔지만 리비아 경제발전을 위한 한국 측의 진지한 협력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리비아에 대한 시각에도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올해 초 리비아는 한국 교과서에 리비아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을 해왔고 리비아 지도자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런 오해와 서운함을 이제 적극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이번 외교적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해야 합니다. 두 나라 간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면 기업들의 피해는 물론, 향후 더 큰 경제협력에도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 외교가 문화적 교류에는 소홀한 채 지나치게 경제 분야에만 너무 집중되지 않았나 하는 점도 반드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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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리비아…지혜롭게 대처해야
    • 입력 2010-07-29 07:00:32
    • 수정2010-07-29 17:47:47
    뉴스광장 1부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한국과 리비아의 관계가 중대한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리비아 주재 한국대사관 정보담당관이 추방됐습니다. 또 리비아 대학에 재학 중인 한국인 선교사가 체포된 데 이어 리비아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또 다른 한국인 한 명도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주재하는 리비아 경제협력대표부 외교관 3명은 전원 철수했습니다.
 

30년간의 우호적인 외교관계가 단절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하면서, 우선적으로 현지 진출 우리 업체들에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현재 우리 기업이 리비아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사는 51건, 약 11조원 규모입니다. 리비아는 우리에게 중요한 경제 파트너입니다. 아랍에미리트, 사우디, 알제리에 이어 우리의 네 번째 건설시장입니다.
 
잘 알려진 동아건설의 대수로 공사를 비롯해 지난 30년간 리비아는 우리에게 350억 달러 이상의 사업을 맡겨 왔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이번 사태의 원인은 우리 외교관의 방위산업정보 수집과 관련된 것입니다. 리비아 정부는 한국의 외교관이 자국 관리에게 금품을 주면서 리비아 국가안보와 직결된 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이것이 통상적인 정보수집이었다고 적극 해명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를 위해대통령 특사까지 파견했고, 정보기관 대표단을 추가로 파견해 사태를 수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리비아는 이미 여러 차례 한국에 서운한 감정을 표명해 왔습니다.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에 여러 대규모 사업을 맡겨왔지만 리비아 경제발전을 위한 한국 측의 진지한 협력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리비아에 대한 시각에도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올해 초 리비아는 한국 교과서에 리비아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을 해왔고 리비아 지도자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런 오해와 서운함을 이제 적극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이번 외교적 갈등을 지혜롭게 해결해야 합니다. 두 나라 간 불편한 관계가 지속되면 기업들의 피해는 물론, 향후 더 큰 경제협력에도 차질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 외교가 문화적 교류에는 소홀한 채 지나치게 경제 분야에만 너무 집중되지 않았나 하는 점도 반드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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