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폭등에 음식업계 ‘김치대란’

입력 2010.09.30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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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값이 포기당 1만원 선을 오르내릴 정도로 폭등하자 김치를 사용하는 음식업계 등에 비상에 걸렸다.

30일 대형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배추는 포기당 추석 직전(9천800원)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1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

배추 출하량이 최근 급감하고 공급 전망마저 불안한 탓에 작년 이맘때보다 10배가량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배추값의 폭등으로 배추김치를 반찬으로 내 놓거나 김치 요리를 하는 음식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손님들이 요구하는 대로 김씨를 제공하면 적자 영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치찌개 집은 예전 가격대로 팔수록 손해가 더 커지는 탓에 급기야 음식 가격을 올린 식당도 있다.

건국대 주변에서 김치찌개 집을 운영하는 김모(30)씨는 "배추값이 너무 올라 어제 1인분 가격을 5천원에서 6천원으로 올렸다. 그래도 1인분 팔면 1천∼2천원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김씨는 "배추값이 이렇게 석달 이상 고가를 유지된다면 장사를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대응책은 사실상 중국산 배추를 쓰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음식점도 있었다.

광화문 인근에서 김치찌개를 파는 최모(63)씨는 "11월까지 김치를 담가야 내년 한 해 장사할 수 있는데 배추값이 너무 비싸 김장은 엄두도 못 낸다"며 "중국산 김치라도 살 수 있는 등의 정부 대책이 나와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우리 가게는 1년치 김장을 미리 준비해 장사하기 때문에 곧바로 음식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김치를 수시로 사다가 쓰는 가게는 타격이 매우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배추값 폭등으로 김치 요리를 하지 않겠다는 대학가 식당이 속출하는가 하면 김치 반찬을 추가로 내 놓으면 2천원을 받는 음식점까지 생겼다.

서울대 교내식당을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은 다음 주부터 배추김치 들어가는 김치찌개나 김치볶음밥 등은 메뉴에서 완전히 빼기로 했다.

연세대 교내식당은 김치 물량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자 내주부터 김치 대신 깍두기로 대체 급식을 하는 날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양대와 건국대 교내식당도 김치 대신 내 놓을 나물종류나 장아찌, 단무지 등의 대체 반찬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와 연세대 생협 관계자는 "김치 값이 많이 올라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경영이 어렵다. 음식재료 협력사를 통해 김치 물량을 확보하려 하지만 전망은 비관적이다"라고 하소연했다.

회사원 임수정(32)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곰탕집을 찾았다가 배추값이 금값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그는 "점심에 음식점에 갔더니 종업원이 김치가 제때 납품이 안 돼 어쩔 수 없다며 김치를 내놓는 데 인색했다. 추가로 달라고 하면 한 접시에 2천원을 더 받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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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추값 폭등에 음식업계 ‘김치대란’
    • 입력 2010-09-30 19:02:26
    연합뉴스
배추값이 포기당 1만원 선을 오르내릴 정도로 폭등하자 김치를 사용하는 음식업계 등에 비상에 걸렸다. 30일 대형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배추는 포기당 추석 직전(9천800원)과 비슷하거나 조금 비싼 1만원 선에 팔리고 있다. 배추 출하량이 최근 급감하고 공급 전망마저 불안한 탓에 작년 이맘때보다 10배가량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배추값의 폭등으로 배추김치를 반찬으로 내 놓거나 김치 요리를 하는 음식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손님들이 요구하는 대로 김씨를 제공하면 적자 영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김치찌개 집은 예전 가격대로 팔수록 손해가 더 커지는 탓에 급기야 음식 가격을 올린 식당도 있다. 건국대 주변에서 김치찌개 집을 운영하는 김모(30)씨는 "배추값이 너무 올라 어제 1인분 가격을 5천원에서 6천원으로 올렸다. 그래도 1인분 팔면 1천∼2천원 손해를 본다"고 말했다. 김씨는 "배추값이 이렇게 석달 이상 고가를 유지된다면 장사를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대응책은 사실상 중국산 배추를 쓰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음식점도 있었다. 광화문 인근에서 김치찌개를 파는 최모(63)씨는 "11월까지 김치를 담가야 내년 한 해 장사할 수 있는데 배추값이 너무 비싸 김장은 엄두도 못 낸다"며 "중국산 김치라도 살 수 있는 등의 정부 대책이 나와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우리 가게는 1년치 김장을 미리 준비해 장사하기 때문에 곧바로 음식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김치를 수시로 사다가 쓰는 가게는 타격이 매우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배추값 폭등으로 김치 요리를 하지 않겠다는 대학가 식당이 속출하는가 하면 김치 반찬을 추가로 내 놓으면 2천원을 받는 음식점까지 생겼다. 서울대 교내식당을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은 다음 주부터 배추김치 들어가는 김치찌개나 김치볶음밥 등은 메뉴에서 완전히 빼기로 했다. 연세대 교내식당은 김치 물량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자 내주부터 김치 대신 깍두기로 대체 급식을 하는 날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양대와 건국대 교내식당도 김치 대신 내 놓을 나물종류나 장아찌, 단무지 등의 대체 반찬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와 연세대 생협 관계자는 "김치 값이 많이 올라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경영이 어렵다. 음식재료 협력사를 통해 김치 물량을 확보하려 하지만 전망은 비관적이다"라고 하소연했다. 회사원 임수정(32)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곰탕집을 찾았다가 배추값이 금값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그는 "점심에 음식점에 갔더니 종업원이 김치가 제때 납품이 안 돼 어쩔 수 없다며 김치를 내놓는 데 인색했다. 추가로 달라고 하면 한 접시에 2천원을 더 받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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