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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도 당하고…끊이지 않는 ‘보이스 피싱’
입력 2010.08.08 (07:55) 연합뉴스
뻔한 수법에도 하루 평균 18건 피해 발생

보이스 피싱(전화금융사기)이 생활 전반에 침투하면서 주요 수법도 널리 알려졌지만 피해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 뻔한 수법에 넘어갈 리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도 보이스 피싱 일당의 교묘한 수법에 걸리고 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한해 보이스 피싱과 관련해 경찰이 접수한 피해사례는 모두 6천720건으로, 피해액은 621억원에 달한다. 매일 18.4건 꼴로 발생해 1억7천만원의 피해가 난 셈이다.

휴가철인 최근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려 시민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수법 = 초기의 피싱은 국세청이나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을 사칭해 환급을 빌미로 피해자를 현금지급기로 유도해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 많았다.

이어 카드사, 은행 등 금융기관인 것처럼 해 요금이 연체됐다거나 카드가 도용됐다며 카드번호나 계좌번호를 입력하도록 하는 방식이 기승을 부렸다.

그러나 이런 수법이 널리 알려지면서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을 가장해 범죄에 연루됐다며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해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수법도 등장했다.

이런 수법에는 통상 2∼3명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세워 시민을 현혹한다. 예를 들면 `경찰서인데급한 일이 있다…검찰청으로 연결시켜 주겠다'며 검찰청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시민이 그리로 전화하면 다른 사람이 등장하는 식이다.

휴대전화 모니터에 `국제전화입니다'라는 안내를 띄우며 접근하는 것도 비교적 흔한 수법이다.

이밖에 택배가 반송됐다거나 경품에 당첨됐다고 속여 개인정보를 얻거나 송금을 유도하는 수법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교묘한 심리전 = 미리 수집한 개인정보를 토대로 가족을 납치했다며 몸값을 요구하는 수법도 여전히 많이 일어난다.

보이스 피싱 일당은 미리 자녀에게 욕설전화를 연달아 걸어 휴대전화 전원을 끄게 하거나 자녀가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임을 미리 알고서 부모에게 전화를 거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 고모(25.여)씨의 어머니도 최근 한 남자로부터 "딸을 납치했으니 2천만원을 송금하라. 그러지 않으면 딸 신체에 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울음 섞인 여성의 목소리를 딸로 오인한 어머니는 범인들이 해를 입힐까 두려워 딸에게 직접 전화를 하지도 못하고 있다가 딸의 직장으로부터 `따님이 무사하다'는 확인을 받고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휴가철인 최근에는 자식이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아내고서 해당 부모에게 거짓으로 납치협박 전화를 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어 시민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왜 잡기 어렵나 = 경찰은 보이스 피싱 범죄가 날로 조직화ㆍ지능화돼 검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 등지에서 활동하는 사기단은 보스를 중심으로 개인정보 수집담당, 음성 메시지 담당, 계좌이체 안내 담당, 한국 내 인출 및 송금 담당으로 역할을 세분해 활동한다.

사실상 점조직으로 워낙 은밀하게 움직이다 보니 검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기들끼리 정보를 교류하는 네트워크망이 있어 첩보를 입수해서 단속을 나가더라도 쥐도 새도 모르게 빠져나가 검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어렵게 검거를 하더라도 조직의 '몸통'이 아닌 통장모집이나 인출ㆍ송금 담당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대처 요령은 = 보이스 피싱이 의심된다고 하더라도 대처요령을 몰라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공개한 보이스 피싱 예방법에 따르면 블로그 등에 공개된 개인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으므로 인터넷에 개인 및 가족정보를 올리는 일을 삼가야 한다.

납치협박 전화에 대비해 자녀의 친구나 교사, 회사 등 연락이 가능한 추가 연락처를 확보해 둬야 한다.

또 발신자번호표시가 없거나 처음 보는 국제전화번호가 뜨면 보이스 피싱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통화 도중 전화기의 버튼을 누를 경우 수신자 부담 요금이 부과될 수 있으므로 상대에게 항의한다며 연결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이미 사기단에 송금한 뒤라며 거래은행 콜센터에 신속히 지급정지를 요청해 현금 인출을 막아야 한다.

보이스 피싱 피해가 의심된다면 일단 112에 신고해 대처방법 안내에 따르는 일도 중요하다.

경찰 관계자는 "신종 수법이 등장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대다수 피해는 기존에 알려진 수법에 의한 것"이라며 "정보에 어두운 고령자는 뻔한 수법에도 피해를 보기도 해 주위에서 적극적으로 예방법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알고도 당하고…끊이지 않는 ‘보이스 피싱’
    • 입력 2010-08-08 07:55:05
    연합뉴스
뻔한 수법에도 하루 평균 18건 피해 발생

보이스 피싱(전화금융사기)이 생활 전반에 침투하면서 주요 수법도 널리 알려졌지만 피해는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 뻔한 수법에 넘어갈 리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도 보이스 피싱 일당의 교묘한 수법에 걸리고 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작년 한해 보이스 피싱과 관련해 경찰이 접수한 피해사례는 모두 6천720건으로, 피해액은 621억원에 달한다. 매일 18.4건 꼴로 발생해 1억7천만원의 피해가 난 셈이다.

휴가철인 최근 보이스 피싱이 기승을 부려 시민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수법 = 초기의 피싱은 국세청이나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을 사칭해 환급을 빌미로 피해자를 현금지급기로 유도해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 많았다.

이어 카드사, 은행 등 금융기관인 것처럼 해 요금이 연체됐다거나 카드가 도용됐다며 카드번호나 계좌번호를 입력하도록 하는 방식이 기승을 부렸다.

그러나 이런 수법이 널리 알려지면서 경찰이나 검찰 등 수사기관을 가장해 범죄에 연루됐다며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해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수법도 등장했다.

이런 수법에는 통상 2∼3명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세워 시민을 현혹한다. 예를 들면 `경찰서인데급한 일이 있다…검찰청으로 연결시켜 주겠다'며 검찰청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시민이 그리로 전화하면 다른 사람이 등장하는 식이다.

휴대전화 모니터에 `국제전화입니다'라는 안내를 띄우며 접근하는 것도 비교적 흔한 수법이다.

이밖에 택배가 반송됐다거나 경품에 당첨됐다고 속여 개인정보를 얻거나 송금을 유도하는 수법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교묘한 심리전 = 미리 수집한 개인정보를 토대로 가족을 납치했다며 몸값을 요구하는 수법도 여전히 많이 일어난다.

보이스 피싱 일당은 미리 자녀에게 욕설전화를 연달아 걸어 휴대전화 전원을 끄게 하거나 자녀가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임을 미리 알고서 부모에게 전화를 거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 고모(25.여)씨의 어머니도 최근 한 남자로부터 "딸을 납치했으니 2천만원을 송금하라. 그러지 않으면 딸 신체에 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전화를 받았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온 울음 섞인 여성의 목소리를 딸로 오인한 어머니는 범인들이 해를 입힐까 두려워 딸에게 직접 전화를 하지도 못하고 있다가 딸의 직장으로부터 `따님이 무사하다'는 확인을 받고서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휴가철인 최근에는 자식이 친구들과 여행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아내고서 해당 부모에게 거짓으로 납치협박 전화를 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어 시민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왜 잡기 어렵나 = 경찰은 보이스 피싱 범죄가 날로 조직화ㆍ지능화돼 검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중국 등지에서 활동하는 사기단은 보스를 중심으로 개인정보 수집담당, 음성 메시지 담당, 계좌이체 안내 담당, 한국 내 인출 및 송금 담당으로 역할을 세분해 활동한다.

사실상 점조직으로 워낙 은밀하게 움직이다 보니 검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자기들끼리 정보를 교류하는 네트워크망이 있어 첩보를 입수해서 단속을 나가더라도 쥐도 새도 모르게 빠져나가 검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어렵게 검거를 하더라도 조직의 '몸통'이 아닌 통장모집이나 인출ㆍ송금 담당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대처 요령은 = 보이스 피싱이 의심된다고 하더라도 대처요령을 몰라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공개한 보이스 피싱 예방법에 따르면 블로그 등에 공개된 개인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으므로 인터넷에 개인 및 가족정보를 올리는 일을 삼가야 한다.

납치협박 전화에 대비해 자녀의 친구나 교사, 회사 등 연락이 가능한 추가 연락처를 확보해 둬야 한다.

또 발신자번호표시가 없거나 처음 보는 국제전화번호가 뜨면 보이스 피싱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통화 도중 전화기의 버튼을 누를 경우 수신자 부담 요금이 부과될 수 있으므로 상대에게 항의한다며 연결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이미 사기단에 송금한 뒤라며 거래은행 콜센터에 신속히 지급정지를 요청해 현금 인출을 막아야 한다.

보이스 피싱 피해가 의심된다면 일단 112에 신고해 대처방법 안내에 따르는 일도 중요하다.

경찰 관계자는 "신종 수법이 등장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대다수 피해는 기존에 알려진 수법에 의한 것"이라며 "정보에 어두운 고령자는 뻔한 수법에도 피해를 보기도 해 주위에서 적극적으로 예방법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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