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한 경찰 간부의 ‘두 얼굴’

입력 2010.09.20 (15:32) 수정 2010.09.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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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토막살해한 것으로 드러난 경찰 간부의 엽기적 범행이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이 경찰관은 아내를 살해한 것도 모자라 토막 낸 시신을 자신이 근무하는 지구대 관할과 인근 지역 13곳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20일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모(57) 경위는 지난 16일 오전 2시 30분께 광주 서구 금호동 자신의 집에서 부부싸움 중 아내(43)를 목 졸라 살해했다.

아내가 평소 귀가를 늦게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김 경위는 전처와 이혼하고 나서 18년 전 새 아내를 만나 재혼했으나 가정 불화를 겪어오다 지난달 협의이혼을 신청 해놓은 상태였다.

김 경위는 이날 오전 8시께 딸(9)을 학교에 보내고 집에 혼자 있는 사이 시신을 토막 내 집에 보관했으며 이틀간 서구 금호동과 풍암동 쓰레기 더미 등 13곳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김 경위는 발생일인 16일에는 비번이어서 출근하지 않았으며 다음날 주간근무, 18일 야간근무 등 평소와 다름 없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경위는 17일 출근시간 전 등산을 했으며 18일 근무 전 운천저수지와 사찰 등을 다녀왔다고 말해 경찰은 이 일대에 시신이 버려졌을 개연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구대에서 근무하면서도 평소보다 말이 좀 줄었을 뿐 특별한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고 동료 경찰관은 말했다.

함께 근무한 경찰관은 "김 경위가 시무룩해 보여 '팀장님이 우울하니 분위기가 가라앉는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평소와 크게 다른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17일 주간 근무를 마치고 자신이 근무하는 지구대에 가출인(아내) 신고를 했다.

김 경위는 "아내가 부부싸움 후 집을 나갔다"고 신고했지만, 어린 딸은 경찰에서 "(발생일 아침에)엄마가 누워있는 것을 봤다"고 말해 경찰의 의심을 샀다.

김 경위는 이후 조사과정에서 "아빠가 처벌받을 수도 있으니 엄마를 못 봤다고 말하라"고 딸에게 강요했으며 김 경위의 딸은 이후 조사에서 실제 진술을 번복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그는 자신의 범행을 감추려고 아내가 운영하는 의류판매장 앞에 아내의 차를 갖다놓고, 가출인 신고 후에도 매장에 전화를 걸어 아내의 소식을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경위는 딸과 상반된 진술, 김씨의 차량과 집 안에서 발견된 핏자국 등을 들이댄 '동료 경찰'의 추궁에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김 경위가 시신을 버렸다고 밝힌 쓰레기 더미 등에서 증거를 찾으려고 주변 CCTV 등을 분석하고 있지만, 아직 시신을 찾지는 못했다.

경찰은 김 경위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을 수도 있다고 보고 행적을 조사하고 있으며 핏자국에 대해 국과수에 감정 의뢰했다.

한편, 오는 25일은 김 경위가 경찰에 입문한지 34년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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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내 살해한 경찰 간부의 ‘두 얼굴’
    • 입력 2010-09-20 15:32:52
    • 수정2010-09-20 17:59:00
    연합뉴스
아내를 토막살해한 것으로 드러난 경찰 간부의 엽기적 범행이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이 경찰관은 아내를 살해한 것도 모자라 토막 낸 시신을 자신이 근무하는 지구대 관할과 인근 지역 13곳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20일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김모(57) 경위는 지난 16일 오전 2시 30분께 광주 서구 금호동 자신의 집에서 부부싸움 중 아내(43)를 목 졸라 살해했다. 아내가 평소 귀가를 늦게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김 경위는 전처와 이혼하고 나서 18년 전 새 아내를 만나 재혼했으나 가정 불화를 겪어오다 지난달 협의이혼을 신청 해놓은 상태였다. 김 경위는 이날 오전 8시께 딸(9)을 학교에 보내고 집에 혼자 있는 사이 시신을 토막 내 집에 보관했으며 이틀간 서구 금호동과 풍암동 쓰레기 더미 등 13곳에 버렸다고 진술했다. 김 경위는 발생일인 16일에는 비번이어서 출근하지 않았으며 다음날 주간근무, 18일 야간근무 등 평소와 다름 없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경위는 17일 출근시간 전 등산을 했으며 18일 근무 전 운천저수지와 사찰 등을 다녀왔다고 말해 경찰은 이 일대에 시신이 버려졌을 개연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구대에서 근무하면서도 평소보다 말이 좀 줄었을 뿐 특별한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고 동료 경찰관은 말했다. 함께 근무한 경찰관은 "김 경위가 시무룩해 보여 '팀장님이 우울하니 분위기가 가라앉는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평소와 크게 다른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17일 주간 근무를 마치고 자신이 근무하는 지구대에 가출인(아내) 신고를 했다. 김 경위는 "아내가 부부싸움 후 집을 나갔다"고 신고했지만, 어린 딸은 경찰에서 "(발생일 아침에)엄마가 누워있는 것을 봤다"고 말해 경찰의 의심을 샀다. 김 경위는 이후 조사과정에서 "아빠가 처벌받을 수도 있으니 엄마를 못 봤다고 말하라"고 딸에게 강요했으며 김 경위의 딸은 이후 조사에서 실제 진술을 번복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그는 자신의 범행을 감추려고 아내가 운영하는 의류판매장 앞에 아내의 차를 갖다놓고, 가출인 신고 후에도 매장에 전화를 걸어 아내의 소식을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경위는 딸과 상반된 진술, 김씨의 차량과 집 안에서 발견된 핏자국 등을 들이댄 '동료 경찰'의 추궁에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김 경위가 시신을 버렸다고 밝힌 쓰레기 더미 등에서 증거를 찾으려고 주변 CCTV 등을 분석하고 있지만, 아직 시신을 찾지는 못했다. 경찰은 김 경위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을 수도 있다고 보고 행적을 조사하고 있으며 핏자국에 대해 국과수에 감정 의뢰했다. 한편, 오는 25일은 김 경위가 경찰에 입문한지 34년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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