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北 노동당…후계 구도 선봉에 설까?

입력 2010.09.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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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공석이었던 고위직이 충실히 채워져 북한 노동당의 외형과 내용이 몰라보게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당 대표자회의 최대 목적은 후계자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아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공식화하는 것이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후계체제의 안정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당의 외형을 재정비하고 내실을 다지는 것도 후계 공식화 못지않게 긴요한 과제였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표자회를 통해 적어도 김일성 주석이 생존해 있던 1980년 제6차 당대회 당시에 버금갈 정도로는 당조직이 정비됐다고 보고 있다.

빈 자리 투성이었던 정치국과 비서국, 중앙군사위 등의 결원이 거의 빈틈 없이 채워져, 1993년 12월 중앙위 전원회의 이후 주요 당 행사조차 제대로 열지 못한 노동당의 기능과 위상을 일거에 회복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그간 `선군정치'의 기치 아래 국방위원회로 힘이 쏠리면서 국가의 주요 정책결정에서 당이 소외받는 듯한 인상도 줬지만, 앞으로는 당과 군이 서로 견제하며 협력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번 당대표자회를 통해 30년만에 개정된 노동당 규약 서문에 `조선노동당은 선군정치를 사회주의 기본 정치방식으로 확립한다'는 선군정치에 대한 언급이 처음 들어간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조직이 획기적으로 정비됐음에도 불구하고 당의 위상과 기능이 어느 정도까지 정상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새 인물들이 여럿 등장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한 인물이 당내외의 여러 자리를 겸직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올랐지만 아직 정치국이나 비서국에는 들어가지 않은 상태여서, 당ㆍ군 간 힘의 균형이 어떻게 맞춰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예상대로 당조직이 크게 정비돼 1980년 당대회 수준은 됐다고 본다"면서 "주체사상의 토대 위에 선군정치를 완성한다는 그들의 목표대로, 당과 군이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견제하면서 국가를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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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집’ 불린 北 노동당…후계 구도 선봉에 설까?
    • 입력 2010-09-30 17:00:20
    연합뉴스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 공석이었던 고위직이 충실히 채워져 북한 노동당의 외형과 내용이 몰라보게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당 대표자회의 최대 목적은 후계자 김정은에게 인민군 대장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을 달아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공식화하는 것이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후계체제의 안정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당의 외형을 재정비하고 내실을 다지는 것도 후계 공식화 못지않게 긴요한 과제였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표자회를 통해 적어도 김일성 주석이 생존해 있던 1980년 제6차 당대회 당시에 버금갈 정도로는 당조직이 정비됐다고 보고 있다. 빈 자리 투성이었던 정치국과 비서국, 중앙군사위 등의 결원이 거의 빈틈 없이 채워져, 1993년 12월 중앙위 전원회의 이후 주요 당 행사조차 제대로 열지 못한 노동당의 기능과 위상을 일거에 회복할 토대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그간 `선군정치'의 기치 아래 국방위원회로 힘이 쏠리면서 국가의 주요 정책결정에서 당이 소외받는 듯한 인상도 줬지만, 앞으로는 당과 군이 서로 견제하며 협력하는 방식으로 갈 것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번 당대표자회를 통해 30년만에 개정된 노동당 규약 서문에 `조선노동당은 선군정치를 사회주의 기본 정치방식으로 확립한다'는 선군정치에 대한 언급이 처음 들어간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당조직이 획기적으로 정비됐음에도 불구하고 당의 위상과 기능이 어느 정도까지 정상화될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새 인물들이 여럿 등장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한 인물이 당내외의 여러 자리를 겸직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올랐지만 아직 정치국이나 비서국에는 들어가지 않은 상태여서, 당ㆍ군 간 힘의 균형이 어떻게 맞춰질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예상대로 당조직이 크게 정비돼 1980년 당대회 수준은 됐다고 본다"면서 "주체사상의 토대 위에 선군정치를 완성한다는 그들의 목표대로, 당과 군이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견제하면서 국가를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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