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걷고 또 걷고, 심장병 승민이를 위해!

입력 2010.08.1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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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km씩 걸을 때마다 후원금이 쌓이는 대학생들의 국토대장정이 있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 청년단체가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를 위해 열흘간 400km를 걸은 것인데요.



이재환 기자, 청년들 이야기에 가슴이 따뜻해지는데요. 대학생들이 돕는 어린이는 누구입니까?



<리포트>



올해 만 4살이 된 양승민 어린입니다. 1.6킬로그램의 미숙아로 태어나 이미 4차례의 심장병 수술을 받았습니다.



또,눈꺼풀이 쳐져 눈을 가리고 손가락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어 눈과 손까지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기초생활수급자인 승민이네는 그럴만한 사정이 못됩니다.



이런 딱한 사연을 들은 서른명의 청년들은 한걸음 한걸음 승민이를 위한 희망의 행군을 이어갔습니다. 36도의 뜨거운 뙤약볕 아래 아스팔트 위를 묵묵히 걷고 있는 청년들. 땀은 온 몸을 타고 흘러내리고 다리는 저려옵니다.



<현장음> "덥습니다. 힘듭니다."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발은 아파오지만, 이들의 행진은 멈추지 않습니다.



<현장음> "열심히 걸어서 승민이를 꼭 낫게 해주고 싶어요."



이들 30명의 청년들이 강원도 민통선 400km를 행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일부터.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승민이를 위해섭니다.



<현장음> 양권모 (인솔팀장 / 장준하 기념사업회 희망대행진):"심장병 앓고 있는 승민 어린이, 한 생명 살리기 위해서 걷는 거니까..."



지금은 만 4살이 된 양승민 어린이. 태어났을 때의 몸무게는 고작 1.6kg! 조산아인데다가 심장 기형까지 갖고 태어났습니다.



승민이는 엄마 품 대신 인큐베이터로, 그리고 이내 차가운 수술대에 올라야했는데요. 끊어진 심장과 폐를 잇는 대수술이었습니다.



<인터뷰> 배은정 (교수/서울대학교 병원 소아과):"그대로 두면 사실 몇 시간을 버틸 수 없고 생명을 잃을 수밖에 아주 복잡한 심한 기형이었습니다. (2차 수술까지 했지만) 몇 년 지나면 그 기능이 나빠지고 (인공 혈관이) 좁아지고 합니다. 새로 수술을 지금 계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차례 수술을 더 해야 합니다."



하지만 승민이네에게 7, 800만원하는 심장 수술은 버겁기만 합니다.



충남 천안의 한 가건물, 이곳에 승민이와 엄마가 살고 있습니다. 월세 10만원에 13평 남짓한 공간. 가난은 줄곧 승민이 엄마를 괴롭혔습니다.



<인터뷰> 양은희(승민이 엄마):"얘가 태어나고 만난 뒤로는 그런 생각 안하는 데 6개월 됐을 때만 해도 안 낳으려고 했었어요. 아빠가 너무 무능력해서 .. 마음으로는 얘를 사랑을 안 했죠. 내 새끼니까 마음은 아픈데 낳으려고 생각은 안 했죠."



승민이는 열 달을 채우지 못하고 태어났습니다. 자신의 심장으로 제대로 숨을 쉬지 못했던 아기.



<인터뷰> 양은희(승민이 엄마):"실감이 안 났죠. 아니다.. 아니다.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이 드니까 진짜 너무 너무 힘들었었죠."



문제는 심장만이 아니었습니다. 한 쪽 눈꺼풀이 쳐져서 시야를 가리고 뼈가 붙어 손가락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또 탈장으로 아기의 배는 불러왔습니다.



<인터뷰> 양은희 (승민이 엄마):"지금 수술한 게 심장 수술 2번하고 탈장 수술 1번하고 지금 손가락 수술 1번하고, (총) 4번 했나..심장은 몇 번 해야 될지 모르고 (앞으로) 여러 번 해야 된다고 했으니까..눈도 해야 하고 손목도 나중에 해야 되고..."



여느 산모처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병원조차 가지 못했던 승민이 엄마. 남편은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사라져서 승민이의 아픔을 홀로 견뎌야 했습니다.



<인터뷰> 양은희(승민이 엄마):"가장 미안한 거는 저로 인해서 얘가 아프잖아요. 그게 제일 그렇고..."



갖고 싶은 걸 봐도 엄마가 안 된다고 하면 그 뒤로는 떼쓰지 않던 의젓한 아이. 그런 승민이도 울기 시작합니다.



<현장음> 양승민:"엄마, 아파. 그만해, 그만..."

<현장음> 양은희:"이렇게 해야 주먹이 쥐어지지."



승민이가 울지만 엄마는 멈출 수 없습니다. 이마저도 하지 않으면 승민이 손가락이 더 굳어져버리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자신마저 아프면 승민이를 돌볼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두렵습니다.



<인터뷰> 양은희(승민이 엄마):"제가 아프면 안 돼요. 아프면 안 되고 승민이가 자라서 사회의 일원이 될 때까지는 제가 건강해야 되요. 두려워요. 두려워.. ."



불시에 응급실로 가야하는 승민이 때문에 대로 일 할 수도 없습니다. 가끔 씩의 식당일 등 허드렛일을 하는 것 외에 정부보조금과 인근 교회에서 주는 후원금으로 살고 있지만 병원비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인터뷰> 양은희(승민이 엄마):"60-70만원 좀 안되게 (보조금이) 들어와요. 많이 부족하죠. 교회에서 조금 도와주시고 또 어린이 재단에서 승민이 (도와주시니까) 고맙더라고요."



이 모자의 딱한 소식이 청년들을 움직였습니다.



이들은 인터넷에 승민이의 사정을 알리고 1km씩 걸을 때마다 후원자들의 기부금을 모았습니다.



하루 3,40km씩 8시간을 꼬박 걸으며 더위와 싸우던 청년들. 행진 9일 째, 승민이가 이들을 찾아왔습니다.

<현장음> 희망대행진 참가 대원:"승민이 보면서 내가 만약에 지금 서울에서 그냥 있었더라면 그 친구한테 아무 힘도 못 되어줬을 텐데 지금 와서 그래도 걷고 걷는 한 걸음이 그 친구한테 도움 된다는 게 나한테는 뜻 깊은 일이었고..."



청년들의 10박 11일 동안의 아름다운 행진은 지난 15일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승민이를 향한 행진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인터뷰> 양권모(인솔팀장/장준하 기념사업회):"여기서 행진은 끝나지만 승진이를 위한 생명의 희망은 다시 타오를 것이고..."



4백 킬로미터의 고된 행진으로 승민이를 도왔던 청년들,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승민이로부터 삶의 용기를 얻었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모인 후원금은 500여 만 원, 청년들은 승민이를 위해 인터넷을 통한 모금활 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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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8-17 08:5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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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1km씩 걸을 때마다 후원금이 쌓이는 대학생들의 국토대장정이 있어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 청년단체가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를 위해 열흘간 400km를 걸은 것인데요.

이재환 기자, 청년들 이야기에 가슴이 따뜻해지는데요. 대학생들이 돕는 어린이는 누구입니까?

<리포트>

올해 만 4살이 된 양승민 어린입니다. 1.6킬로그램의 미숙아로 태어나 이미 4차례의 심장병 수술을 받았습니다.

또,눈꺼풀이 쳐져 눈을 가리고 손가락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어 눈과 손까지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기초생활수급자인 승민이네는 그럴만한 사정이 못됩니다.

이런 딱한 사연을 들은 서른명의 청년들은 한걸음 한걸음 승민이를 위한 희망의 행군을 이어갔습니다. 36도의 뜨거운 뙤약볕 아래 아스팔트 위를 묵묵히 걷고 있는 청년들. 땀은 온 몸을 타고 흘러내리고 다리는 저려옵니다.

<현장음> "덥습니다. 힘듭니다."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발은 아파오지만, 이들의 행진은 멈추지 않습니다.

<현장음> "열심히 걸어서 승민이를 꼭 낫게 해주고 싶어요."

이들 30명의 청년들이 강원도 민통선 400km를 행진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일부터.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승민이를 위해섭니다.

<현장음> 양권모 (인솔팀장 / 장준하 기념사업회 희망대행진):"심장병 앓고 있는 승민 어린이, 한 생명 살리기 위해서 걷는 거니까..."

지금은 만 4살이 된 양승민 어린이. 태어났을 때의 몸무게는 고작 1.6kg! 조산아인데다가 심장 기형까지 갖고 태어났습니다.

승민이는 엄마 품 대신 인큐베이터로, 그리고 이내 차가운 수술대에 올라야했는데요. 끊어진 심장과 폐를 잇는 대수술이었습니다.

<인터뷰> 배은정 (교수/서울대학교 병원 소아과):"그대로 두면 사실 몇 시간을 버틸 수 없고 생명을 잃을 수밖에 아주 복잡한 심한 기형이었습니다. (2차 수술까지 했지만) 몇 년 지나면 그 기능이 나빠지고 (인공 혈관이) 좁아지고 합니다. 새로 수술을 지금 계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차례 수술을 더 해야 합니다."

하지만 승민이네에게 7, 800만원하는 심장 수술은 버겁기만 합니다.

충남 천안의 한 가건물, 이곳에 승민이와 엄마가 살고 있습니다. 월세 10만원에 13평 남짓한 공간. 가난은 줄곧 승민이 엄마를 괴롭혔습니다.

<인터뷰> 양은희(승민이 엄마):"얘가 태어나고 만난 뒤로는 그런 생각 안하는 데 6개월 됐을 때만 해도 안 낳으려고 했었어요. 아빠가 너무 무능력해서 .. 마음으로는 얘를 사랑을 안 했죠. 내 새끼니까 마음은 아픈데 낳으려고 생각은 안 했죠."

승민이는 열 달을 채우지 못하고 태어났습니다. 자신의 심장으로 제대로 숨을 쉬지 못했던 아기.

<인터뷰> 양은희(승민이 엄마):"실감이 안 났죠. 아니다.. 아니다. 실제로 그렇다고 생각이 드니까 진짜 너무 너무 힘들었었죠."

문제는 심장만이 아니었습니다. 한 쪽 눈꺼풀이 쳐져서 시야를 가리고 뼈가 붙어 손가락은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또 탈장으로 아기의 배는 불러왔습니다.

<인터뷰> 양은희 (승민이 엄마):"지금 수술한 게 심장 수술 2번하고 탈장 수술 1번하고 지금 손가락 수술 1번하고, (총) 4번 했나..심장은 몇 번 해야 될지 모르고 (앞으로) 여러 번 해야 된다고 했으니까..눈도 해야 하고 손목도 나중에 해야 되고..."

여느 산모처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병원조차 가지 못했던 승민이 엄마. 남편은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사라져서 승민이의 아픔을 홀로 견뎌야 했습니다.

<인터뷰> 양은희(승민이 엄마):"가장 미안한 거는 저로 인해서 얘가 아프잖아요. 그게 제일 그렇고..."

갖고 싶은 걸 봐도 엄마가 안 된다고 하면 그 뒤로는 떼쓰지 않던 의젓한 아이. 그런 승민이도 울기 시작합니다.

<현장음> 양승민:"엄마, 아파. 그만해, 그만..."
<현장음> 양은희:"이렇게 해야 주먹이 쥐어지지."

승민이가 울지만 엄마는 멈출 수 없습니다. 이마저도 하지 않으면 승민이 손가락이 더 굳어져버리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자신마저 아프면 승민이를 돌볼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두렵습니다.

<인터뷰> 양은희(승민이 엄마):"제가 아프면 안 돼요. 아프면 안 되고 승민이가 자라서 사회의 일원이 될 때까지는 제가 건강해야 되요. 두려워요. 두려워.. ."

불시에 응급실로 가야하는 승민이 때문에 대로 일 할 수도 없습니다. 가끔 씩의 식당일 등 허드렛일을 하는 것 외에 정부보조금과 인근 교회에서 주는 후원금으로 살고 있지만 병원비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인터뷰> 양은희(승민이 엄마):"60-70만원 좀 안되게 (보조금이) 들어와요. 많이 부족하죠. 교회에서 조금 도와주시고 또 어린이 재단에서 승민이 (도와주시니까) 고맙더라고요."

이 모자의 딱한 소식이 청년들을 움직였습니다.

이들은 인터넷에 승민이의 사정을 알리고 1km씩 걸을 때마다 후원자들의 기부금을 모았습니다.

하루 3,40km씩 8시간을 꼬박 걸으며 더위와 싸우던 청년들. 행진 9일 째, 승민이가 이들을 찾아왔습니다.
<현장음> 희망대행진 참가 대원:"승민이 보면서 내가 만약에 지금 서울에서 그냥 있었더라면 그 친구한테 아무 힘도 못 되어줬을 텐데 지금 와서 그래도 걷고 걷는 한 걸음이 그 친구한테 도움 된다는 게 나한테는 뜻 깊은 일이었고..."

청년들의 10박 11일 동안의 아름다운 행진은 지난 15일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승민이를 향한 행진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인터뷰> 양권모(인솔팀장/장준하 기념사업회):"여기서 행진은 끝나지만 승진이를 위한 생명의 희망은 다시 타오를 것이고..."

4백 킬로미터의 고된 행진으로 승민이를 도왔던 청년들,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승민이로부터 삶의 용기를 얻었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모인 후원금은 500여 만 원, 청년들은 승민이를 위해 인터넷을 통한 모금활 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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