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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신한금융 지배구조 흔들리나?
입력 2010.09.02 (19:13) 연합뉴스
신한은행이 2일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신한금융은 곧 이사회를 열어 신 사장 해임문제를 논의하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신 사장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신 사장의 금융업계 퇴출은 물론 내부 통제시스템 관리에 소홀했던 신한금융과 신한은행도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금융업계 일부에서는 후계 구도를 놓고 경영진 간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어 그동안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던 신한금융의 지배구조가 심하게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출 관련 배임 및 횡령 혐의

신한은행은 이날 신 사장이 행장 시절 950억원에 이르는 친인척 관련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배임 혐의가 있다며 신 사장과 이정원, 한도희 전 부행장, 실무 직원 3명, 채무자 등 7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2006년 종합레저 업체인 K사 및 관계사 등 3개 기업에 대출하면서 부정 대출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과 수년째 거래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K사는 2008년 말 현재 신한은행으로부터 빌린 외화대출 잔액이 약 257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단기차입금도 4천65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업체는 2008년 6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면서 경영이 악화돼 현재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당국도 작년 종합 검사에서 이런 사실을 파악, K사에 대한 대출의 사후관리 불철저 등을 경영유의 사항으로 지적했었다.

신 사장은 자문료 등과 관련해 15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사장은 "대출은 여신관련 위원들이 결정하며 행장은 결재선상에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신 사장은 대출자가 친인척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하는데 어느 정도의 압력인지를 봐야 한다"며 대출 압력을 넣지도 않았다고 항변했다.

◇사실 확인되면 모두 타격

신한금융이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신 사장을 해임하기로 한 만큼 신 사장은 검찰 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대표이사 사장직에서 물러날 처지에 놓였다.

사장에서 해임되더라도 등기이사 직은 유지되지만, 이사회가 등기이사 직을 박탈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결의할 경우 내년 3월까지인 이사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

검찰 조사 결과 배임이나 횡령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신 사장은 금융업계에서 퇴출되는 것은 물론 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신한은행과 신한금융지주도 명성에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수년 전 발생한 대출에 대해 횡령이나 배임 혐의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내부 통제 시스템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시가총액과 당기순이익 등에서 KB금융을 압도하면서 최고 금융그룹의 지위에 올랐지만, 강원 지역의 한 지점에서 225억 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해 작년에 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으면서 내부 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의 경우 작년에 경영유의 사항으로 지적하기는 했지만, 배임과 횡령 모두 사실로 드러날 경우 솜방망이 징계였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작년 검사 결과 대출을 하면서 여신승인 조건을 제대로 붙이지 않아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며 "당시 대출에 부실이 난 상황이 아니었고, 신 사장의 개인적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지만, 올해 검사 때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권력 암투설…조직불안 장기화될 수도

금융업계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후계 구도를 놓고 신한금융 내 경영진 간 갈등에서 촉발됐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이 법적 판결이나 당국의 징계 전에 신한은행의 고발만으로 신 사장을 해임키로 했기 때문이다.

신 사장은 시중에 1위와 3위가 2위를 협공하고 있다는 소문을 언급해 이번 사태가 권력 다툼으로 촉발됐을 가능성을 은근히 부각시키기도 했다.

시중에서는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라 회장의 실명제법 위반 논란의 발원지가 신 사장 측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경연진 간 갈등설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일 뿐"이라며 "신 사장이 고발된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업무 처리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해임하기로 했지만, 이사들이 모여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권력 암투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2003년 신한은행장을 시작으로 7년간 경영을 책임져 온 신 사장이 해임되면 직원들이 동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사장은 옛 조흥은행과의 합병 작업을 무난하게 처리했으며 신한은행이 금융업계 최대 실적을 올리는데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 위반 혐의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그동안 신한금융의 버팀목이 돼 왔던 `라응찬-신상훈-이백순' 삼각편대의 지배구조가 한꺼번에 와해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실명제법위반 논란에 휩싸인 라 회장이나 배임 혐의를 받는 신 사장 모두 상처를 입게 될 것 같다"며 "실적 호조 등으로 승승장구하던 신한금융이 한동안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승승장구’ 신한금융 지배구조 흔들리나?
    • 입력 2010-09-02 19:13:45
    연합뉴스
신한은행이 2일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배임과 횡령 혐의로 고소했다. 신한금융은 곧 이사회를 열어 신 사장 해임문제를 논의하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신 사장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신 사장의 금융업계 퇴출은 물론 내부 통제시스템 관리에 소홀했던 신한금융과 신한은행도 책임론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금융업계 일부에서는 후계 구도를 놓고 경영진 간 갈등이 표면화된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하고 있어 그동안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던 신한금융의 지배구조가 심하게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대출 관련 배임 및 횡령 혐의

신한은행은 이날 신 사장이 행장 시절 950억원에 이르는 친인척 관련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배임 혐의가 있다며 신 사장과 이정원, 한도희 전 부행장, 실무 직원 3명, 채무자 등 7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2006년 종합레저 업체인 K사 및 관계사 등 3개 기업에 대출하면서 부정 대출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신한은행과 수년째 거래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K사는 2008년 말 현재 신한은행으로부터 빌린 외화대출 잔액이 약 257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단기차입금도 4천65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업체는 2008년 6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면서 경영이 악화돼 현재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당국도 작년 종합 검사에서 이런 사실을 파악, K사에 대한 대출의 사후관리 불철저 등을 경영유의 사항으로 지적했었다.

신 사장은 자문료 등과 관련해 15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신 사장은 "대출은 여신관련 위원들이 결정하며 행장은 결재선상에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신 사장은 대출자가 친인척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압력을 넣었다고 주장하는데 어느 정도의 압력인지를 봐야 한다"며 대출 압력을 넣지도 않았다고 항변했다.

◇사실 확인되면 모두 타격

신한금융이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신 사장을 해임하기로 한 만큼 신 사장은 검찰 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대표이사 사장직에서 물러날 처지에 놓였다.

사장에서 해임되더라도 등기이사 직은 유지되지만, 이사회가 등기이사 직을 박탈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결의할 경우 내년 3월까지인 이사 임기를 채우지 못할 수도 있다.

검찰 조사 결과 배임이나 횡령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신 사장은 금융업계에서 퇴출되는 것은 물론 법적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신한은행과 신한금융지주도 명성에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수년 전 발생한 대출에 대해 횡령이나 배임 혐의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내부 통제 시스템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시가총액과 당기순이익 등에서 KB금융을 압도하면서 최고 금융그룹의 지위에 올랐지만, 강원 지역의 한 지점에서 225억 원 규모의 횡령 사고가 발생해 작년에 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으면서 내부 통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융당국의 경우 작년에 경영유의 사항으로 지적하기는 했지만, 배임과 횡령 모두 사실로 드러날 경우 솜방망이 징계였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작년 검사 결과 대출을 하면서 여신승인 조건을 제대로 붙이지 않아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며 "당시 대출에 부실이 난 상황이 아니었고, 신 사장의 개인적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지만, 올해 검사 때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권력 암투설…조직불안 장기화될 수도

금융업계 일부에서는 이번 사태가 후계 구도를 놓고 신한금융 내 경영진 간 갈등에서 촉발됐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신한금융이 법적 판결이나 당국의 징계 전에 신한은행의 고발만으로 신 사장을 해임키로 했기 때문이다.

신 사장은 시중에 1위와 3위가 2위를 협공하고 있다는 소문을 언급해 이번 사태가 권력 다툼으로 촉발됐을 가능성을 은근히 부각시키기도 했다.

시중에서는 최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된 라 회장의 실명제법 위반 논란의 발원지가 신 사장 측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경연진 간 갈등설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일 뿐"이라며 "신 사장이 고발된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업무 처리를 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해임하기로 했지만, 이사들이 모여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권력 암투설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2003년 신한은행장을 시작으로 7년간 경영을 책임져 온 신 사장이 해임되면 직원들이 동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신 사장은 옛 조흥은행과의 합병 작업을 무난하게 처리했으며 신한은행이 금융업계 최대 실적을 올리는데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 위반 혐의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그동안 신한금융의 버팀목이 돼 왔던 `라응찬-신상훈-이백순' 삼각편대의 지배구조가 한꺼번에 와해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실명제법위반 논란에 휩싸인 라 회장이나 배임 혐의를 받는 신 사장 모두 상처를 입게 될 것 같다"며 "실적 호조 등으로 승승장구하던 신한금융이 한동안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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