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위기 걷어낸 ‘벌떼 불펜’의 진가

입력 2010.08.0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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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안 좋지. 우리는 지금 최악의 상황이야."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김성근(68) 감독은 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를 앞두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초반부터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던 SK는 최근 들어 주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달 20일 넥센과 목동 경기를 시작으로 LG, KIA와 경기까지 내리 세 차례 3연전에서 1승2패만을 거뒀다. 올해 두 번째로 4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박정권과 나주환 등이 부상으로 빠진 타선은 두 번이나 1점도 내지 못하며 허덕였고, 마운드 역시 선발과 계투진을 가릴 것 없이 하나같이 부진했다.

전체적으로 팀 전력이 가라앉은 상황에서 최근 상승세를 탄 삼성과 대구 3연전을 맞은 만큼, 독주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낄 만했다.

선동열(47) 삼성 감독도 "(SK와 만나면 늘 1승2패가 목표였는데) 이번엔 2승1패로 하겠다"며 은근히 자신감을 보였다.

어려운 상황에서 SK 특유의 '벌떼 불펜'이 팀을 구했다.

3일 경기에서 SK는 선발 게리 글로버가 초반 2점을 먼저 내주며 흔들렸다.

삼성 선발 장원삼이 6회 마운드를 내려올 때 점수는 2-3으로 SK에 불리했다. 특히 삼성 계투진은 경기를 앞서고 있을 때 절대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철벽'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어 분위기는 더욱 안 좋았다.

그러나 최동수의 희생플라이와 김강민의 2점 홈런 등으로 전세를 뒤집는 사이 SK 불펜은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글로버가 2⅓이닝밖에 던지지 못하고 내려왔지만, 전병두-이승호-정우람-정대현으로 이어진 벌떼 마운드는 6⅔이닝 동안 6안타와 4사구 3개를 허용하면서도 2점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꿋꿋하게 버텼다.

특히 이승호는 7회 몸에 맞는 공과 볼넷 세 개를 내주는 등 2사 만루 위기에서 채태인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특히 최강으로 꼽히는 삼성 계투진과 맞대결에서 거둔 승리이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삼성 역시 6회부터 정현욱과 안지만 등을 잇달아 투입하며 승리 굳히기에 나섰지만,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투구 내용은 압도적인 수준이 아니었지만, 자원이 많은 SK가 불펜의 '두께'에서 앞섰다.

김성근 감독도 "전병두가 시합을 만들어줬고 이승호를 투입한 것이 성공적이었다"라며 흡족해했다.

SK는 아직 선발 보직에 자리를 잡지 못한 송은범을 4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5일에는 7월 평균자책점 4.05로 흔들린 카도쿠라 켄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삼성과 남은 두 경기에서도 계투진의 활약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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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위기 걷어낸 ‘벌떼 불펜’의 진가
    • 입력 2010-08-04 11:25:37
    연합뉴스
"다 안 좋지. 우리는 지금 최악의 상황이야."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김성근(68) 감독은 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를 앞두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초반부터 압도적인 1위를 질주하던 SK는 최근 들어 주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난달 20일 넥센과 목동 경기를 시작으로 LG, KIA와 경기까지 내리 세 차례 3연전에서 1승2패만을 거뒀다. 올해 두 번째로 4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박정권과 나주환 등이 부상으로 빠진 타선은 두 번이나 1점도 내지 못하며 허덕였고, 마운드 역시 선발과 계투진을 가릴 것 없이 하나같이 부진했다. 전체적으로 팀 전력이 가라앉은 상황에서 최근 상승세를 탄 삼성과 대구 3연전을 맞은 만큼, 독주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낄 만했다. 선동열(47) 삼성 감독도 "(SK와 만나면 늘 1승2패가 목표였는데) 이번엔 2승1패로 하겠다"며 은근히 자신감을 보였다. 어려운 상황에서 SK 특유의 '벌떼 불펜'이 팀을 구했다. 3일 경기에서 SK는 선발 게리 글로버가 초반 2점을 먼저 내주며 흔들렸다. 삼성 선발 장원삼이 6회 마운드를 내려올 때 점수는 2-3으로 SK에 불리했다. 특히 삼성 계투진은 경기를 앞서고 있을 때 절대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철벽'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어 분위기는 더욱 안 좋았다. 그러나 최동수의 희생플라이와 김강민의 2점 홈런 등으로 전세를 뒤집는 사이 SK 불펜은 삼성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글로버가 2⅓이닝밖에 던지지 못하고 내려왔지만, 전병두-이승호-정우람-정대현으로 이어진 벌떼 마운드는 6⅔이닝 동안 6안타와 4사구 3개를 허용하면서도 2점밖에 허용하지 않으며 꿋꿋하게 버텼다. 특히 이승호는 7회 몸에 맞는 공과 볼넷 세 개를 내주는 등 2사 만루 위기에서 채태인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특히 최강으로 꼽히는 삼성 계투진과 맞대결에서 거둔 승리이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삼성 역시 6회부터 정현욱과 안지만 등을 잇달아 투입하며 승리 굳히기에 나섰지만,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투구 내용은 압도적인 수준이 아니었지만, 자원이 많은 SK가 불펜의 '두께'에서 앞섰다. 김성근 감독도 "전병두가 시합을 만들어줬고 이승호를 투입한 것이 성공적이었다"라며 흡족해했다. SK는 아직 선발 보직에 자리를 잡지 못한 송은범을 4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5일에는 7월 평균자책점 4.05로 흔들린 카도쿠라 켄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삼성과 남은 두 경기에서도 계투진의 활약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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