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에 ‘쉴 곳’ 없는 6·25 희생자들

입력 2010.09.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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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25 당시 희생된 민간인 학살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15년째 유골이 보관된 창고에서 추석 차례를 지내고 있습니다.

유골을 안장할 국가위령시설은 몇 년째 논의만 오가고 있습니다.

이중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대 법의학센터에 있는 한 창고에 모셔진 150여 구의 유골들, 그 앞에 조촐한 차례상이 차려졌습니다.

6.25 당시 '고양 금정굴'에서 희생된 민간인들의 유골입니다.

1995년 발굴된 유골들을 안치할 곳이 없어서 임시로 창고에 보관한 지 벌써 15년째.

그마저도 내년 초에 이 건물을 재건축하기때문에 다른 곳으로 유골을 옮겨야 할 처지입니다.

<인터뷰> 마임순('고양 금정굴 사건' 유족) : "다른 데로 또 어떻게 모십니까. 아주 영구히 모실 자리로 했으면 좋겠어요. 보시다시피 다 부서지지 않았습니까?"

지난 2007년부터 다른 민간인 학살 현장 12곳에서 발굴된 유골 천 6백여 구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충북대에서 감식을 한 뒤 갈 곳이 없어 그 자리에 그대로 남겨졌습니다.

<인터뷰>박선주(충북대 고미술학과 교수) : "유골들이 갈 데가 없으니까 감식 끝나고 여기다 모시는 게 좋지 않겠느냐…그래서 맡게 됐죠."

진실화해위원회에서 국가 안장시설을 세우라고 권고했지만, 아직 부지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이를 담당했던 진실화해위원회마저 올해 말 해산할 예정입니다.

6.25 당시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의 유골이 60년이 지나도록 정부의 무관심속에 쉴 곳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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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관심에 ‘쉴 곳’ 없는 6·25 희생자들
    • 입력 2010-09-21 10:4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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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6.25 당시 희생된 민간인 학살 피해자의 유가족들이 15년째 유골이 보관된 창고에서 추석 차례를 지내고 있습니다. 유골을 안장할 국가위령시설은 몇 년째 논의만 오가고 있습니다. 이중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대 법의학센터에 있는 한 창고에 모셔진 150여 구의 유골들, 그 앞에 조촐한 차례상이 차려졌습니다. 6.25 당시 '고양 금정굴'에서 희생된 민간인들의 유골입니다. 1995년 발굴된 유골들을 안치할 곳이 없어서 임시로 창고에 보관한 지 벌써 15년째. 그마저도 내년 초에 이 건물을 재건축하기때문에 다른 곳으로 유골을 옮겨야 할 처지입니다. <인터뷰> 마임순('고양 금정굴 사건' 유족) : "다른 데로 또 어떻게 모십니까. 아주 영구히 모실 자리로 했으면 좋겠어요. 보시다시피 다 부서지지 않았습니까?" 지난 2007년부터 다른 민간인 학살 현장 12곳에서 발굴된 유골 천 6백여 구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충북대에서 감식을 한 뒤 갈 곳이 없어 그 자리에 그대로 남겨졌습니다. <인터뷰>박선주(충북대 고미술학과 교수) : "유골들이 갈 데가 없으니까 감식 끝나고 여기다 모시는 게 좋지 않겠느냐…그래서 맡게 됐죠." 진실화해위원회에서 국가 안장시설을 세우라고 권고했지만, 아직 부지조차 결정하지 못한 채 이를 담당했던 진실화해위원회마저 올해 말 해산할 예정입니다. 6.25 당시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의 유골이 60년이 지나도록 정부의 무관심속에 쉴 곳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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