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경제] 기상이변과 곡물 파동

입력 2010.08.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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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구촌 곳곳이 폭염과 가뭄, 한파 등 각종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당장 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등 그 파장도 큽니다.

국제팀 윤영란 기자와 지구촌 기상 이변과 식량 위기 문제 살펴봅니다.

<질문>

최근 들어 전 세계가 기상 이변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죠?

<답변>

네, 기상 이변이 넓은 지역에서 장기간에 걸쳐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요.

그 정도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지난 달 초부터 폭우가 쏟아져 1억 2천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잇따른 산사태로 2천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습니다.

공식 집계된 경제적 손실만 25조 원이 넘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폭우로 국토의 4분의 1이 물에 잠기면서 천 6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미국에서는 40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십여 명이 숨졌는데, 반대로 남반구에선 40여 년 만의 최악의 한파로 아르헨티나 등 6개국에서 2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질문>

특히 러시아에서는 폭염과 가뭄 피해가 엄청나지 않습니까?

<답변>

네, 러시아는 지금 천 년 역사상 최악이라는 무더위를 겪고 있습니다.

연일 섭씨 40도를 육박하는 폭염으로 이미 만 5천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불과 20여일 간 820건에 이르는 사상 최악의 산불로, 한 때 우리나라 면적의 열 세배 정도가 비상 산불 대책 지역으로 선포됐습니다.

흑해 주변 30여 개 곡창지대에도 비상사태가 선포됐지만, 곡물 수확량의 4분의 1을 잃었습니다.

올해 밀 생산량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약 40% 줄어든 6천만 톤으로, 러시아 정부는 당장 연말까지 밀과 보리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질문>

세계 곡물 수급이 타격을 받게 됐는데, 가격 동향은 어떻습니까?

<답변>

러시아는 세계 3위의 곡물 생산.수출국입니다.

그런만큼 국제 곡물 가격 역시 즉각 요동쳤습니다.

러시아의 발표 직후 국제 곡물 시장에서 밀 1부셸, 즉 27킬로그램은 7달러 85센트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6월 초 이후 약 70% 급등했고, 지난 달엔 40%가 넘는 최대 월간 상승률을 나타냈습니다.

옥수수와 대두 가격도 급등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올해 러시아의 곡물 수출량은 지난 해의 10~2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기에 내년 밀 생산량이 최근 5년래 최저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러시아 정부는 내년까지 곡물 수출 금지를 연장할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또 세계 5위의 밀 수출국이자 세계 1위 보리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에서도 올해 밀 생산량이 20% 줄면서 이번 주 수출 제한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라, 추가 곡물 가격 상승이 우려됩니다.

<질문>

2년 전 곡물파동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데, 어떻습니까?

<답변>

일단 최대 밀 수출국인 미국의 작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전 세계 재고량을 감안하면 당장 수급에 차질을 빚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인도의 밀 생산량이 유지돼, 내년 전 세계 밀 생산량은 2.8% 감소하는데 그칠 것이란 전망입니다.

또 올해 밀 재고량은 지난 해보다 3천 톤 가량 늘어, 재고율이 29.6%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기상 이변이 계속되고 투기 세력이 가세하면, 지난 2007,8년과 같은 곡물 파동이 재연될 거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당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중국, 인도 등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 제한이나 중단을 발표하면서 밀은 230%, 옥수수 150%, 대두는 152%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곡물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큰데요, 실제 러시아에선 며칠 새 빵값이 20%나 올랐고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에서도 벌써 설탕과 돼지고기 가격 등이 오르고 있습니다.

<질문>

곡물 가격 상승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어떻습니까?

<답변>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밀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3개월분 정도를 비축하고 있어 당장 큰 영향을 받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국제 곡물값 급등이 장기화되면 2년여 전 밀가루와 라면. 과자 값이 폭등했던 것처럼 국내 관련 식품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한데요, 때문에 최근 우리 정부에선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대체재인 쌀 소비를 권장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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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경제] 기상이변과 곡물 파동
    • 입력 2010-08-17 16:07:30
    오늘의 경제
<앵커 멘트> 지구촌 곳곳이 폭염과 가뭄, 한파 등 각종 기상 이변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당장 곡물 가격이 급등하는 등 그 파장도 큽니다. 국제팀 윤영란 기자와 지구촌 기상 이변과 식량 위기 문제 살펴봅니다. <질문> 최근 들어 전 세계가 기상 이변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죠? <답변> 네, 기상 이변이 넓은 지역에서 장기간에 걸쳐 피해를 입히고 있는데요. 그 정도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습니다. 중국에선 지난 달 초부터 폭우가 쏟아져 1억 2천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잇따른 산사태로 2천 명이 숨지거나 실종됐습니다. 공식 집계된 경제적 손실만 25조 원이 넘습니다. 파키스탄에서는 폭우로 국토의 4분의 1이 물에 잠기면서 천 6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미국에서는 40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십여 명이 숨졌는데, 반대로 남반구에선 40여 년 만의 최악의 한파로 아르헨티나 등 6개국에서 2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질문> 특히 러시아에서는 폭염과 가뭄 피해가 엄청나지 않습니까? <답변> 네, 러시아는 지금 천 년 역사상 최악이라는 무더위를 겪고 있습니다. 연일 섭씨 40도를 육박하는 폭염으로 이미 만 5천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불과 20여일 간 820건에 이르는 사상 최악의 산불로, 한 때 우리나라 면적의 열 세배 정도가 비상 산불 대책 지역으로 선포됐습니다. 흑해 주변 30여 개 곡창지대에도 비상사태가 선포됐지만, 곡물 수확량의 4분의 1을 잃었습니다. 올해 밀 생산량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약 40% 줄어든 6천만 톤으로, 러시아 정부는 당장 연말까지 밀과 보리의 수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질문> 세계 곡물 수급이 타격을 받게 됐는데, 가격 동향은 어떻습니까? <답변> 러시아는 세계 3위의 곡물 생산.수출국입니다. 그런만큼 국제 곡물 가격 역시 즉각 요동쳤습니다. 러시아의 발표 직후 국제 곡물 시장에서 밀 1부셸, 즉 27킬로그램은 7달러 85센트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6월 초 이후 약 70% 급등했고, 지난 달엔 40%가 넘는 최대 월간 상승률을 나타냈습니다. 옥수수와 대두 가격도 급등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올해 러시아의 곡물 수출량은 지난 해의 10~2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기에 내년 밀 생산량이 최근 5년래 최저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러시아 정부는 내년까지 곡물 수출 금지를 연장할 가능성도 내비쳤습니다. 또 세계 5위의 밀 수출국이자 세계 1위 보리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에서도 올해 밀 생산량이 20% 줄면서 이번 주 수출 제한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라, 추가 곡물 가격 상승이 우려됩니다. <질문> 2년 전 곡물파동이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데, 어떻습니까? <답변> 일단 최대 밀 수출국인 미국의 작황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전 세계 재고량을 감안하면 당장 수급에 차질을 빚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인도의 밀 생산량이 유지돼, 내년 전 세계 밀 생산량은 2.8% 감소하는데 그칠 것이란 전망입니다. 또 올해 밀 재고량은 지난 해보다 3천 톤 가량 늘어, 재고율이 29.6%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기상 이변이 계속되고 투기 세력이 가세하면, 지난 2007,8년과 같은 곡물 파동이 재연될 거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당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중국, 인도 등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수출 제한이나 중단을 발표하면서 밀은 230%, 옥수수 150%, 대두는 152%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곡물 가격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애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큰데요, 실제 러시아에선 며칠 새 빵값이 20%나 올랐고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에서도 벌써 설탕과 돼지고기 가격 등이 오르고 있습니다. <질문> 곡물 가격 상승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어떻습니까? <답변> 우리나라는 대부분의 밀을 미국에서 수입하고, 3개월분 정도를 비축하고 있어 당장 큰 영향을 받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국제 곡물값 급등이 장기화되면 2년여 전 밀가루와 라면. 과자 값이 폭등했던 것처럼 국내 관련 식품의 가격 인상도 불가피한데요, 때문에 최근 우리 정부에선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대체재인 쌀 소비를 권장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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