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강풍 폭탄’…피해 속출

입력 2010.09.0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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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도권 주민들은 새벽녁 유리창을 뒤흔드는 강한 바람에 새벽잠을 설쳤습니다. 유리창이 깨지고 전철도 멈춰 섰습니다. 수도권 피해 상황 알아봅니다.

<질문>
저도 바람소리에 새벽에 잠을 깼습니다만 이번 태풍의 위력 상당했죠?

<답변>
네, 강력한 태풍의 위력이 시민들의 촬영한 동영상과 CCTV에 그대로 포착됐습니다.

초속 30미터 안팎의 거센 바람은 기왓장들을 하늘로 날려버릴 만큼 강력했습니다.

또 바람에 휩쓸려 떨어져 내리는 철재 구조물들은 보기만 해도 아찔할 정돈데요.

도로에 떨어진 각종 구조물들은 종잇장처럼 바람에 굴러다닙니다.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떨어진 대형 간판이 신호를 기다리던 택시를 덮치는 장면도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주택가 전신주에서는 시뻘건 불꽃이 계속 튀어오르고, 달리는 차 유리창에서도 갑자기 불꽃이 번쩍입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도로로 쓰러지는 장면은 CCTV에 촬영됐습니다.

상가 철문도 뜯어져나가 인도 앞에 펄럭입니다.

태풍 곤파스가 상륙해 휩쓸고 간 4시간 반 동안 곳곳에서 아찔한 순간이 이어졌습니다.

<질문>
특히 태풍이 이른 아침에 수도권을 강타하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졌죠?

<답변>
네, 오늘 아침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지하철이 멈춰섰습니다.

1호선과 4호선, 8호선 등 모두 6개 구간에서 운행 중단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대부분 강풍 때문에 방음벽이 무너지거나 송전선이 끊어진 게 원인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꿈쩍도 하지 않는 지하철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 발길을 돌렸습니다.

버스나 택시도 상황은 비슷했는데요.

시민들이 갑자기 몰리면서 버스 승강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현장음>."내리세요. 양심적으로 내리세요."

<인터뷰>시민:"너무 사람이 많아서 겨우 탔는데 그것도 가방이 걸려서 문이 안 닫혀서. 문 때문에 내렸어요."

힘들게 버스나 택시를 탔더라도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들 때문에 도심 도로 곳곳이 통제돼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습니다.

<질문>
이번 태풍은 말그대로 도심에 떨어진 강풍 폭탄이라 할만 한데요. 정전 사고도 속출했죠?

<답변>
이번 태풍으로 전기가 끊긴 가구는 전국적으로 백 60만호가 넘습니다.

사상 최대의 정전 사태였습니다.

한전은 이번 태풍으로 전봇대 천4백 80여 기와 변압기 4백여 대가 부서졌다고 밝혔습니다.

피해는 이 뿐만이 아닌데요.

하얀 돛단배를 모양의 인천 문학 경기장의 지붕 천막이 강풍에 뜯겨 나가 보수 비용만 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서울중앙지법은 1층 민원청사의 대형 유리벽 한쪽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가로수와 함께 국회 담벼락이 무너졌고, 과천 정부청사를 가리키는 표지판도 바람에 휘었습니다.

목동 운동장 펜스도, 모델하우스 벽면도 공장 벽과 유리창도 태풍 곤파스가 몰고온 강풍 폭탄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곳곳에서 건축물 피해가 일어나면서 강풍에 대한 안전기준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답변>
네, 강풍에 외벽 마감재가 떨어져 나간 건물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대형 골프연습장의 철제 기둥이 엿가락처럼 휘어지면서 인근 상가를 덮치기도 했는데요.

건축법에 따르면 국내 건물들은 이번 태풍이 몰고온 초속 30미터 안팎의 강풍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하지만, 곳곳에서 건축물 피해가 발생하면서 건물이 규정대로 제대로 시공됐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민수(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설계 단계에서 풍 하중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던지, 시공과정에서 접합 강도가 발효 되지 못하는 부실시공이 있지 않았나 생각 됩니다."

상점 간판들과 각종 시설물도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하늘로 떠올랐다가 떨어졌습니다.

미리 대비했다면 줄일 수도 있는 피해였습니다.

<인터뷰>조원철(연세대 교수):"지난 2년간 한반도에 태풍이 전혀 없었거든요. 건물 부착물이나 시설물의 안전 문제에도 상당히 둔감해진 거죠."

비 대신 바람을 몰고온 태풍 '곤파스'는 강풍에 견디는 건물의 안전기준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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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 ‘강풍 폭탄’…피해 속출
    • 입력 2010-09-02 23: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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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수도권 주민들은 새벽녁 유리창을 뒤흔드는 강한 바람에 새벽잠을 설쳤습니다. 유리창이 깨지고 전철도 멈춰 섰습니다. 수도권 피해 상황 알아봅니다. <질문> 저도 바람소리에 새벽에 잠을 깼습니다만 이번 태풍의 위력 상당했죠? <답변> 네, 강력한 태풍의 위력이 시민들의 촬영한 동영상과 CCTV에 그대로 포착됐습니다. 초속 30미터 안팎의 거센 바람은 기왓장들을 하늘로 날려버릴 만큼 강력했습니다. 또 바람에 휩쓸려 떨어져 내리는 철재 구조물들은 보기만 해도 아찔할 정돈데요. 도로에 떨어진 각종 구조물들은 종잇장처럼 바람에 굴러다닙니다.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떨어진 대형 간판이 신호를 기다리던 택시를 덮치는 장면도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주택가 전신주에서는 시뻘건 불꽃이 계속 튀어오르고, 달리는 차 유리창에서도 갑자기 불꽃이 번쩍입니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도로로 쓰러지는 장면은 CCTV에 촬영됐습니다. 상가 철문도 뜯어져나가 인도 앞에 펄럭입니다. 태풍 곤파스가 상륙해 휩쓸고 간 4시간 반 동안 곳곳에서 아찔한 순간이 이어졌습니다. <질문> 특히 태풍이 이른 아침에 수도권을 강타하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졌죠? <답변> 네, 오늘 아침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지하철이 멈춰섰습니다. 1호선과 4호선, 8호선 등 모두 6개 구간에서 운행 중단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대부분 강풍 때문에 방음벽이 무너지거나 송전선이 끊어진 게 원인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이 꿈쩍도 하지 않는 지하철 앞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 발길을 돌렸습니다. 버스나 택시도 상황은 비슷했는데요. 시민들이 갑자기 몰리면서 버스 승강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현장음>."내리세요. 양심적으로 내리세요." <인터뷰>시민:"너무 사람이 많아서 겨우 탔는데 그것도 가방이 걸려서 문이 안 닫혀서. 문 때문에 내렸어요." 힘들게 버스나 택시를 탔더라도 강풍에 쓰러진 가로수들 때문에 도심 도로 곳곳이 통제돼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습니다. <질문> 이번 태풍은 말그대로 도심에 떨어진 강풍 폭탄이라 할만 한데요. 정전 사고도 속출했죠? <답변> 이번 태풍으로 전기가 끊긴 가구는 전국적으로 백 60만호가 넘습니다. 사상 최대의 정전 사태였습니다. 한전은 이번 태풍으로 전봇대 천4백 80여 기와 변압기 4백여 대가 부서졌다고 밝혔습니다. 피해는 이 뿐만이 아닌데요. 하얀 돛단배를 모양의 인천 문학 경기장의 지붕 천막이 강풍에 뜯겨 나가 보수 비용만 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서울중앙지법은 1층 민원청사의 대형 유리벽 한쪽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가로수와 함께 국회 담벼락이 무너졌고, 과천 정부청사를 가리키는 표지판도 바람에 휘었습니다. 목동 운동장 펜스도, 모델하우스 벽면도 공장 벽과 유리창도 태풍 곤파스가 몰고온 강풍 폭탄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곳곳에서 건축물 피해가 일어나면서 강풍에 대한 안전기준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요? <답변> 네, 강풍에 외벽 마감재가 떨어져 나간 건물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대형 골프연습장의 철제 기둥이 엿가락처럼 휘어지면서 인근 상가를 덮치기도 했는데요. 건축법에 따르면 국내 건물들은 이번 태풍이 몰고온 초속 30미터 안팎의 강풍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하지만, 곳곳에서 건축물 피해가 발생하면서 건물이 규정대로 제대로 시공됐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민수(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설계 단계에서 풍 하중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던지, 시공과정에서 접합 강도가 발효 되지 못하는 부실시공이 있지 않았나 생각 됩니다." 상점 간판들과 각종 시설물도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하늘로 떠올랐다가 떨어졌습니다. 미리 대비했다면 줄일 수도 있는 피해였습니다. <인터뷰>조원철(연세대 교수):"지난 2년간 한반도에 태풍이 전혀 없었거든요. 건물 부착물이나 시설물의 안전 문제에도 상당히 둔감해진 거죠." 비 대신 바람을 몰고온 태풍 '곤파스'는 강풍에 견디는 건물의 안전기준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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