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육체미 ‘보디빌딩 도핑 온상’

입력 2010.09.0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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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수무책이다. 지난해 한국반도핑위원회(KADA)가 적발한 17명의 도핑 양성반응자 가운데 무려 11명이나 포함됐던 보디빌딩이 이번에는 국내 최고 권위의 미스터&미즈코리아선발대회 체급별 우승자 8명 가운데 무려 5명이나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도핑의 늪지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보디빌딩협회는 8일 "지난 6월에 치러진 미스터&미즈코리아선발대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벌인 도핑 검사에서 7명이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이 중 4명은 한국반도핑위원회의 징계조치보다 더 강한 영구제명 처분을 내렸고, 나머지 3명은 소명절차를 거쳐 징계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보디빌딩은 잇다른 도핑 파문을 겪으면서 자체 정화운동에 힘을 기울여왔지만 약물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선수들의 비뚤어진 승리욕 때문에 ’약물의 온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전국체전에서 8명의 선수가 도핑에 걸리며 발칵 뒤집혔던 대한보디빌딩협회는 전국체전 출전 선수 전원에 대해 도핑검사 시행을 의무화하고, 도핑 추방 궐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협회는 2006년 7월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자로 판정되면 바로 영구제명하기로 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곧바로 ’보디빌딩 지도자가 전국체전을 앞두고 고교 선수에게 금지약물을 먹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곤경에 처하고 말았다.



2008년에는 전 국가대표를 포함한 보디빌딩 선수 8명이 스테로이드제(근육강화제)를 밀수하다 세관에 잡히면서 보디빌딩은 ’약물의 사각지대’가 되고 말았다.



보디빌딩 선수에게 약물은 끊기 힘든 달콤한 유혹이다.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스테로이드제 복용으로 이어지고, 손쉬운 체중 조절을 위해 이뇨제 성분이 들어간 약물을 찾고 있다.



더구나 보디빌딩선수들이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체육팀 소속이어서 전국 체전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만 재계약과 연봉 인상을 노릴 수 있어서 약물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창용찬 보디빌딩협회 홍보이사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올림픽공원에서 선수와 임원이 모여 한국반도핑위원회가 실시한 도핑 교육에 참가하는 등 정신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별 예산을 투입해 내달 전국체전에 나서는 143명의 시도협회 선수 모두 도핑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창 이사는 "대회 성적이 곧 연봉으로 연결돼 일부 선수들이 약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일부 고등학교 선수들까지 양성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금지약물인지 모르고 보충제로 생각해 먹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약물근절을 위한 협회의 방안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창 이사는 "협회 차원에서 영구제명이라는 강력한 징계를 내리고 있지만 매년 도핑 양성반응자의 60~70%가 보디빌딩 선수여서 고민이다"며 "더 이상 묘안이 나오지 않아서 조만간 외부 업체에 컨설팅을 의뢰해 약물복용 방지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사기관에서도 스테로이드제의 유통 과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지약물 판매가 워낙 점조직으로 이뤄지는 만큼 협회 차원에서 수사기관에 협조해 유통업자를 잡는데 일조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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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그러진 육체미 ‘보디빌딩 도핑 온상’
    • 입력 2010-09-08 13:25:23
    연합뉴스
 속수무책이다. 지난해 한국반도핑위원회(KADA)가 적발한 17명의 도핑 양성반응자 가운데 무려 11명이나 포함됐던 보디빌딩이 이번에는 국내 최고 권위의 미스터&미즈코리아선발대회 체급별 우승자 8명 가운데 무려 5명이나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드러나 ’도핑의 늪지대’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한보디빌딩협회는 8일 "지난 6월에 치러진 미스터&미즈코리아선발대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벌인 도핑 검사에서 7명이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이 중 4명은 한국반도핑위원회의 징계조치보다 더 강한 영구제명 처분을 내렸고, 나머지 3명은 소명절차를 거쳐 징계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보디빌딩은 잇다른 도핑 파문을 겪으면서 자체 정화운동에 힘을 기울여왔지만 약물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선수들의 비뚤어진 승리욕 때문에 ’약물의 온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전국체전에서 8명의 선수가 도핑에 걸리며 발칵 뒤집혔던 대한보디빌딩협회는 전국체전 출전 선수 전원에 대해 도핑검사 시행을 의무화하고, 도핑 추방 궐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협회는 2006년 7월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자로 판정되면 바로 영구제명하기로 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곧바로 ’보디빌딩 지도자가 전국체전을 앞두고 고교 선수에게 금지약물을 먹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곤경에 처하고 말았다.

2008년에는 전 국가대표를 포함한 보디빌딩 선수 8명이 스테로이드제(근육강화제)를 밀수하다 세관에 잡히면서 보디빌딩은 ’약물의 사각지대’가 되고 말았다.

보디빌딩 선수에게 약물은 끊기 힘든 달콤한 유혹이다.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스테로이드제 복용으로 이어지고, 손쉬운 체중 조절을 위해 이뇨제 성분이 들어간 약물을 찾고 있다.

더구나 보디빌딩선수들이 대부분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체육팀 소속이어서 전국 체전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만 재계약과 연봉 인상을 노릴 수 있어서 약물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창용찬 보디빌딩협회 홍보이사는 "이번 사건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올림픽공원에서 선수와 임원이 모여 한국반도핑위원회가 실시한 도핑 교육에 참가하는 등 정신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별 예산을 투입해 내달 전국체전에 나서는 143명의 시도협회 선수 모두 도핑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창 이사는 "대회 성적이 곧 연봉으로 연결돼 일부 선수들이 약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일부 고등학교 선수들까지 양성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금지약물인지 모르고 보충제로 생각해 먹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약물근절을 위한 협회의 방안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창 이사는 "협회 차원에서 영구제명이라는 강력한 징계를 내리고 있지만 매년 도핑 양성반응자의 60~70%가 보디빌딩 선수여서 고민이다"며 "더 이상 묘안이 나오지 않아서 조만간 외부 업체에 컨설팅을 의뢰해 약물복용 방지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수사기관에서도 스테로이드제의 유통 과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지약물 판매가 워낙 점조직으로 이뤄지는 만큼 협회 차원에서 수사기관에 협조해 유통업자를 잡는데 일조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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