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봉은 천상 코미디언…항상 웃음 주려했다”

입력 2010.07.2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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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맨쇼의 달인’ 원로 코미디언 백남봉(본명 박두식)의 별세 소식에 선후배 코미디언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백남봉이 타고난 코미디언으로 항상 노력하고 주변을 챙기는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원로 코미디언 이상해는 29일 "그런 좋은 양반이 가셔서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코미디언으로서 항상 노력하던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분은 웃기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자는 사람을 깨워서라도 웃기려고 했어요. 형님과 잘 때는 잠을 못잘까봐 두려웠어요. 후배들과 함께 자다가도 ’야 이렇게 하면 웃기겠다’ 그러면서 혼자 일어나서는 우리 앞에서 원맨쇼를 했어요. 우리가 웃을 때까지 하니까 웃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그는 백남봉이 아이디어가 있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원맨쇼를 했다고 전했다.



"다른 연예인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공연갈 때도 버스 안에서 원맨쇼를 했어요. 아마 연예인 중에 그런 사람은 형님이 유일할 거에요. 쇼가 끝나면 모자를 들고 돈을 걷으러 다녔어요. 그리고 나서 휴게소에서 맛있는 것을 사서 연예인들 나눠주고 운전기사도 챙겨주고 그랬어요. 항상 남을 챙기는 양반이었는데.."



그는 "나를 만나면 항상 ’제수씨 잘 있느냐. 제수씨한테 잘해라’라고 안부를 묻고 주변의 어려운 후배도 많이 도와주셨다"며 "주위 사람과 모가 나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엄용수 코미디협회장도 "애석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애도했다.



그는 "원맨쇼를 오랫동안 해서 다른 코미디언들과 함께 연기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몇년 전 코미디협회에 가입한 후 각종 행사에 열심히 참석하면서 외롭고 힘든 연기자들을 격려했다"고 말했다.



엄용수는 백남봉이 어린 시절 우상이었다고 했다.



"선생님은 45년동안 정상을 지키신 분이에요. 제가 중학교 때 코미디언이 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때 선생님은 정상의 코미디언이었죠. 선생님은 코미디언으로서 긍지를 갖고 있었고, 코미디언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좋은 직업이란 걸 후배들에게 항상 강조했습니다."



백남봉은 코미디언들을 웃기는 코미디언이었다.



엄용수는 "보통 우리 후배들도 잘 안 하려고 하는데 선생님은 후배들 앞에서도 쇼하는 것을 즐겼다"며 "항상 ’내가 고아원에서 자라 얘깃거리가 많다’며 웃기려고 했다"고 회고했다.



"남보원 선생님과 웬만한 회갑잔치는 다 독식하다시피 하셨어요. 성대모사부터 노래, 춤이 다 되니까 어르신들이 좋아하셨죠."



코미디언 임하룡도 "코미디언이 천직인 분이셨다"며 "코미디언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항상 웃음을 주려고 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10여년전에 축구팀을 함께 할 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뵈었는데 항상 분위기를 밝게 해주셨다"며 "후배들 앞에서 원맨쇼도 꺼리지 않았다. 남보원 선생님과 두 분이 후배들 앞에서 웃기는 데 서로 지지 않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며칠 전 다시 좋아지셨다는 기사를 보고 안도했는데 오늘 소식 듣고 깜짝 놀랐다"며 "생전에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봉원은 "옆에서 지켜볼 때 매사 열심히 사신 분이었다"며 "말년에는 후배들에게 자전거를 타라고 권유를 많이 하셨는데 본인이 자전거 타고 넘어지고 다치면서도 건강을 위해 계속 열심히 타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대모사에서 최고셨는데 내가 보기에 성대모사를 한다는 것은 지능지수가 높다는 증거다. 그만큼 똑똑해야 남의 흉내를 낼 수 있는 것"이라며 "갈매기, 뱃고동 소리부터 팔도방언까지 두루 하셨으니 대단히 머리가 좋으셨던 분"이라고 덧붙였다.



고인은 폐암으로 투병 중 이날 오전 8시40분께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2008년 늑막염 수술 중 암세포가 발견돼 폐암진단을 받은 고인은 경기도 한 재활원에서 요양하다 최근 병세가 악화해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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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봉은 천상 코미디언…항상 웃음 주려했다”
    • 입력 2010-07-29 12:58:35
    연합뉴스
 ’원맨쇼의 달인’ 원로 코미디언 백남봉(본명 박두식)의 별세 소식에 선후배 코미디언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백남봉이 타고난 코미디언으로 항상 노력하고 주변을 챙기는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원로 코미디언 이상해는 29일 "그런 좋은 양반이 가셔서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코미디언으로서 항상 노력하던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분은 웃기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자는 사람을 깨워서라도 웃기려고 했어요. 형님과 잘 때는 잠을 못잘까봐 두려웠어요. 후배들과 함께 자다가도 ’야 이렇게 하면 웃기겠다’ 그러면서 혼자 일어나서는 우리 앞에서 원맨쇼를 했어요. 우리가 웃을 때까지 하니까 웃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그는 백남봉이 아이디어가 있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원맨쇼를 했다고 전했다.

"다른 연예인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공연갈 때도 버스 안에서 원맨쇼를 했어요. 아마 연예인 중에 그런 사람은 형님이 유일할 거에요. 쇼가 끝나면 모자를 들고 돈을 걷으러 다녔어요. 그리고 나서 휴게소에서 맛있는 것을 사서 연예인들 나눠주고 운전기사도 챙겨주고 그랬어요. 항상 남을 챙기는 양반이었는데.."

그는 "나를 만나면 항상 ’제수씨 잘 있느냐. 제수씨한테 잘해라’라고 안부를 묻고 주변의 어려운 후배도 많이 도와주셨다"며 "주위 사람과 모가 나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기억했다.

엄용수 코미디협회장도 "애석한 마음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애도했다.

그는 "원맨쇼를 오랫동안 해서 다른 코미디언들과 함께 연기할 기회가 별로 없었는데 몇년 전 코미디협회에 가입한 후 각종 행사에 열심히 참석하면서 외롭고 힘든 연기자들을 격려했다"고 말했다.

엄용수는 백남봉이 어린 시절 우상이었다고 했다.

"선생님은 45년동안 정상을 지키신 분이에요. 제가 중학교 때 코미디언이 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때 선생님은 정상의 코미디언이었죠. 선생님은 코미디언으로서 긍지를 갖고 있었고, 코미디언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좋은 직업이란 걸 후배들에게 항상 강조했습니다."

백남봉은 코미디언들을 웃기는 코미디언이었다.

엄용수는 "보통 우리 후배들도 잘 안 하려고 하는데 선생님은 후배들 앞에서도 쇼하는 것을 즐겼다"며 "항상 ’내가 고아원에서 자라 얘깃거리가 많다’며 웃기려고 했다"고 회고했다.

"남보원 선생님과 웬만한 회갑잔치는 다 독식하다시피 하셨어요. 성대모사부터 노래, 춤이 다 되니까 어르신들이 좋아하셨죠."

코미디언 임하룡도 "코미디언이 천직인 분이셨다"며 "코미디언으로서 사명감을 갖고 항상 웃음을 주려고 했다"고 기억했다.

그는 "10여년전에 축구팀을 함께 할 때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뵈었는데 항상 분위기를 밝게 해주셨다"며 "후배들 앞에서 원맨쇼도 꺼리지 않았다. 남보원 선생님과 두 분이 후배들 앞에서 웃기는 데 서로 지지 않으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며칠 전 다시 좋아지셨다는 기사를 보고 안도했는데 오늘 소식 듣고 깜짝 놀랐다"며 "생전에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봉원은 "옆에서 지켜볼 때 매사 열심히 사신 분이었다"며 "말년에는 후배들에게 자전거를 타라고 권유를 많이 하셨는데 본인이 자전거 타고 넘어지고 다치면서도 건강을 위해 계속 열심히 타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대모사에서 최고셨는데 내가 보기에 성대모사를 한다는 것은 지능지수가 높다는 증거다. 그만큼 똑똑해야 남의 흉내를 낼 수 있는 것"이라며 "갈매기, 뱃고동 소리부터 팔도방언까지 두루 하셨으니 대단히 머리가 좋으셨던 분"이라고 덧붙였다.

고인은 폐암으로 투병 중 이날 오전 8시40분께 향년 71세로 별세했다. 2008년 늑막염 수술 중 암세포가 발견돼 폐암진단을 받은 고인은 경기도 한 재활원에서 요양하다 최근 병세가 악화해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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