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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고민되는 정부…한은 또 움직이나
입력 2010.08.08 (07:45) 연합뉴스
식품가격과 공공요금에서 하반기 이후 물가 상승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이 식품가격을 통해 물가를 상승시키는 `애그플레이션'은 정부로서도 뾰족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지금껏 인상을 억제해 온 공공요금도 `요금 현실화' 논리에 부딪혀 점진적인 인상을 용인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일단 지방자치단체가 추가적인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공공요금 인상은 다른 물가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한은 내부에서는 물가를 잡으려면 결국 기준금리를 올려 총수요를 조절하는 방식을 동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식품 물가의 높은 상승률과 세계 곡물 시장의 돌발 변수가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지도 주목된다.



◇정부 "지자체 공공요금 추가인상 억제"

정부의 물가 고민이 깊어지는 배경은 잔뜩 억눌려 있던 물가가 한꺼번에 튀어 올라 금융 긴축과 경기 상승세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에 있다. 물가 불안은 국정 운영의 기치로 내건 `친서민'과도 맞지 않는다.

정부는 우선 대표적 공공요금인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을 올리면서 무거워진 물가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도록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요금은 예산과 연계해 되도록 억누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가 올린 전기, 도시가스, 시외.고속버스 운임 외에 지자체가 상하수도, 시내.시외버스 운임 등 다른 공공요금을 올해 안에 추가로 인상하기는 어렵게 됐다.

물론 전북과 같은 일부 지자체에서 시내.시외버스 요금을 올리기로 했으나 행정안전부 등이 지자체 공공요금에 대해 지방교부금 연동하는 방식 등으로 인상을 억제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지방의회 또한 지자체 주민의 고통을 가중하는 공공요금의 추가 인상에 대해 반대하고 있어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요금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일례로 광주광역시는 하반기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8일 "중앙정부가 담당하는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지자체 담당 공공요금도 연달아 오르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크지만, 지자체가 공공요금을 올리면 지방교부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연동시킬 방침이어서 무리하게 요금 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들어 소비자 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중후반대 상승률을 보였으나 공공요금은 1.5% 정도 오르는 데 그쳐 공공요금이 물가 인상의 주범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 애썼다.

정부 관계자는 "각 부처의 요구 사항을 모아 공공요금 인상 폭을 최소화함으로써 물가 상승을 억제했다"며 "올해 7월까지 전체 물가가 2% 중반 이상 오르는 가운데 공공요금 상승률이 1%대에 그친 점만 봐도 그렇다"고 말했다.



◇한은 "문제는 식품물가..돌발변수도 주목"

한은은 공공요금 인상도 문제지만 누구나 자주 구입하는 식품물가의 무서운 상승세야말로 진짜 경계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비록 올해 들어 7월까지 줄곧 2%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는 모든 품목을 망라해 지수화한 것으로, 체감 물가와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지수에는 몇 년에 한 번 사는 게 보통인 TV, 냉장고 같은 품목까지 포함되지만 식품물가는 일상적으로 접하고 소비자의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하는 그야말로 `생활비'인 셈이다.

특히 최근의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가뜩이나 많이 오른 식품물가를 더욱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판단이다.

신운 한은 물가분석팀장은 "곡물은 다른 원자재보다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세다"며 "금속 가격은 주로 산업용으로 쓰이기 때문에 소비자물가로 미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곡물은 그 자체가 최종 소비재이거나 간단한 가공을 거쳐 식품과 외식비 등에 광범위하고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신 팀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은 내년까지 꾸준히 오를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는 곡물가격이 안정돼 물가상승 압력의 `완충판'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곡물가격에는 예기치 못한 변수가 많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올해 초 국내 이상기후로 농수산물 가격이 폭등한 데 이어 이번에는 세계적인 곡물 주산지의 기상 악화로 곡물가격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결국 물가만 놓고 보면 정부가 기울이는 억제 노력에도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데 별로 이견이 없다. 더구나 나라 안팎에서 물가의 돌발 변수가 속출하면서 인상 시기가 생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물론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는 물가뿐 아니라 경기 흐름, 고용, 세계 경제, 부동산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오는 12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일단 묶어둘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아직 더 많다.

그렇더라도 최근 기미가 엿보이는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냄으로써 기준금리가 재차 인상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 물가 고민되는 정부…한은 또 움직이나
    • 입력 2010-08-08 07:45:09
    연합뉴스
식품가격과 공공요금에서 하반기 이후 물가 상승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제 곡물가격이 식품가격을 통해 물가를 상승시키는 `애그플레이션'은 정부로서도 뾰족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지금껏 인상을 억제해 온 공공요금도 `요금 현실화' 논리에 부딪혀 점진적인 인상을 용인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일단 지방자치단체가 추가적인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공공요금 인상은 다른 물가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한은 내부에서는 물가를 잡으려면 결국 기준금리를 올려 총수요를 조절하는 방식을 동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식품 물가의 높은 상승률과 세계 곡물 시장의 돌발 변수가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지도 주목된다.



◇정부 "지자체 공공요금 추가인상 억제"

정부의 물가 고민이 깊어지는 배경은 잔뜩 억눌려 있던 물가가 한꺼번에 튀어 올라 금융 긴축과 경기 상승세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에 있다. 물가 불안은 국정 운영의 기치로 내건 `친서민'과도 맞지 않는다.

정부는 우선 대표적 공공요금인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을 올리면서 무거워진 물가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도록 지방자치단체의 공공요금은 예산과 연계해 되도록 억누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가 올린 전기, 도시가스, 시외.고속버스 운임 외에 지자체가 상하수도, 시내.시외버스 운임 등 다른 공공요금을 올해 안에 추가로 인상하기는 어렵게 됐다.

물론 전북과 같은 일부 지자체에서 시내.시외버스 요금을 올리기로 했으나 행정안전부 등이 지자체 공공요금에 대해 지방교부금 연동하는 방식 등으로 인상을 억제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지방의회 또한 지자체 주민의 고통을 가중하는 공공요금의 추가 인상에 대해 반대하고 있어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요금 인상을 추진할 가능성은 작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일례로 광주광역시는 하반기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8일 "중앙정부가 담당하는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지자체 담당 공공요금도 연달아 오르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크지만, 지자체가 공공요금을 올리면 지방교부금을 줄이는 방식으로 연동시킬 방침이어서 무리하게 요금 인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 들어 소비자 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중후반대 상승률을 보였으나 공공요금은 1.5% 정도 오르는 데 그쳐 공공요금이 물가 인상의 주범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 애썼다.

정부 관계자는 "각 부처의 요구 사항을 모아 공공요금 인상 폭을 최소화함으로써 물가 상승을 억제했다"며 "올해 7월까지 전체 물가가 2% 중반 이상 오르는 가운데 공공요금 상승률이 1%대에 그친 점만 봐도 그렇다"고 말했다.



◇한은 "문제는 식품물가..돌발변수도 주목"

한은은 공공요금 인상도 문제지만 누구나 자주 구입하는 식품물가의 무서운 상승세야말로 진짜 경계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비록 올해 들어 7월까지 줄곧 2%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는 모든 품목을 망라해 지수화한 것으로, 체감 물가와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지수에는 몇 년에 한 번 사는 게 보통인 TV, 냉장고 같은 품목까지 포함되지만 식품물가는 일상적으로 접하고 소비자의 인플레이션 심리를 자극하는 그야말로 `생활비'인 셈이다.

특히 최근의 국제 곡물가격 상승세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가뜩이나 많이 오른 식품물가를 더욱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판단이다.

신운 한은 물가분석팀장은 "곡물은 다른 원자재보다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세다"며 "금속 가격은 주로 산업용으로 쓰이기 때문에 소비자물가로 미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곡물은 그 자체가 최종 소비재이거나 간단한 가공을 거쳐 식품과 외식비 등에 광범위하고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신 팀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은 내년까지 꾸준히 오를 수밖에 없다"며 "지금까지는 곡물가격이 안정돼 물가상승 압력의 `완충판'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곡물가격에는 예기치 못한 변수가 많다는 점도 골칫거리다. 올해 초 국내 이상기후로 농수산물 가격이 폭등한 데 이어 이번에는 세계적인 곡물 주산지의 기상 악화로 곡물가격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결국 물가만 놓고 보면 정부가 기울이는 억제 노력에도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데 별로 이견이 없다. 더구나 나라 안팎에서 물가의 돌발 변수가 속출하면서 인상 시기가 생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물론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는 물가뿐 아니라 경기 흐름, 고용, 세계 경제, 부동산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오는 12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일단 묶어둘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아직 더 많다.

그렇더라도 최근 기미가 엿보이는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냄으로써 기준금리가 재차 인상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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