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세계 속으로] 중국 ‘샹그릴라’

해발 3천 m가 넘는 중국 운남성 북서부 티베트 자치주인 중뎬지역입니다.

신비로운 자연이 펼쳐지는 이 고원지대는 중국 윈난 성 정부가 지난 1997년 이상향, 낙원의 뜻을 지닌 샹그릴라로 지목한 곳입니다.

샹그릴라는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등장하는데요, 이 지구상의 어딘가에 존재하는 천국을 일컫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샹그릴라 신드롬'까지 일으키며 오랫동안 서구 사람들에겐 유토피아, 지상낙원을 꿈꾸게 했습니다.

높은 산과 드넓은 초원, 호수와 다양한 동식물, 넉넉한 자원과 인심까지, 티베트 자치주 중뎬(中甸) 현의 자연환경과 인문조건은 전설 속의 샹그릴라와 똑같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수백 년이 넘은 티베트식 전통가옥 위로 아침 해가 떠오르면, 죄를 씻기 위해 오늘도 마니통을 돌리는 사람들이 눈에 띕니다.

라마불교의 게룩파 사원 '간덴 숨첼링 곰파'의 경내에서는 승려가 '오체투지'라는 큰 절을 올리며 수양을 합니다.

사원 한쪽에서는 젊은 라마승이 라마불교의 종교 법기인 '동'과 '자링'을 연습하는 데 열중입니다.

<녹취> 라룽완자(라마불교 게룩파 승려):"힘들지 않아요. 습관이 돼서요. (이 법기들은) 경전을 독경할 때 불고 특히 음력 6월에 있는 법회에서 불어요."

조용하고 신비스러운 이 고산 지역 중뎬은 샹그릴라로 지목된 이후 큰 변화의 바람을 타고 있습니다.

윈난 성 정부는 이곳을 향격리랍(香格里拉)으로 이름을 바꾸고 도로 포장과 공항 개설까지 하며 끊임없이 개발에 나섰는데요, 최근엔 샹그릴라 관광지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녹취>양위(관광객):"(샹그릴라를) 자세히 보면 상업화가 많이 된 것 같아요. 그 영향으로 (환경) 오염도 진행되고 있어 실망했어요."

지난 1995년 연간 방문 관광객이 7만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28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관광수입은 1,750억 원에 이릅니다.

관광개발 바람을 타고 외지인들은 관광사업을 위해 이곳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녹취>뤄퉈(윈난 성 쿤밍 이주민):"샹그릴라가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지고 지명도도 갈수록 높아져서 찾아오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장사도 해가 바뀔수록 잘 되고 있습니다."

전통 복장은 상인들이 손님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입거나, 관광객들과 신혼부부의 사진 촬영 용도로만 사용된 지 오래입니다.

<녹취>하이웨이중(티베트인):"이 옷은 티베트인이 결혼식을 올릴 때 입는 전통의상입니다. 제가 입은 것은 표범 가죽이고 이것은 비단으로 만든 거죠. 아주 화려하면서 장중하지요. 평소에는 티베트 의상은 입지 않고 편한 옷을 입습니다."

전통음식 대신 향료로 자극적인 맛을 낸 한족식 꼬치구이가 입맛을 바꾸고 있습니다.

사원에서 사용되는 '파르초' 역시 관광객을 불러들이기 위한 상점의 장식품이 되다시피했습니다.

티베트인의 생활용품과 라마불교의 법기는 이제 관광객들을 위한 특산품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매일 중앙광장에서 중국 공산주의를 찬양하는 공연, 곳곳에 들어선 선전 구호!

여기에다 경찰까지 배치했는데요, 티베트 분리 독립 세력을 막기 위해 통제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티베트의 조용하고, 신비롭고, 평화로운 마을을 샹그릴라로 지목했던 중국이 이제는 잃어버린 낙원으로 변질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구촌이 주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