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체육 특기자 ‘교육 바람’ 눈길

입력 2010.08.08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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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스포츠 정상화를 위한 주말리그가 잇따라 도입되는 가운데 일부 대학에서 체육 특기자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 선보이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주말리그는 학생 선수의 수업권을 보장하려고 마련되고 있으며 지난해 축구에서 먼저 도입됐다. 농구와 아이스하키로 확산했고 야구도 2011년부터 고등학교의 토너먼트 대회를 주말리그로 전환할 계획이다.

와중에 대학에서도 체육 특기를 인정받아 입학한 학생의 교양 지식을 풍부하게 해 주기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이다.

이런 움직임의 선두 주자는 수영 간판스타 박태환과 쇼트트랙의 이정수 등이 다니는 단국대다.

야구, 축구, 농구, 빙상, 스키, 조정, 럭비부 등 9개 운동부를 거느린 단국대는 지난해부터 '체육특기자 인증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체육특기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올해는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했으며 오는 13일까지 3주 동안 이어진다. 지난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이정수, 김성일 등 130여 명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박태환처럼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훈련을 소화하는 선수는 빠졌다.

프로그램은 학년별로 실시하며 1, 3학년은 3과목, 2학년은 4과목을 이수한다. 이수하지 못한 과목은 4학년 때 이수하게 되며 총 10과목을 듣고 나면 특기자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과목은 철저하게 체육 특기자의 눈높이에 맞춰 짰다. 스포츠 대학영어, 한자와 고사성어, 체육실습, 문서작성과 인터넷 활용 등으로 구성됐으며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졸업 때 성적표에 프로그램 이수 사실이 표기된다.

단국대는 지난해 이 프로그램을 마친 뒤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자체 평가를 했다. 수강생 14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돌려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도 조사했다.

수강생은 프로그램의 유용성에 대해 5점 만점에 3.77점을 매기는 등 대체로 후한 점수를 줬다. '훈련에 지장이 있다', '내용이 어렵다'는 불만도 나왔지만 '학업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미래 설계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많았다.

최재석 단국대 체육부장은 "장호성 총장께서 '우리 대학을 졸업한 운동선수가 사회에 나가서 글도 제대로 못 읽는다는 소리를 듣게 할 수는 없다'라며 기초 지식을 익힐 수 있게끔 별도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했다"라며 "비슷한 수준끼리 모여 교육을 받는 만큼 수업 분위기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체육 특기생 90여 명을 거느린 중앙대는 단국대의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서 도입했다.

여름과 겨울 각 2주씩 하루 6시간의 프로그램을 짰다. 지난해 겨울부터 시도되고 있는 '체육 특기자 졸업 인증제'다.

김희주 중앙대 체육부 팀장은 "선수들은 주중에도 경기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일반 수업을 받기가 무척 어렵다"라며 "단국대의 프로그램을 기초로 삼아서 중앙대의 실정에 맞게 재편했다"라고 말했다.

중앙대의 졸업 인증제는 단국대의 프로그램보다 엄격하다. 이 프로그램을 마쳐야 재학 중 조기 취업을 할 수 있게 했다.

김 팀장은 "어떻게 해서든 체육 특기자의 교양을 길러주려고 이런 제도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세대는 방학 때 별도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대신 평소 수업을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정규 수업을 반드시 듣게 하고 있고 토요일에는 특기자를 위한 과목을 마련했다.

고려대도 체육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이 오후에 연습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끔 오전에 관련 수업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가에서 서서히 이는 학원 교육 정상화의 움직임이 어떤 결실을 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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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 체육 특기자 ‘교육 바람’ 눈길
    • 입력 2010-08-08 07:23:21
    연합뉴스
학원 스포츠 정상화를 위한 주말리그가 잇따라 도입되는 가운데 일부 대학에서 체육 특기자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이 선보이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주말리그는 학생 선수의 수업권을 보장하려고 마련되고 있으며 지난해 축구에서 먼저 도입됐다. 농구와 아이스하키로 확산했고 야구도 2011년부터 고등학교의 토너먼트 대회를 주말리그로 전환할 계획이다. 와중에 대학에서도 체육 특기를 인정받아 입학한 학생의 교양 지식을 풍부하게 해 주기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이다. 이런 움직임의 선두 주자는 수영 간판스타 박태환과 쇼트트랙의 이정수 등이 다니는 단국대다. 야구, 축구, 농구, 빙상, 스키, 조정, 럭비부 등 9개 운동부를 거느린 단국대는 지난해부터 '체육특기자 인증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체육특기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올해는 지난달 26일부터 시작했으며 오는 13일까지 3주 동안 이어진다. 지난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이정수, 김성일 등 130여 명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박태환처럼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훈련을 소화하는 선수는 빠졌다. 프로그램은 학년별로 실시하며 1, 3학년은 3과목, 2학년은 4과목을 이수한다. 이수하지 못한 과목은 4학년 때 이수하게 되며 총 10과목을 듣고 나면 특기자 인증을 받을 수 있다. 과목은 철저하게 체육 특기자의 눈높이에 맞춰 짰다. 스포츠 대학영어, 한자와 고사성어, 체육실습, 문서작성과 인터넷 활용 등으로 구성됐으며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졸업 때 성적표에 프로그램 이수 사실이 표기된다. 단국대는 지난해 이 프로그램을 마친 뒤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자체 평가를 했다. 수강생 14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돌려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도 조사했다. 수강생은 프로그램의 유용성에 대해 5점 만점에 3.77점을 매기는 등 대체로 후한 점수를 줬다. '훈련에 지장이 있다', '내용이 어렵다'는 불만도 나왔지만 '학업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미래 설계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도 많았다. 최재석 단국대 체육부장은 "장호성 총장께서 '우리 대학을 졸업한 운동선수가 사회에 나가서 글도 제대로 못 읽는다는 소리를 듣게 할 수는 없다'라며 기초 지식을 익힐 수 있게끔 별도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했다"라며 "비슷한 수준끼리 모여 교육을 받는 만큼 수업 분위기도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체육 특기생 90여 명을 거느린 중앙대는 단국대의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서 도입했다. 여름과 겨울 각 2주씩 하루 6시간의 프로그램을 짰다. 지난해 겨울부터 시도되고 있는 '체육 특기자 졸업 인증제'다. 김희주 중앙대 체육부 팀장은 "선수들은 주중에도 경기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일반 수업을 받기가 무척 어렵다"라며 "단국대의 프로그램을 기초로 삼아서 중앙대의 실정에 맞게 재편했다"라고 말했다. 중앙대의 졸업 인증제는 단국대의 프로그램보다 엄격하다. 이 프로그램을 마쳐야 재학 중 조기 취업을 할 수 있게 했다. 김 팀장은 "어떻게 해서든 체육 특기자의 교양을 길러주려고 이런 제도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세대는 방학 때 별도의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대신 평소 수업을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 정규 수업을 반드시 듣게 하고 있고 토요일에는 특기자를 위한 과목을 마련했다. 고려대도 체육특기자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이 오후에 연습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끔 오전에 관련 수업을 집중적으로 배치하고 있다. 이처럼 대학가에서 서서히 이는 학원 교육 정상화의 움직임이 어떤 결실을 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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