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증상 비슷해도 원인은 ‘제각각’

입력 2010.09.01 (06:47) 수정 2010.09.0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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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두통’부터 `약물 금단성 두통’까지 다양

갑자기 새로운 형태의 두통땐 병원 찾아야



최근 3D 영화나 방송을 시청한 뒤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느끼는 `아바타 두통’ 경험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일반인 101명과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일반인의 34%가 입체 영상 시청 중에 어지럼증을 겪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3D 영상이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아바타 두통을 비롯해 약물 오남용으로 인해 생기는 `약물금단성 두통’ 등 생활 속에서 흔히 겪는 두통 증상의 사례와 이를 유발하는 5가지 요인에 대해 중앙대병원 신경과 박광열ㆍ안석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3D 영상이 부른 `아바타 두통’ = 사람의 두 눈은 6.5㎝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서로 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보고, 뇌는 이렇게 눈이 인식한 두 이미지를 종합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입체감을 느끼게 된다. 3D 영상은 사람의 눈처럼 두 개의 카메라로 촬영한 서로 다른 영상을 하나의 화면에 구현하는 것이다. 이때 겹쳐져 보이는 두 이미지를 특수 안경을 통해 분리해서 보게 하면 입체감을 느끼게 된다.



3D 영상을 시청하면 왜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생기는지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3D 영상은 실제 인간의 눈과 뇌가 만들어내는 시각정보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뇌가 쉽게 피로해지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인 경우 이 같은 증상은 영화 관람을 중지하면 나아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노인이나 고혈압, 뇌졸중 환자 등은 3D 영상이 주는 두통으로 인해 기존의 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 자장면,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의 `음식물 두통’ = 중국음식과 같이 화학조미료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두통이 생기고 어지럼을 느낀다는 사람이 많다. 특히 글루타민산나트륨(MSG)은 논란이 되는 식품첨가물로 두통과 메스꺼움, 무력감 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서 앞머리 중앙과 관자놀이 주변이 얼어버리는 듯한 두통을 경험하기도 한다.



찬 것을 먹으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두피의 혈관이 수축되고,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돼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



이때 피로물질인 젖산이 생기고 젖산은 대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과 함께 혈관을 더욱 수축시켜 결국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또 개인에 따라서는 초콜릿, 치즈, 와인, 바나나, 땅콩, 호두 등도 두통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음식에 의한 두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험에 비춰 통증을 유발하는 식품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 여성호르몬 농도변화로 인한 편두통 = 편두통을 겪는 여성은 대개 배란기와 월경기간에 증상이 악화되고, 임신 기간에는 나아진다. 전문의들은 이런 특징으로 미뤄 편두통이 여성호르몬 농도의 급격한 변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월경 시작 직전에는 에스트로겐(여성호로몬)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데, 이때 편두통이 잘 발생한다. 또한 출산 직후나 난소 절제수술 후, 먹는 피임약을 일시 중단하는 기간 등 에스트로겐 농도가 급격하게 감소할 때도 편두통이 잘 나타난다.



반면 임신 기간에는 에스트로겐이 높게 유지되고, 폐경 후에는 낮은 농도로 지속되는데 이때는 증상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초경 이전과 폐경 이후 시기에는 편두통이 발생하는 확률이 남녀 모두 비슷하다. 그러나 여성호르몬 농도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15~50세 사이 가임기에는 여성에게 편두통이 생길 확률이 남성의 3배가 넘는다.



◇ 두통약 오남용이 부르는 `약물 금단성 두통’ = 두통을 고치려고 먹은 약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바로 `약물 금단성 두통’이다.



카페인이나 에르고타민, 트립탄 계열의 약물처럼 혈관 수축작용을 하는 성분이 함유된 두통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점점 약에 의존하게 되고 결국 두통을 악화시키게 된다. 약성분이 두경부 혈관에 수축 작용을 하다가 갑자기 약을 끊으면 혈관이 확장되고, 이로 인해 혈관벽에 분포하는 신경말단이 자극을 받아 염증이 발생해 두통이 생기는 것으로 전문의들은 추정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원인이 되는 약을 바로 끊고, 두통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은 후 알맞은 약을 처방받고 올바른 복용량에 따라 먹는 것이 필수적이다.



◇ 뇌질환이 의심되는 두통 =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대부분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형 두통으로 진단된다. 그러나 CT나 MRI 검사를 통해 뇌질환이 진단되는 경우도 전체 두통환자의 3~5% 정도를 차지하는 만큼 자신의 증상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단순히 머리가 자주 아픈 것만으로는 뇌졸중이라고 보기 어렵다. 두통과 함께 의식이 떨어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오고 입술이 돌아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뇌졸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만성 편두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쪽 머리가 맥박 뛰듯이 욱신욱신 아프고 구토가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뇌혈관 일부가 풍선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 파열도 극심한 두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듯한 극심한 통증과 함께 의식이 떨어지고 구토, 팔다리 마비 등이 나타날 때에는 뇌동맥류 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40대 남성에게 잘 생기는 이 병은 혈관이 파열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생기면 큰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권고한다.



뇌종양은 10만 명당 3~5명이 발생하는 흔치 않은 병이지만 조기발견이 어려워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흔히 두통과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현상을 겪으며, 잠에서 깰 때는 두통이 심하지만 낮에는 두통이 감소하고, 기침이나 운동 등 자세가 변할 때 두통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 병원을 찾아야 할 두통증상



①새로운 형태의 두통이 갑자기 시작될 때(이렇게 아픈 것은 처음이다. 망치로 맞은 듯하다 등으로 표현됨)

②두통이 수 일이나 수 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는 경우

③과로, 긴장, 기침, 용변 후, 성행위 후 나타나는 두통

④50세 이후에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됐을 때

⑤다음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었을 때

-행동이상, 졸음, 의식저하, 기억력 감소

-발열과 구토

-운동 또는 감각이상

-사물이 둘로 보이는 등 시력장애

-보행장애, 균형감각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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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통, 증상 비슷해도 원인은 ‘제각각’
    • 입력 2010-09-01 06:47:17
    • 수정2010-09-01 16:28:27
    연합뉴스
`아바타 두통’부터 `약물 금단성 두통’까지 다양
갑자기 새로운 형태의 두통땐 병원 찾아야

최근 3D 영화나 방송을 시청한 뒤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느끼는 `아바타 두통’ 경험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가 최근 일반인 101명과 전문가 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일반인의 34%가 입체 영상 시청 중에 어지럼증을 겪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3D 영상이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아바타 두통을 비롯해 약물 오남용으로 인해 생기는 `약물금단성 두통’ 등 생활 속에서 흔히 겪는 두통 증상의 사례와 이를 유발하는 5가지 요인에 대해 중앙대병원 신경과 박광열ㆍ안석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3D 영상이 부른 `아바타 두통’ = 사람의 두 눈은 6.5㎝ 정도의 간격을 두고 서로 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보고, 뇌는 이렇게 눈이 인식한 두 이미지를 종합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입체감을 느끼게 된다. 3D 영상은 사람의 눈처럼 두 개의 카메라로 촬영한 서로 다른 영상을 하나의 화면에 구현하는 것이다. 이때 겹쳐져 보이는 두 이미지를 특수 안경을 통해 분리해서 보게 하면 입체감을 느끼게 된다.

3D 영상을 시청하면 왜 어지럼증이나 두통이 생기는지에 대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3D 영상은 실제 인간의 눈과 뇌가 만들어내는 시각정보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뇌가 쉽게 피로해지고,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인 경우 이 같은 증상은 영화 관람을 중지하면 나아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노인이나 고혈압, 뇌졸중 환자 등은 3D 영상이 주는 두통으로 인해 기존의 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 자장면,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의 `음식물 두통’ = 중국음식과 같이 화학조미료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두통이 생기고 어지럼을 느낀다는 사람이 많다. 특히 글루타민산나트륨(MSG)은 논란이 되는 식품첨가물로 두통과 메스꺼움, 무력감 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서 앞머리 중앙과 관자놀이 주변이 얼어버리는 듯한 두통을 경험하기도 한다.

찬 것을 먹으면 체온이 떨어지면서 두피의 혈관이 수축되고,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돼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다.

이때 피로물질인 젖산이 생기고 젖산은 대사물질인 노르에피네프린과 함께 혈관을 더욱 수축시켜 결국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또 개인에 따라서는 초콜릿, 치즈, 와인, 바나나, 땅콩, 호두 등도 두통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음식에 의한 두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경험에 비춰 통증을 유발하는 식품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 여성호르몬 농도변화로 인한 편두통 = 편두통을 겪는 여성은 대개 배란기와 월경기간에 증상이 악화되고, 임신 기간에는 나아진다. 전문의들은 이런 특징으로 미뤄 편두통이 여성호르몬 농도의 급격한 변화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월경 시작 직전에는 에스트로겐(여성호로몬) 농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데, 이때 편두통이 잘 발생한다. 또한 출산 직후나 난소 절제수술 후, 먹는 피임약을 일시 중단하는 기간 등 에스트로겐 농도가 급격하게 감소할 때도 편두통이 잘 나타난다.

반면 임신 기간에는 에스트로겐이 높게 유지되고, 폐경 후에는 낮은 농도로 지속되는데 이때는 증상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초경 이전과 폐경 이후 시기에는 편두통이 발생하는 확률이 남녀 모두 비슷하다. 그러나 여성호르몬 농도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15~50세 사이 가임기에는 여성에게 편두통이 생길 확률이 남성의 3배가 넘는다.

◇ 두통약 오남용이 부르는 `약물 금단성 두통’ = 두통을 고치려고 먹은 약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바로 `약물 금단성 두통’이다.

카페인이나 에르고타민, 트립탄 계열의 약물처럼 혈관 수축작용을 하는 성분이 함유된 두통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점점 약에 의존하게 되고 결국 두통을 악화시키게 된다. 약성분이 두경부 혈관에 수축 작용을 하다가 갑자기 약을 끊으면 혈관이 확장되고, 이로 인해 혈관벽에 분포하는 신경말단이 자극을 받아 염증이 발생해 두통이 생기는 것으로 전문의들은 추정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원인이 되는 약을 바로 끊고, 두통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은 후 알맞은 약을 처방받고 올바른 복용량에 따라 먹는 것이 필수적이다.

◇ 뇌질환이 의심되는 두통 =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대부분은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형 두통으로 진단된다. 그러나 CT나 MRI 검사를 통해 뇌질환이 진단되는 경우도 전체 두통환자의 3~5% 정도를 차지하는 만큼 자신의 증상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일반적으로 단순히 머리가 자주 아픈 것만으로는 뇌졸중이라고 보기 어렵다. 두통과 함께 의식이 떨어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오고 입술이 돌아가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뇌졸중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만성 편두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쪽 머리가 맥박 뛰듯이 욱신욱신 아프고 구토가 동반되는 것이 특징이다.

뇌혈관 일부가 풍선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 파열도 극심한 두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머리를 망치로 맞은듯한 극심한 통증과 함께 의식이 떨어지고 구토, 팔다리 마비 등이 나타날 때에는 뇌동맥류 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40대 남성에게 잘 생기는 이 병은 혈관이 파열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아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생기면 큰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권고한다.

뇌종양은 10만 명당 3~5명이 발생하는 흔치 않은 병이지만 조기발견이 어려워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흔히 두통과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복시 현상을 겪으며, 잠에서 깰 때는 두통이 심하지만 낮에는 두통이 감소하고, 기침이나 운동 등 자세가 변할 때 두통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 병원을 찾아야 할 두통증상

①새로운 형태의 두통이 갑자기 시작될 때(이렇게 아픈 것은 처음이다. 망치로 맞은 듯하다 등으로 표현됨)
②두통이 수 일이나 수 주에 걸쳐 점차 심해지는 경우
③과로, 긴장, 기침, 용변 후, 성행위 후 나타나는 두통
④50세 이후에 처음으로 두통이 시작됐을 때
⑤다음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었을 때
-행동이상, 졸음, 의식저하, 기억력 감소
-발열과 구토
-운동 또는 감각이상
-사물이 둘로 보이는 등 시력장애
-보행장애, 균형감각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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