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위를 달리는 뻘배로 ‘싱싱’ 레이스

입력 2010.08.0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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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서 이색경주대회...3천명 몰려 대성황

"우와∼∼ 갯벌에서 서핑 보드를 타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8일 참꼬막 산지로 유명한 전남 보성군 벌교읍 장암리 앞 갯벌에는 외국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서핑 보드가 파도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진흙밖에 없는 질퍽질퍽한 갯벌에 등장했다.

어른 키보다 약간 더 크고 폭은 40cm 정도의 길쭉한 모양에 앞부분이 약간 하늘을 향해 솟아 있고 울긋불긋 예쁜 색깔이 칠해져 있는 언뜻 보기에 영락없는 서핑 보드이다.

하지만 생긴 것은 비슷해도 이것은 갯벌에서 타는 '뻘배'다. 사람이 그 위에 앉아 한 쪽 발로 갯벌을 지치거나 엎드린 채 팔로 갯벌을 제치면 파도 위처럼 갯벌 위를 미끄러지듯 신나게 달렸다.

이 '레저 뻘배'는 원래 꼬막을 캘 때 갯벌 위에서 이동하고 캐낸 꼬막을 담아두기 위해 지역주민이 고안해 만든 생업을 위한 장비였다. 하지만 갯벌체험이 갈수록 인기를 더해가자 새로운 체험프로그램 장비로 전남도가 고안해 새로 제작한 것이다.

나무로 만든 전통뻘배보다 작고 재질도 선박제조에 쓰이는 가벼운 FRP이어서 남자어른이면 어렵지 않게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지 주민들도 작업에 사용하기 위해 구입을 문의할 정도다.

이날 행사는 전통뻘배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레저뻘배로 갯벌에서 펼쳐진 첫 경주대회.

참가자만 500여명, 관람객은 3천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경주에 참여한 김재균(45)씨는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지만 전통뻘배보다는 훨씬 쉽게 탈 수 있었다"며 "갯벌 위를 달릴 때는 물 위를 미끄러지는 것처럼 부드럽게 잘 나갔다"고 말했다.

갯벌에서는 어른경주뿐만 아니라 청소년용으로 제작된 뻘배를 이용한 레이스가 함께 열렸다.

뻘배경주 외에도 갯벌단체씨름과 갯벌 보물찾기, 꼬막캐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돼 온 가족이 갯벌과 친해지는 기회가 됐다.

전남도와 보성군은 이번에 제작한 레저뻘배 30여대를 이곳 어촌계에서 관리하도록 하고 뻘대대회를 매년 갖기로 했으며 신안이나 고흥 등 갯벌이 있는 도내 다른 지역에도 이를 보급할 계획이다.

양복완 전남도 관광문화국장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레저뻘배를 특허출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전통산업을 활용해 새로운 레저문화를 창안한 훌륭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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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갯벌 위를 달리는 뻘배로 ‘싱싱’ 레이스
    • 입력 2010-08-08 16:02:24
    연합뉴스
벌교서 이색경주대회...3천명 몰려 대성황 "우와∼∼ 갯벌에서 서핑 보드를 타는 것 같은 기분이에요." 8일 참꼬막 산지로 유명한 전남 보성군 벌교읍 장암리 앞 갯벌에는 외국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서핑 보드가 파도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진흙밖에 없는 질퍽질퍽한 갯벌에 등장했다. 어른 키보다 약간 더 크고 폭은 40cm 정도의 길쭉한 모양에 앞부분이 약간 하늘을 향해 솟아 있고 울긋불긋 예쁜 색깔이 칠해져 있는 언뜻 보기에 영락없는 서핑 보드이다. 하지만 생긴 것은 비슷해도 이것은 갯벌에서 타는 '뻘배'다. 사람이 그 위에 앉아 한 쪽 발로 갯벌을 지치거나 엎드린 채 팔로 갯벌을 제치면 파도 위처럼 갯벌 위를 미끄러지듯 신나게 달렸다. 이 '레저 뻘배'는 원래 꼬막을 캘 때 갯벌 위에서 이동하고 캐낸 꼬막을 담아두기 위해 지역주민이 고안해 만든 생업을 위한 장비였다. 하지만 갯벌체험이 갈수록 인기를 더해가자 새로운 체험프로그램 장비로 전남도가 고안해 새로 제작한 것이다. 나무로 만든 전통뻘배보다 작고 재질도 선박제조에 쓰이는 가벼운 FRP이어서 남자어른이면 어렵지 않게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지 주민들도 작업에 사용하기 위해 구입을 문의할 정도다. 이날 행사는 전통뻘배에서 힌트를 얻어 만든 레저뻘배로 갯벌에서 펼쳐진 첫 경주대회. 참가자만 500여명, 관람객은 3천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경주에 참여한 김재균(45)씨는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지만 전통뻘배보다는 훨씬 쉽게 탈 수 있었다"며 "갯벌 위를 달릴 때는 물 위를 미끄러지는 것처럼 부드럽게 잘 나갔다"고 말했다. 갯벌에서는 어른경주뿐만 아니라 청소년용으로 제작된 뻘배를 이용한 레이스가 함께 열렸다. 뻘배경주 외에도 갯벌단체씨름과 갯벌 보물찾기, 꼬막캐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돼 온 가족이 갯벌과 친해지는 기회가 됐다. 전남도와 보성군은 이번에 제작한 레저뻘배 30여대를 이곳 어촌계에서 관리하도록 하고 뻘대대회를 매년 갖기로 했으며 신안이나 고흥 등 갯벌이 있는 도내 다른 지역에도 이를 보급할 계획이다. 양복완 전남도 관광문화국장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레저뻘배를 특허출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전통산업을 활용해 새로운 레저문화를 창안한 훌륭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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