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이만수 “양준혁 복 받은 선수”

입력 2010.09.19 (16:27) 수정 2010.09.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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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감독 "양준혁 포스트시즌에서는 엔트리 제외"

'국보급 투수'와 '헐크'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과 이만수 SK 수석코치가 성대한 은퇴식을 치르는 양준혁(41.삼성)에게 부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선 감독은 19일 대구구장에서 양준혁의 은퇴 경기로 치러진 SK와 경기를 앞두고 "어제 오전 11시부터 훈련을 하러 야구장에 왔는데 팬들이 그때부터 텐트를 치고 있더라. 참 대단하긴 대단하더라"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 야구가 발전하면서 기록이나 선수 은퇴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많이 커졌다. 그런 걸 보면 양준혁도 정말 복 받은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해태 타이거즈에서 '무등산 폭격기'로 활약하다 1996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로 임대, '나고야의 태양'으로 변신한 선 감독은 1999년 주니치에서 은퇴했고 은퇴식도 그곳에서 치렀다.

당시에도 미국이나 일본 내 다른 구단과 충분히 계약할 수 있었지만 정상에서 물러나고 싶어 은퇴를 택했다. 정상에 있을 때 박수받고 물러나는 모양새는 양준혁과 비슷하다.

그러나 청춘을 다 바쳤던 한국에서는 은퇴 경기, 은퇴식을 경험하지 못했다. 팬들의 아쉬움과 큰 축하 속에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양준혁을 선뜻 부러워하는 기색이 엿보였다.

선 감독은 "내일쯤 양준혁을 1군 엔트리에서 빼고 박진만(34)을 기용, 3루수로 테스트할 예정이다. 은퇴경기까지 치른 양준혁을 포스트시즌에서 쓰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1루측 SK팬은 물론 삼성 팬들로부터 '이만수' '이만수'라는 연호를 받고 당당하게 구장에 들어선 이만수 코치도 양준혁을 부러워하긴 마찬가지였다.

삼성팬들의 '영원한 페르소나'인 이 코치는 더그아웃에 찾아온 양준혁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현역을 떠나 새 인생을 준비할 후배를 축하했다.

양준혁은 "이만수 선배님이 (나를) 부러워하는 것 같다"면서 웃었지만 이만수 코치는 "부럽긴 뭐가 부러워"라며 멋쩍게 웃은 뒤 "여러 좋은 말을 해줬다"며 여운을 남겼다.

이만수 코치는 1997년 삼성과 불화로 은퇴식조차 치르지 못하고 옷을 벗었고 이후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불펜 코치로 활약하다 2007년 SK 수석코치로 한국에 복귀했다.

삼성과 악연이 더 부각되기 않기를 바라서인지 이 코치는 말을 아끼는 표정이 역력했다.

양준혁이 미국프로야구 연수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메이저리그를 잘 아는 이 코치에게 조언을 청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코치는 중학생 양준혁에게 야구 선수로서 꿈을 심어줬고 이제는 지도자의 길을 제시해 줄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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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동열·이만수 “양준혁 복 받은 선수”
    • 입력 2010-09-19 16:27:09
    • 수정2010-09-19 16:30:05
    연합뉴스
선 감독 "양준혁 포스트시즌에서는 엔트리 제외" '국보급 투수'와 '헐크'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선동열 감독과 이만수 SK 수석코치가 성대한 은퇴식을 치르는 양준혁(41.삼성)에게 부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선 감독은 19일 대구구장에서 양준혁의 은퇴 경기로 치러진 SK와 경기를 앞두고 "어제 오전 11시부터 훈련을 하러 야구장에 왔는데 팬들이 그때부터 텐트를 치고 있더라. 참 대단하긴 대단하더라"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한국 야구가 발전하면서 기록이나 선수 은퇴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많이 커졌다. 그런 걸 보면 양준혁도 정말 복 받은 선수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해태 타이거즈에서 '무등산 폭격기'로 활약하다 1996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로 임대, '나고야의 태양'으로 변신한 선 감독은 1999년 주니치에서 은퇴했고 은퇴식도 그곳에서 치렀다. 당시에도 미국이나 일본 내 다른 구단과 충분히 계약할 수 있었지만 정상에서 물러나고 싶어 은퇴를 택했다. 정상에 있을 때 박수받고 물러나는 모양새는 양준혁과 비슷하다. 그러나 청춘을 다 바쳤던 한국에서는 은퇴 경기, 은퇴식을 경험하지 못했다. 팬들의 아쉬움과 큰 축하 속에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양준혁을 선뜻 부러워하는 기색이 엿보였다. 선 감독은 "내일쯤 양준혁을 1군 엔트리에서 빼고 박진만(34)을 기용, 3루수로 테스트할 예정이다. 은퇴경기까지 치른 양준혁을 포스트시즌에서 쓰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1루측 SK팬은 물론 삼성 팬들로부터 '이만수' '이만수'라는 연호를 받고 당당하게 구장에 들어선 이만수 코치도 양준혁을 부러워하긴 마찬가지였다. 삼성팬들의 '영원한 페르소나'인 이 코치는 더그아웃에 찾아온 양준혁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현역을 떠나 새 인생을 준비할 후배를 축하했다. 양준혁은 "이만수 선배님이 (나를) 부러워하는 것 같다"면서 웃었지만 이만수 코치는 "부럽긴 뭐가 부러워"라며 멋쩍게 웃은 뒤 "여러 좋은 말을 해줬다"며 여운을 남겼다. 이만수 코치는 1997년 삼성과 불화로 은퇴식조차 치르지 못하고 옷을 벗었고 이후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불펜 코치로 활약하다 2007년 SK 수석코치로 한국에 복귀했다. 삼성과 악연이 더 부각되기 않기를 바라서인지 이 코치는 말을 아끼는 표정이 역력했다. 양준혁이 미국프로야구 연수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메이저리그를 잘 아는 이 코치에게 조언을 청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코치는 중학생 양준혁에게 야구 선수로서 꿈을 심어줬고 이제는 지도자의 길을 제시해 줄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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