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용두사미된 특별검사

입력 2010.09.29 (07:03) 수정 2010.09.29 (07: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최창근 해설위원]

이른바 스폰서 검사 의혹을 수사해온 민경식 특별검사팀이 지난 55일 동안의 수사결과를 내놨습니다.

특검팀이 기소한 전 현직 검사는 모두 4명입니다. 황희철 법무부 차관과 접대 의혹의 핵심으로 알려진 박기준 전 검사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혹시나 하며 기대를 모았던 사람들은 역시나 하는 표정입니다. 특검의 결과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아주 초라한 성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특검은 부산의 한 건설업체 대표가 25년 넘게 검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 이른바 스폰서 역할을 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검찰이 수사를 해도 그 결과를 믿지 못하게 되자 특검까지 가게 된 것입니다.

이런 별 볼일 없는 결과를 얻게 된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시작부터 특검보가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어 중도에 그만 둬야 했습니다.

특검 안팎에서는 검찰 출신과 비검찰 출신 간의 불화도 한 몫을 했습니다. 힘 센 검사보다는 상대적으로 만만한 일반 직원을 겨냥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래서 '검사 향응 파문’ 특검이 아니라 ‘수사관 향응 파문’ 특검이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조사방법도 문제가 됐습니다. 현직 법무차관을 비밀리에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해 특검의 수사의지도 의심받았습니다. ‘예우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봐주기 수사’와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습니다.

이번 특검엔 24억원 예산에 60여명이 동원됐습니다. 빈껍데기 같은 수사결과를 보면서 이번에도특별검사제가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이번 특검은 검찰이 하는 말을 믿어주지 않으니 특검을 도입해서 관련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꼴이 됐습니다. 이를 보는 국민들은 뭐라 생각하겠습니까?

국민들로부터 신뢰을 얻지 못한 검찰의 책임이 적지 않습니다. 검찰은 사회의 소금같은 존재여야 합니다. 관리 되지 않고 견제 받지 않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입니다.

검찰은 이번 특검결과보다는 국민의 신뢰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앞으로도 필요하면 특검은 다시 만들어 지겠지만 하나 마나한 이런 특검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용두사미된 특별검사
    • 입력 2010-09-29 07:03:42
    • 수정2010-09-29 07:08:48
    뉴스광장 1부
[최창근 해설위원] 이른바 스폰서 검사 의혹을 수사해온 민경식 특별검사팀이 지난 55일 동안의 수사결과를 내놨습니다. 특검팀이 기소한 전 현직 검사는 모두 4명입니다. 황희철 법무부 차관과 접대 의혹의 핵심으로 알려진 박기준 전 검사장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습니다. 혹시나 하며 기대를 모았던 사람들은 역시나 하는 표정입니다. 특검의 결과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아주 초라한 성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특검은 부산의 한 건설업체 대표가 25년 넘게 검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등 이른바 스폰서 역할을 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검찰이 수사를 해도 그 결과를 믿지 못하게 되자 특검까지 가게 된 것입니다. 이런 별 볼일 없는 결과를 얻게 된데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시작부터 특검보가 향응을 받았다는 의혹이 일어 중도에 그만 둬야 했습니다. 특검 안팎에서는 검찰 출신과 비검찰 출신 간의 불화도 한 몫을 했습니다. 힘 센 검사보다는 상대적으로 만만한 일반 직원을 겨냥했다는 설도 있습니다. 그래서 '검사 향응 파문’ 특검이 아니라 ‘수사관 향응 파문’ 특검이었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조사방법도 문제가 됐습니다. 현직 법무차관을 비밀리에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해 특검의 수사의지도 의심받았습니다. ‘예우 차원’이라고 해명했지만 ‘봐주기 수사’와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습니다. 이번 특검엔 24억원 예산에 60여명이 동원됐습니다. 빈껍데기 같은 수사결과를 보면서 이번에도특별검사제가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이번 특검은 검찰이 하는 말을 믿어주지 않으니 특검을 도입해서 관련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꼴이 됐습니다. 이를 보는 국민들은 뭐라 생각하겠습니까? 국민들로부터 신뢰을 얻지 못한 검찰의 책임이 적지 않습니다. 검찰은 사회의 소금같은 존재여야 합니다. 관리 되지 않고 견제 받지 않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기 마련입니다. 검찰은 이번 특검결과보다는 국민의 신뢰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앞으로도 필요하면 특검은 다시 만들어 지겠지만 하나 마나한 이런 특검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