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교육예산 ‘개인증액’…특정학교에 몰려

입력 2010.09.01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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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4년간 과다증액 3천500억…교육위원·시의원 선심(?)
"사전선거운동 수단, 리베이트 받기도"

서울시 교육위원과 일부 시의원이 지난 4년간 특정 학교들을 위해 증액해준 `선심성' 교육예산이 3천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시교육청이 강호봉 교육위원에게 제출한 '2007∼2010 증액금액 과다학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교육위원회와 시의회의 '개인증액' 요청으로 이 기간 서울시내 1천132개 초중고 및 특수학교 예산을 3천563억원 가량 증액했다.

'개인증액'은 교육위원과 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시의원이 1인당 연간 15억원 내에서 특정 학교의 예산을 늘릴 수 있게 한 관행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20%에 해당하는 226개 학교의 예산 증액분은 1천771억여원으로 전체 증액분의 절반(49.7%)을 차지했다. 반면 하위 20% 학교의 예산 증액분은 123억여원으로 전체의 3.4%에 불과했다.

20억원 이상 증액된 학교는 서초구 반원초(27억원)와 송파구 풍성중(25억원), 도봉구 정의여고(22억원) 등 3개교였고, 10억원 이상 증액된 학교도 33곳이었다.

사립인 송곡고와 송곡여고는 같은 재단 소속인데도 14억4천만원과 13억6천만원씩 모두 28억원의 예산이 증액됐다.

예산 증액 규모가 가장 컸던 반원초와 예산 증액 규모가 가장 작은 서대문구 금화초(1천200만원) 사이의 격차는 225배가 넘었다.

271개 학교는 지난 4년간 교육위나 시의회에서 예산을 한 푼도 늘리지 않았다.

공ㆍ사립 및 급별로는 공립초(494개교ㆍ1천418억여원), 사립고(186개교ㆍ859억여원), 공립중(235개교ㆍ700억여원), 사립중(96개교ㆍ291억여원), 공립고(85개교ㆍ211억여원), 사립초(19개교ㆍ38억여원) 등 순으로 증액 규모가 컸다.

하지만 학교 한 곳당 증액 규모는 사립고가 평균 4억6천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립중 3억원, 공립중 2억9천만원, 공립초 2억8천만원. 공립고 2억4천만원, 사립초 2억원 등 순이었다.

강 교육위원은 "개인증액은 자기 지역구내 학교에만 예산을 몰아주다 보니 형평성 문제는 물론 정작 필요한 학교에 예산이 가지 않는 예산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교육위원과 시의원들은 개인증액을 사실상의 사전선거운동 수단으로 활용했고, 심지어 리베이트를 받거나 자녀를 사립학교에 취업시킨 뒤 4년 내내 예산을 몰아 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개인증액을 통한 부당한 예산증액 행위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 지난달 말 시교육청 담당 직원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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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상한 교육예산 ‘개인증액’…특정학교에 몰려
    • 입력 2010-09-01 06:47:19
    연합뉴스
서울 4년간 과다증액 3천500억…교육위원·시의원 선심(?) "사전선거운동 수단, 리베이트 받기도" 서울시 교육위원과 일부 시의원이 지난 4년간 특정 학교들을 위해 증액해준 `선심성' 교육예산이 3천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서울시교육청이 강호봉 교육위원에게 제출한 '2007∼2010 증액금액 과다학교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교육위원회와 시의회의 '개인증액' 요청으로 이 기간 서울시내 1천132개 초중고 및 특수학교 예산을 3천563억원 가량 증액했다. '개인증액'은 교육위원과 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시의원이 1인당 연간 15억원 내에서 특정 학교의 예산을 늘릴 수 있게 한 관행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20%에 해당하는 226개 학교의 예산 증액분은 1천771억여원으로 전체 증액분의 절반(49.7%)을 차지했다. 반면 하위 20% 학교의 예산 증액분은 123억여원으로 전체의 3.4%에 불과했다. 20억원 이상 증액된 학교는 서초구 반원초(27억원)와 송파구 풍성중(25억원), 도봉구 정의여고(22억원) 등 3개교였고, 10억원 이상 증액된 학교도 33곳이었다. 사립인 송곡고와 송곡여고는 같은 재단 소속인데도 14억4천만원과 13억6천만원씩 모두 28억원의 예산이 증액됐다. 예산 증액 규모가 가장 컸던 반원초와 예산 증액 규모가 가장 작은 서대문구 금화초(1천200만원) 사이의 격차는 225배가 넘었다. 271개 학교는 지난 4년간 교육위나 시의회에서 예산을 한 푼도 늘리지 않았다. 공ㆍ사립 및 급별로는 공립초(494개교ㆍ1천418억여원), 사립고(186개교ㆍ859억여원), 공립중(235개교ㆍ700억여원), 사립중(96개교ㆍ291억여원), 공립고(85개교ㆍ211억여원), 사립초(19개교ㆍ38억여원) 등 순으로 증액 규모가 컸다. 하지만 학교 한 곳당 증액 규모는 사립고가 평균 4억6천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립중 3억원, 공립중 2억9천만원, 공립초 2억8천만원. 공립고 2억4천만원, 사립초 2억원 등 순이었다. 강 교육위원은 "개인증액은 자기 지역구내 학교에만 예산을 몰아주다 보니 형평성 문제는 물론 정작 필요한 학교에 예산이 가지 않는 예산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지만 교육위원과 시의원들은 개인증액을 사실상의 사전선거운동 수단으로 활용했고, 심지어 리베이트를 받거나 자녀를 사립학교에 취업시킨 뒤 4년 내내 예산을 몰아 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개인증액을 통한 부당한 예산증액 행위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 지난달 말 시교육청 담당 직원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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