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강 확인…삼성 약진·기아 몰락

입력 2010.09.26 (20:45) 수정 2010.09.26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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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7일 시작된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26일까지 팀당 133경기, 총 532경기를 모두 치르고 막을 내렸다.

올해 프로야구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열리는 해라는 악조건에도 지난해 세운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다시 갈아치우며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서 위상을 다졌다.

지난해 아쉽게 한국시리즈 3연패를 놓친 SK가 초반 연승 행진으로 숱한 화제를 낳으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한층 젊어진 삼성도 지난해 5위에서 2위까지 정규리그 순위를 끌어올렸다.

롯데 역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흥행몰이에 힘을 보탰다.

반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7차전 명승부 끝에 12년 만의 우승 드라마를 썼던 KIA 타이거스는 16연패 수렁에 빠져 1년 만에 5위로 추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절치부심 SK, 1년 만에 정상 재탈환

지난해 한국시리즈 3연패 기회를 놓치고 절치부심한 SK는 시즌 초반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4월14일 한화와 대전경기부터 5월4일 넥센과 문학경기까지 내리 16경기에 모두 승리하면서 기선을 제압한 SK는 이후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정규리그 우승 축배를 들었다.

연승과 연패를 반복해 여러 차례 흔들리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막강한 투수진과 조직력의 힘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역시 SK의 우승에 가장 큰 힘을 보탠 것은 올해 한층 성장한 왼손 에이스 김광현(22)이었다.

김광현은 주전 투수들의 입대와 부상 공백 탓에 구멍이 숭숭 뚫린 SK 마운드에서 꿋꿋이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특히 2위 삼성에 2경기 차로 쫓겨 위기감이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 19일 대구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4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정규리그 우승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두텁기로 소문난 '벌떼 불펜'도 시즌 내내 큰 기복 없이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공격에서는 박경완(38)과 김재현(35) 등 고참 타자들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제 몫을 해내면서 타선에 짜임새를 보탰다.

한발 앞서 위기를 감지해 유연하게 대응한 김성근(68) 감독의 용병술도 여전했다.

여기에 '그린 스포츠'를 내세워 다시 적극적으로 팬들을 끌어모은 마케팅까지 들어맞으면서 SK는 올해 98만3천886명의 관중을 불러모아 어느새 100만 관중을 바라보는 인기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 약진과 KIA의 몰락

지난해 일찌감치 4위 싸움을 포기하고 팀 재건에 나섰던 선동열(47) 감독은 올해 2위로 치고 올라가면서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안지만(27)을 필두로 정현욱(32)과 권혁(27) 등은 싱싱한 어깨를 자랑하며 8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한 불펜을 구축했고, 장원삼(27)과 차우찬(23) 등 선발 투수진까지 안정되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마운드를 형성했다.

또 기존의 젊은 타자들을 주축으로 조동찬(27), 오정복(24) 등 신예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타선도 더욱 역동적인 공격을 뽐냈다.

18년간 그라운드를 누빈 베테랑 양준혁(41)이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것은 한편으로 젊은 타선이 그를 대체할 만큼 성장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 프로야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던 KIA는 극적인 추락을 경험했다.

홈런왕 김상현(30)이 초반부터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타선의 힘과 짜임새가 모두 크게 약해졌다.

지난해 다승왕 아킬리노 로페즈(35)는 구위 저하에 불운까지 겹쳐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했고, 여기에 토종 에이스 윤석민(24)마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중도에 이탈하면서 팀 분위기를 무겁게 가라앉혔다.

결국 KIA는 힘겨운 4위 싸움이 진행되던 6~7월 무려 16연패에 빠져들면서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접어야 했다.

◇'타선의 힘' 두산·롯데의 저력

두산과 롯데는 각각 4년과 3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입증했다.

두 팀의 성적은 강한 타선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두산은 24홈런을 치며 거포 변신에 나선 김현수(22)를 필두로 김동주(34), 이성열(26), 최준석(27), 양의지(23) 등 무려 5명의 한국인 선수가 홈런을 20개 넘게 기록하며 묵직한 힘을 자랑했다.

원래 탄탄하던 불펜이 제 역할을 한 가운데 늘 골치를 썩이던 선발진도 김선우(33)와 켈빈 히메네스(30), 레스 왈론드(34) 등이 좋은 투구를 하면서 두산은 가장 기복이 적은 성적을 거두며 3위를 지켰다.

롯데의 타선은 두산보다 더욱 화려하게 폭발했다.

일본과 메이저리그 기록을 넘어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을 세운 이대호(28)를 비롯해 홍성흔(33)과 조성환(34), 손아섭(22), 강민호(25) 등이 물오른 방망이를 휘두르며 '쉬어갈 곳 없는' 타선을 완성했다.

타격의 힘을 앞세워 팀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롯데는 지난 2년 동안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아쉬움을 올해는 씻어내겠다는 각오다.

◇하위팀들 '볕 들 날 언제'

신임 박종훈(51)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며 팀 재건에 나선 LG는 6위에 그치며 8년째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다.

LG는 시즌을 앞두고 일본에서 뛰던 이병규(36)를 불러들이고 넥센에서 이택근(30)까지 데려오며 넘칠 만큼 풍부한 타선을 구축했지만 '팀 재건'과 '4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는 못했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봉중근(30) 외에는 제 역할을 해 준 선수가 없었고, '국가대표 외야진'이라 불리던 타선도 부상과 부진이 엇갈리면서 좀처럼 힘을 한데 모으지 못했다.

게다가 이형종(21)이 팀을 이탈하는 등 악재가 주기적으로 터져 나오며 팀 분위기를 계속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이대형(27)이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른 것과 시즌 막판 박현준(24)과 김선규(24), 최성민(20) 등 젊은 투수들이 등장한 것이 위안거리다.

가뜩이나 한정된 자원에 허덕이던 넥센은 걱정이 더 많다.

올해도 트레이드로 선수들이 숭숭 빠져나간 구멍을 고원준(20), 손승락(28) 등이 잘 메우면서 탈꼴찌는 했지만, 앞으로 팀을 안정시키는 것이 더 어려운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이미 시즌 중반 황재균(23)을 롯데로 트레이드하며 '선수 장사'를 계속한 만큼 또 주축 선수가 빠져나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김태균(28)과 이범호(29)가 일본으로 떠나면서 팀 전력이 더욱 약해진 한화는 결국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류현진(23)이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숱한 화제를 낳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받쳐줄 만한 동료가 없어 더욱 외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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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 최강 확인…삼성 약진·기아 몰락
    • 입력 2010-09-26 20:45:40
    • 수정2010-09-26 20:48:17
    연합뉴스
지난 3월27일 시작된 프로야구 정규리그가 26일까지 팀당 133경기, 총 532경기를 모두 치르고 막을 내렸다. 올해 프로야구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이 열리는 해라는 악조건에도 지난해 세운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다시 갈아치우며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서 위상을 다졌다. 지난해 아쉽게 한국시리즈 3연패를 놓친 SK가 초반 연승 행진으로 숱한 화제를 낳으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한층 젊어진 삼성도 지난해 5위에서 2위까지 정규리그 순위를 끌어올렸다. 롯데 역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흥행몰이에 힘을 보탰다. 반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7차전 명승부 끝에 12년 만의 우승 드라마를 썼던 KIA 타이거스는 16연패 수렁에 빠져 1년 만에 5위로 추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절치부심 SK, 1년 만에 정상 재탈환 지난해 한국시리즈 3연패 기회를 놓치고 절치부심한 SK는 시즌 초반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4월14일 한화와 대전경기부터 5월4일 넥센과 문학경기까지 내리 16경기에 모두 승리하면서 기선을 제압한 SK는 이후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정규리그 우승 축배를 들었다. 연승과 연패를 반복해 여러 차례 흔들리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막강한 투수진과 조직력의 힘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했다. 역시 SK의 우승에 가장 큰 힘을 보탠 것은 올해 한층 성장한 왼손 에이스 김광현(22)이었다. 김광현은 주전 투수들의 입대와 부상 공백 탓에 구멍이 숭숭 뚫린 SK 마운드에서 꿋꿋이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특히 2위 삼성에 2경기 차로 쫓겨 위기감이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 19일 대구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동안 삼성 타선을 4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정규리그 우승에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두텁기로 소문난 '벌떼 불펜'도 시즌 내내 큰 기복 없이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공격에서는 박경완(38)과 김재현(35) 등 고참 타자들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제 몫을 해내면서 타선에 짜임새를 보탰다. 한발 앞서 위기를 감지해 유연하게 대응한 김성근(68) 감독의 용병술도 여전했다. 여기에 '그린 스포츠'를 내세워 다시 적극적으로 팬들을 끌어모은 마케팅까지 들어맞으면서 SK는 올해 98만3천886명의 관중을 불러모아 어느새 100만 관중을 바라보는 인기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 약진과 KIA의 몰락 지난해 일찌감치 4위 싸움을 포기하고 팀 재건에 나섰던 선동열(47) 감독은 올해 2위로 치고 올라가면서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안지만(27)을 필두로 정현욱(32)과 권혁(27) 등은 싱싱한 어깨를 자랑하며 8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한 불펜을 구축했고, 장원삼(27)과 차우찬(23) 등 선발 투수진까지 안정되면서 쉽게 무너지지 않는 마운드를 형성했다. 또 기존의 젊은 타자들을 주축으로 조동찬(27), 오정복(24) 등 신예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타선도 더욱 역동적인 공격을 뽐냈다. 18년간 그라운드를 누빈 베테랑 양준혁(41)이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것은 한편으로 젊은 타선이 그를 대체할 만큼 성장했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반면 지난해 프로야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던 KIA는 극적인 추락을 경험했다. 홈런왕 김상현(30)이 초반부터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타선의 힘과 짜임새가 모두 크게 약해졌다. 지난해 다승왕 아킬리노 로페즈(35)는 구위 저하에 불운까지 겹쳐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했고, 여기에 토종 에이스 윤석민(24)마저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중도에 이탈하면서 팀 분위기를 무겁게 가라앉혔다. 결국 KIA는 힘겨운 4위 싸움이 진행되던 6~7월 무려 16연패에 빠져들면서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접어야 했다. ◇'타선의 힘' 두산·롯데의 저력 두산과 롯데는 각각 4년과 3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입증했다. 두 팀의 성적은 강한 타선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두산은 24홈런을 치며 거포 변신에 나선 김현수(22)를 필두로 김동주(34), 이성열(26), 최준석(27), 양의지(23) 등 무려 5명의 한국인 선수가 홈런을 20개 넘게 기록하며 묵직한 힘을 자랑했다. 원래 탄탄하던 불펜이 제 역할을 한 가운데 늘 골치를 썩이던 선발진도 김선우(33)와 켈빈 히메네스(30), 레스 왈론드(34) 등이 좋은 투구를 하면서 두산은 가장 기복이 적은 성적을 거두며 3위를 지켰다. 롯데의 타선은 두산보다 더욱 화려하게 폭발했다. 일본과 메이저리그 기록을 넘어 9경기 연속 홈런 신기록을 세운 이대호(28)를 비롯해 홍성흔(33)과 조성환(34), 손아섭(22), 강민호(25) 등이 물오른 방망이를 휘두르며 '쉬어갈 곳 없는' 타선을 완성했다. 타격의 힘을 앞세워 팀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롯데는 지난 2년 동안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아쉬움을 올해는 씻어내겠다는 각오다. ◇하위팀들 '볕 들 날 언제' 신임 박종훈(51)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며 팀 재건에 나선 LG는 6위에 그치며 8년째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다. LG는 시즌을 앞두고 일본에서 뛰던 이병규(36)를 불러들이고 넥센에서 이택근(30)까지 데려오며 넘칠 만큼 풍부한 타선을 구축했지만 '팀 재건'과 '4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는 못했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봉중근(30) 외에는 제 역할을 해 준 선수가 없었고, '국가대표 외야진'이라 불리던 타선도 부상과 부진이 엇갈리면서 좀처럼 힘을 한데 모으지 못했다. 게다가 이형종(21)이 팀을 이탈하는 등 악재가 주기적으로 터져 나오며 팀 분위기를 계속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이대형(27)이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른 것과 시즌 막판 박현준(24)과 김선규(24), 최성민(20) 등 젊은 투수들이 등장한 것이 위안거리다. 가뜩이나 한정된 자원에 허덕이던 넥센은 걱정이 더 많다. 올해도 트레이드로 선수들이 숭숭 빠져나간 구멍을 고원준(20), 손승락(28) 등이 잘 메우면서 탈꼴찌는 했지만, 앞으로 팀을 안정시키는 것이 더 어려운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이미 시즌 중반 황재균(23)을 롯데로 트레이드하며 '선수 장사'를 계속한 만큼 또 주축 선수가 빠져나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김태균(28)과 이범호(29)가 일본으로 떠나면서 팀 전력이 더욱 약해진 한화는 결국 최하위를 면치 못했다. 류현진(23)이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숱한 화제를 낳은 것이 그나마 위안이지만, 받쳐줄 만한 동료가 없어 더욱 외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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