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후계자 낙점부터 공식화까지

입력 2010.09.2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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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7일 셋째 아들 김정은한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 작년 1월 권력 승계자로 내정한지 21개월만에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했다.

김 위원장의 뒤를 누가 이을 것인지를 놓고 오래 전부터 여러 가지 추측이 분분했지만 김정은을 후계자로 정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는 2008년부터 흘러나왔다.

김 위원장의 사실상 네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46)이 장남인 정남(39)을 제치고 셋째 아들 정은을 후계자로 세우려 한다는 것이 당시 나돌던 소문의 골자였다.

그러다가 작년 1월 초 김 위원장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낙점하고 그 결정을 담은 교시를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하달하면서 북한의 후계를 둘러싼 암투는 일단락됐다.

생모 고영희가 살아 있을 때 `샛별장군'으로 불렸던 김정은은 이 때부터 실명 대신 `김대장'으로 지칭되며 북한 내부에서 후계자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김정은은 그후 김 위원장의 각종 공개활동에 거의 빠짐없이 수행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렸고, 공식적인 등장에 대비한 `치적쌓기'에도 힘을 쏟았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지난해 5월 개시된 `150일 전투' 속도전(주민 노력동원)이나 전례없이 성대하게 치러진 그 해 `5.1절'(노동절) 행사, 그리고 고 김일성 주석의 97회 생일(4월15일)을 기념해 평양 대동강변에서 성대히 펼쳐진 `축포야회'(불꽃놀이) 등이 모두 `김대장 작품'이라고 주민들에게 은연중에 선전됐다.

북한은 1983년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출생연도를 `1982년'으로 바꿔 외부에 퍼뜨리기도 했다. 고 김일성 주석의 출생연도(1912년) 끝자리수에 맞춰 김정일 위원장의 출생연도를 1942년(원래 1941년으로 알려짐)으로 꾸민 것처럼, 북한 특유의 `후계 정당화' 명분쌓기인 셈이다.

`김대장을 따르자'는 내용의 김정은 우상화 가요 `발걸음'이 북한 전역에 퍼지기 시작한 것도 작년부터다. `장군복, 대장복 누리는 우리 민족의 영광, 만경대 혈통, 백두의 혈통을 이은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라는 문구와 함께 `발걸음'의 가사가 적힌 포스터도 평양시내 대로변 등에 나붙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김정은 후계체제를 밀고 나가기 위한 인적 정비도 이뤄졌는데 그 중심 인물이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통하는 장성택(현 국방위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이다.

작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회의에서 국방위 위원에 선임된 장성택은 불과 14개월 후인 올해 6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3차회의에서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전격 발탁돼 실질적 `2인자'임을 과시했다.

지난 7월에는 김 위원장이 1974년 후계자로 처음 내정됐을 때 쓰였던 `당중앙'이라는 표현이 북한 언론매체 등에 다시 등장했다.

일례로 노동신문은 최근 44년만의 당대표자회 개최에 관한 사설에서 `당 중앙의 두리(주위)에 단결하고 단결하고 또 단결하여야 한다'고 촉구해 김정은 후계의 공식화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최근 들어 북한 내에서는 컴퓨터제어기술을 뜻하는 `CNC'가 자주 인용돼 김정은의 상징처럼 통하고 있는데, 8월 초 열린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에서도 `CNC 주체공업의 위력'이라는 구호가 카드섹션으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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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김정은 후계자 낙점부터 공식화까지
    • 입력 2010-09-28 15:16:37
    연합뉴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7일 셋째 아들 김정은한테 `인민군 대장' 칭호를 부여, 작년 1월 권력 승계자로 내정한지 21개월만에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했다. 김 위원장의 뒤를 누가 이을 것인지를 놓고 오래 전부터 여러 가지 추측이 분분했지만 김정은을 후계자로 정하기 위한 `물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는 2008년부터 흘러나왔다. 김 위원장의 사실상 네번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46)이 장남인 정남(39)을 제치고 셋째 아들 정은을 후계자로 세우려 한다는 것이 당시 나돌던 소문의 골자였다. 그러다가 작년 1월 초 김 위원장이 김정은을 후계자로 낙점하고 그 결정을 담은 교시를 노동당 조직지도부에 하달하면서 북한의 후계를 둘러싼 암투는 일단락됐다. 생모 고영희가 살아 있을 때 `샛별장군'으로 불렸던 김정은은 이 때부터 실명 대신 `김대장'으로 지칭되며 북한 내부에서 후계자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김정은은 그후 김 위원장의 각종 공개활동에 거의 빠짐없이 수행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알렸고, 공식적인 등장에 대비한 `치적쌓기'에도 힘을 쏟았다. 2012년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지난해 5월 개시된 `150일 전투' 속도전(주민 노력동원)이나 전례없이 성대하게 치러진 그 해 `5.1절'(노동절) 행사, 그리고 고 김일성 주석의 97회 생일(4월15일)을 기념해 평양 대동강변에서 성대히 펼쳐진 `축포야회'(불꽃놀이) 등이 모두 `김대장 작품'이라고 주민들에게 은연중에 선전됐다. 북한은 1983년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출생연도를 `1982년'으로 바꿔 외부에 퍼뜨리기도 했다. 고 김일성 주석의 출생연도(1912년) 끝자리수에 맞춰 김정일 위원장의 출생연도를 1942년(원래 1941년으로 알려짐)으로 꾸민 것처럼, 북한 특유의 `후계 정당화' 명분쌓기인 셈이다. `김대장을 따르자'는 내용의 김정은 우상화 가요 `발걸음'이 북한 전역에 퍼지기 시작한 것도 작년부터다. `장군복, 대장복 누리는 우리 민족의 영광, 만경대 혈통, 백두의 혈통을 이은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라는 문구와 함께 `발걸음'의 가사가 적힌 포스터도 평양시내 대로변 등에 나붙었다. 다른 한편에서는 김정은 후계체제를 밀고 나가기 위한 인적 정비도 이뤄졌는데 그 중심 인물이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통하는 장성택(현 국방위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이다. 작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1차회의에서 국방위 위원에 선임된 장성택은 불과 14개월 후인 올해 6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3차회의에서 국방위 부위원장으로 전격 발탁돼 실질적 `2인자'임을 과시했다. 지난 7월에는 김 위원장이 1974년 후계자로 처음 내정됐을 때 쓰였던 `당중앙'이라는 표현이 북한 언론매체 등에 다시 등장했다. 일례로 노동신문은 최근 44년만의 당대표자회 개최에 관한 사설에서 `당 중앙의 두리(주위)에 단결하고 단결하고 또 단결하여야 한다'고 촉구해 김정은 후계의 공식화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최근 들어 북한 내에서는 컴퓨터제어기술을 뜻하는 `CNC'가 자주 인용돼 김정은의 상징처럼 통하고 있는데, 8월 초 열린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에서도 `CNC 주체공업의 위력'이라는 구호가 카드섹션으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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