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지하 시설물, 호우엔 취약

⊙앵커: 이번 피해는 특히 지하시설물들에서 많이 생겼습니다.
수방대책이 부실하기만 한 지하시설물의 실태를 복창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하주차장에 고인 물을 빼내자 뒤엉킨 차량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주차장 한쪽 벽은 수압에 무너져 지하 옷집상가를 덮쳤습니다.
⊙주민: 물이 들어차면서 수압을 못 이겨서 벽이 무너진 것 같아요.
⊙기자: 지하주차장 옆쪽 기계실에는 이처럼 집수정 펌프가 있었지만 밀려드는 거센 물살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펌프모터가 물에 잠겨 배수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지하 변전실이 침수된 아파트단지는 이틀째 전기공급이 끊겨 3000여 가구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역시 펌프가 있기는 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변전실 관리인: 60마력이나 있는데도 그걸 감당을 못 한 거예요.
거기서 쏟아져 들어오는 물이.
⊙기자: 인근의 또 다른 아파트 지하 변전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복구가 늦어지면서 임시 전봇대를 설치했습니다.
⊙주민: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죠.
엘리베이터 꼭대기까지 다 걸어 올라가야죠, 또 화장실에 물이 없으니까...
⊙기자: 이처럼 지하시설물들의 피해는 컸습니다.
배수로로 미처 빠지지 못한 빗물들이 물길을 찾아 지하시설물쪽으로 한꺼번에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권영덕(서울시정개발원 선임연구원): 반지하라든가 같은 경우는 용적률에 포함이 안 됐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토지를 자꾸 지하로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지역들이 오히려 취약지역으로 전락하는...
⊙기자: 서울에만 매달 평균 1000여 개의 건물이 들어서는 등 지하시설물은 늘어가고 있지만 호우대비책은 미비하기 그지 없습니다.
KBS뉴스 복창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